jtbc '냉장고를 부탁해' 이재명 대통령 출연 예고편 (사진=jbc유튜브 갈무리)
국가 전산망이 22시간 넘게 마비된 재난 상황 속에서, 대통령 부부가 JTBC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의혹이 거세지고 있다. 단순한 풍문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대통령실의 대응이 앞뒤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위사실”이라며 강경 대응을 선언한 대변인의 입이, 불과 하루도 안 돼 “화재 이후 촬영은 맞다”고 뒤집히면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주진우 의원의 페이스북에 게시된 28일 사진의 메타정보 (출처 : 주진우 의원 페이스북)
논란의 시작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었다. 그는 '잃어버린 48시간'을 주장하며 화재 전후로 대통령 부부가 JTBC 상암 사옥에서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곧바로 반박했다.
10월 3일 오전, 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주 의원의 주장을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 규정하고,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재난 상황에서 두 차례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며 “정치적 공세”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정적 정황 사진을 공개했다. 9월 28일 오후 2시 44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으로, 상암 JTBC 사옥 앞에 경찰버스와 경호 인력이 대거 배치된 장면이었다. 촬영 시각은 메타데이터상 오후 1시 44분으로 확인됐다. 주 의원은 “딱 봐도 경호 목적”이라며 “대통령의 비공식 일정에서만 이런 규모의 경호가 붙는다. 명백히 녹화 시점은 9월 28일 오후”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의 강경 부인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시간 만에 같은 대통령실에서 정반대 해명이 나왔다. 김남준 공동 대변인은 언론사 기자의 질의에 “촬영이 화재 이후였던 것은 맞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강유정 대변인의 “허위사실” 주장을 스스로 부정한 셈이다.
국민 앞에서 같은 사안을 두고 대통령실의 두 대변인이 완전히 다른 말을 한다는 것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신뢰의 붕괴다.
사안의 본질은 '국가자원 화재 이후에 예능 프로그램 녹화가 있었냐'일 뿐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다.
국가 데이터 손실은 아직도 수습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당연히 예능 출연은 국민적 질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국가자원 화재 이전이 아닌 이후라는 김남준 대변인의 확인이 있었으므로, 그 다음의 관전포인트는 과연 주진우 의원의 주장대로 28일 녹화가 되었느냐이다.
이후의 대통령 일정을 살펴보면 다른 날 일정은 그 공백을 허락하지 않는다.
9월 29일: 오전엔 7개국 대사 신임장 제정식, 오후엔 응급의료 간담회.
9월 30일: 부산에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으로 종일 녹화 불가능한 상태 .
10월 1일: 오픈AI 샘 알트먼, 삼성·SK 총수 회동.
결국 유일하게 10시간 공백이 가능한 날은 9월 28일. 바로 국가 전산망 화재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그날이었다.
주진우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세 가지 조치를 발표했다.
첫째, 강유정 대변인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허위 브리핑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둘째, 추가 증거를 제시했다. 복수 관계자 제보에 따르면 촬영은 9월 28일이었으며, 언론사 내부에 함구령까지 내려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JTBC 사옥 앞 경찰버스 사진의 메타데이터(9월 28일 13시 44분)를 공개했다.
셋째, 대통령실에 회의록과 정확한 촬영 시점 공개를 요구했다. 대통령기록물법상 회의록은 반드시 남아야 하며, 이를 통해 진실을 가려내자는 것이다.
주 의원은 “정부가 먹통이 되고, 대통령 지시를 수행하던 공무원이 사망했는데도 대통령 내외가 예능에 출연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실관계는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대통령실이 재난 대응을 강조하던 그 시각, 대통령 내외는 예능 스튜디오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이를 감추려 한 태도다.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운운하다가, 곧바로 “화재 이후 촬영은 맞다”는 정반대 해명이 튀어나왔다.
이 자기모순은 우스꽝스러움을 넘어 위험하다. 대통령실이 국민을 상대로 눈속임을 시도했다는 사실만 남기 때문이다.
예능 방송 한 편 녹화, 그것도 대통령의 동선이라는 점과 겹쳐진다면 절대 온 국민을 속일 방법은 없다. 현 시간에도 각 언론사들의 열띤 취재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참사 직후 예능 녹화'가 사실로 굳어지는 상황에서도 과연 jtbc의 예능 '냉부해' 방영을 강행할지, 방송 사고와 진솔한 사과로 결론날 지 궁금해진다. 전자라면 대통령실의 거짓말과 적반하장, 참사 직후 예능녹화라는 3가지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다. 후자라면 전국민을 상대로 싸우자고 달려드는 오기를 드러내 역풍을 맞는 것이다. 물론 후자는 전자의 리스크도 다 짊어지게 된다.
국민은 ‘냉장고 속 반찬’을 궁금해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적 위기 속에서 대통령의 시간과 양심이 무엇으로 채워져 있었는지를 묻고 있다. 침묵과 은폐로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1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대통령은 남탓을 못하는 자리임
그전같은 방식으로 위기탈출 불가
저런게 대텅령이라고 속터져
숨진공무원의 위롱하 아직 복구되지 않은것 때문에 깊은 책임을 느껴..하루 연기해서 방영키로 결정...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감사합니다.
책임감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촬영을 취소했어야지. 명절기간 방송되니까 떨어지는 지지율 끌어올리려고 국가재난 사태에 이런 무리수와 무례를 저질렀지.
거짓말 할거면 촬영을 안했으면 됐지 저때도 상황파악이 제대로 안됐었나 보네요
그냥 지 회피외교에 유엔 연설 썰렁한 반응만 신경쓰였니 봐요
보란듯이 방송 내보낼 year놈이죠
이재명의 거짓말을 여태 참아온 언론이라 이번에도 능히 참고 넘어갈 거라 봅니다
전 방송 한다에 오백원
관종이 따로 없어요. 나라가 지금 비상시국인데 그렇게까지 예능출연을 하고
싶었을까…소패….단군이래 최악의 악귀입니다.
판교 환풍구 사고, 쿠팡 화재, 산불 이재민 새벽 방문.. 묻고 더블로 냉부해 가나요? 참! 기가 막힙니다
방영강행한다에 한표입니다, 어차피 독재하기로 했는데 뭔 눈치를 볼까요
대통령 지시를 수행하던 공무원이 사망했는데도 대통령 내외가 예능에 출연하고... 돌아가신 공무원 가족분들은 얼마나 가슴 아플까?
미친, 예능프로 출연으로 재미본 저질 정치꾼의 최후를 보는 것 같아
사필귀정의 맛을 보는 느낌도 듭니다.
개념 물말아 처먹는 듯, 재난 상황이 항상 남의 일.
먹방에 예능방송 녹화에 낄낄거리며 조롱이나 일삼고 있더니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한 처벌을 된통 받게 생겼네요.
그 자리에서 끌려내려오게 되는 단초가 되길, 진심 바랍니다.
순대 강유정씨 어떡해요 ㅠ.. 이젠 진짜 집에 가서 쉴듯...김어준 한테 뒤집기 쎄게 부탁쫌 해봐요 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