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관세협상에 대해 비판할 수가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모르는 일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나. 한미 정상회담을 보고 잘했다고 칭찬한 이재명 지지자들이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뭔가 알고 있으니 칭찬하지 않았겠나. 관세협상 도대체 어떻게 되가나?
한겨레 신문은 이렇게 말한다.
왜 한국인만 몰라야 하나? (그래픽=가피우스 생성)
"현재 미국과의 협상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산자부는 협상 내용을 극비에 부치고 있다. 그만큼 협상이 민감한 상황이고, 정치·경제적 파장도 크기 때문이다."
극비란다. 누가 몰라야 하나? 왜 몰라야 하나? 미국인이 알면 안 되나? 한겨레 기사는 이어진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나오면서, 정부 관계자들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한미 통상 협상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이 넉달 만에 장중 1410원대까지 오르는 등 외환시장도 동요하고 있다."
트럼프는 25일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는 5500억달러, 한국에서는 3500억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선불이다."
미국 국민에게는 '극비'가 아닌 모양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는 뭔가?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정부 고문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트닉 장관이 최근 한국 고위 관계자들과 ‘3500억 달러에서 소폭 증액해 일본이 약속한 5500억 달러에 좀 더 가까워지는 수준으로 최종 합의 금액을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러트닉 장관은 더 많은 부분을 대출이 아닌 현금으로 제공하길 원한다는 입장도 한국 쪽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 고문이 WSJ와 인터뷰했단다. 협상내용이 한국인에게는 극비이지만, WSJ에게는 극비가 아닌 모양이다. 상세한 협상 전략을 다 까라는 게 아니다. 트럼프가 미국민에게 말하듯, WSJ가 보도하듯 알려달라는 게 아니다. 미국민이 다 아는 건 우리도 알아야 하지 않나. 왜 대한민국 국민에게만 '극비'에 부치는 건가. 미 협상파트너가 알고, 백악관이 알고, 미 언론인이 알고, 미국민이 아는데, 왜 대한민국 국민만 몰라야 하나. WSJ 기자에게 인터뷰는 할 수 있어도 국민에게 알릴 순 없는 건가? 다시 한겨레 문구를 확인하자.
"산자부는 협상 내용을 극비에 부치고 있다. 그만큼 협상이 민감한 상황이고, 정치·경제적 파장도 크기 때문이다"
이 말이 뭔가. 산자부는 협상 내용을 대한민국 국민에게만 극비에 부치고 있다. 정치·경제적으로 파장이 크기 때문에 국민 눈을 가린다는 것 아닌가. 숨기고 가리다가, 트럼프가 이야기하고 WSJ에 기사로 나오면 국민이 알까 두려워 화들짝 놀란다는 말 아닌가.
국민은 대단한 협상을 해내라 요구하지 않는다. 상대평가다. 일본만큼만, EU만큼만. 미국의 혈맹으로 그동안 받아오던 대우만큼만 받아오라는 기대를 보인다. 그래서 이 판국에도 지지율이 버티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 기대를 오인하고 있다. 잘 감춰서 들키지 않고 있다 생각하나 보다. 시끄러워질 것 같으면 내란과 싸운다며 떠들면 될 거라 생각하나 보다.
어제 금배지 수십 명이 모인 친명계 모임, 더민주혁신회의는 트럼프를 규탄했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도 정도가 있다. 미국이 안보동맹국이자 경제동맹국인 한국을 마치 자신들의 속국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듯 하다...미국 정부의 주장대로 3500억달러를 현금 직접 투자 방식으로 이행한다면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곧장 바닥을 드러내 IMF의 힘을 빌려야 하는 제2의 외환위기를 맞게 된다...우리는 무도한 관세협상으로 국민주권을 훼손하는 미국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단일대오로 한국 국민의 경제주권을 지켜내는데 앞장 설 것이다." (2025.9.27)
친명계도 제 2의 IMF 상황이라 말한다. 국난 상황인데, 왜 국민 눈을 가리나? 미국을 규탄하려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는 말을 왜 쓰나? 저걸 어떻게 번역하나. 미국인이 알아들으려면 차라리 '귀마 아이돌 센터 서는 소리'하는 게 낫지 않을까? 미국정부 규탄하는 말이 아니라, 눈 가린 극성 지지층들 들으라고 큰소리 치는 말이다. 가릴 수도 없는 내용을 가리려 큰소리만 치고 있다.
정말 못난 정부고 못난 정치인들이다. 국민들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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