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국정자원 화재 관련 중대본 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국가기록원 전산망 화재로 행정 서비스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복구가 늦어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대책 회의에서 “3시간 안에 복구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는데, 3시간은커녕 이틀이 되도록 복구가 안 되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특정 실무자를 겨냥한 듯한 공개 질책이었다.
대통령의 책상에는 국가의 최종 책임이 놓인다.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은 책상 위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라는 패를 놓아두었다.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는 퇴임 연설에서 “대통령은 누구든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 그것이 대통령의 일이다”라고 했다. 이것이 국가를 이끄는 리더의 언어이고, 위기를 돌파하는 리더십의 본질이다.
지금 우리 대통령의 언어는 어떤가.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에 대통령이 내놓은 첫마디는 시스템 붕괴에 대한 진단이나 대책이 아니었다. ‘누가 큰소리쳤냐’는 문책이었다. 문제의 원인분석과 책임소재보다는 당장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빠른 복구를 위해 보고대로 이뤄지지 않은 원인을 파헤치고 개선점을 찾아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해야 문제해결에 다가설 수 있는지 대안을 제시하는게 순서다. 그 후에는 재발을 막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순서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책임질 누군가를 찾아 손가락질하는 모습이다. 시중에서는 ‘대통령이 아니라 사건을 비평하는 평론가 같다’는 말이 나온다. 모든 책임이 모이는 자리에서 오히려 책임을 아래로 흩어버리고 있는 것 아닌가.
대통령의 이런 언어는 한번이 아니다. 그의 말은 국가의 품격이나 국민 통합보다, 특정 진영을 향한 메시지이거나 즉흥적 감정의 표출일 때가 잦았다. 외교 무대에서는 "왜 중국을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하면 된다"는 식의 발언으로 동맹국에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국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았고, "중국과 대만 문제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나"라는 말은 강대국 사이에 낀 대한민국의 외교 현실을 너무 쉽게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았다. 야당 대표 시절엔 정부를 비판하면서 “의붓아버지 같다.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다”고도 했다. 특정 가정환경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대형 정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거친 언어다.
최근 미국 방문에서는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북한이 핵무기를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불안한 한반도 리스크를 대통령 스스로 증폭시킨 셈이다. 이런 말들이 쌓여 대한민국 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이 모든 발언의 공통점은, 국가 전체를 고민하는 ‘국정 운영자의 언어’가 아니라 상대를 공격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정치 투쟁가의 언어’라는 점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책임감보다,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계산이 앞선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그쵸
문제가 터진 후에라도 구체적으로 상황을 보고 받고 대책을 강구했으면 저렇게 호통만 쳐대긴 힘들죠
어디까지 알고 저리 쇼만 하는걸까 늘 궁금해요
극성 지지자들만 바라보는 자가 국가를 이끄는 자리에 앉라 있으니 국민들도 갈 수록 적대적이 되고ㅜㅜ
대통렁으로써의 책임감도 자각도 없음.. 물론 시장때도 도지사때도 마찬가지
잘한건 자기탓 못한건 남탓
유명하신분이잖아요~~~
데텅량 되었다고 다를까요
성남시장 시절 공무원에게 맨홀뚜껑 교체하라고 sns로 지시를 내리고 우쭐할 때 알아봤죠.
저 자는 결코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될
악, 귀, 였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