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낙연은 왜 '미국의 동맹전략'을 권했을까?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8-28 11:22:32

이재명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한미정상회담이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구체적인 성과는커녕, 미국으로부터 ‘숙제’만 잔뜩 받아 안고 돌아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필 이 타이밍에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의 동맹전략'이라는 책을 소개하며, 한미동맹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볼 것을 촉구했다. 그의 글은 표면적으로는 서평의 형식을 빌렸으나, 그 행간에는 현 정부의 외교적 아마추어리즘을 향한 날 선 비판이 담겨있다.


이 고문은 "우리는 한미동맹을 한국의 입장에서 본다. 당연하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도 알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가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는 동맹을 국내 정치의 연장선으로 보거나, 우리가 원하는 것만을 요구하는 현 정부의 일방통행식 접근법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다.


미국의 동맹전략을 읽고 있는 이낙연 상임고문 (그래픽=가피우스)

그는 미국이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이유, 즉 한국에 기대하는 이익을 네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력 유지에 필수적 존재가 됐다. 둘째, 한국의 민주화는 미국이 동맹을 유지하는 이유를 정당화한다. 셋째, 한국의 경제발전과 한미 양국의 경제적 상호의존은 미국이 한국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넷째, 한국이 미국의 확장억제 비용과 책임을 점점 더 분담해 미국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결정적인 경고를 덧붙였다. "이들 네 가지 가운데 어느 것이라도 흔들리면, 한미동맹에 대한 의심이 미국에서 나올 수 있다. 한미동맹이 위기에 직면하는 것이다."


이낙연 고문의 지적은 정확하다. 한미동맹은 감상적 구호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전략적 이익과 가치의 공유를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지금 이 네 가지 기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미중 사이에서 모호한 줄타기 외교를 지속하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이는 첫 번째 기둥인 '확장억제력 유지의 필수 파트너'로서 한국의 역할을 스스로 축소하는 자충수였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거대 의석을 앞세운 입법 독주와 사법 리스크 방어에 몰두하며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했고, 이는 두 번째 기둥인 '가치 동맹'의 명분을 심각하게 퇴색시켰다. 미국 조야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고문이 글을 올린 시점은 의미심장하다. 정상회담 실패로 정부의 외교적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난 직후이기 때문이다. 그는 글의 말미에 "지금의 위기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것을 곰곰 생각하게 된다"고 썼다.


이는 질문의 형식을 띤 통렬한 비판이다. 그가 묻는 '위기의 근원'은 명백하다.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동맹의 기본 원칙을 망각하고 이념과 정파적 이익에 매몰된 현 정부의 외교 정책 그 자체다. 미국이 한국에 기대하는 네 가지 이익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동맹의 혜택만 요구하는 모순된 태도가 지금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낙연 고문의 지적은 보수 진영이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해왔던 우려와 정확히 일치한다. 동맹은 공짜가 아니며, 철저히 상호 이익과 신뢰를 바탕으로 관리되어야 하는 현실이다. 이재명 정부는 ‘위기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이 고문의 묵직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 답을 외부에서 찾는다면 대한민국의 외교는 길을 잃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흔들리는 동맹의 네 기둥을 바로 세우는 것만이 국가 생존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toto91052025-09-01 01:36:20

    친히 고견을 내주셨는데 저짝분들은 알아들으실라나 모르겠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31 07:42:59

    대한민국을 위하여 준비된 지도자와
    바다에서 만나기를 두손모아 기도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9 12:14:31

    "이낙연 고문의 지적은 정확하다. 한미동맹은 감상적 구호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전략적 이익과 가치의 공유를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지금 이 네 가지 기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이낙연"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9 02:25:58

    저렇게 준비된 분을 두고 어떻게 저런 생ㅇㅇㅊ가. 해설 기사 감사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8 20:02:14

    이낙연총리님의 말씀에 맹 공감합니다.
    안타깝지만 저는 대한민국의 위기가 무능한 밤죄혐의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했고더불어공산당에 뱃지를 몰아줬던 우매한 국민으로부터 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정신를 바짝 차려야 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8 16:22:45

    정독했습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won6er2025-08-28 14:21:23

    총리님은 항상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되라고 글도 올리고 강연하고 책도 쓰시는데 정작 책임있는 인간들은 경쟁자라고만 생각해 보질 않으니 안타깝네요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nagodory2025-08-28 13:41:32

    때마침 도서관 가는 길인데 빌려봐야겠어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8 13:41:06

    지금처럼 불안한 적은 없다. 윤석열때보다 더 불안해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8 13:40:05

    이런 분울 원한다고. 정치를 정치답게 와교를 경제와 안보로 보는 시각을 원한다고. 나라를 팔아먹어도 지지하는 저 개딸들에 혐오와 분노가 이제....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8-28 13:37:16

    잘 읽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8 12:33:19

    좋은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8 12:31:48

    너무 좋은 글입니다.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8 12:24:15

    좋은 글 감사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8 11:24:32

    이재명은 때려 죽여도 안 읽죠 ㅉㅉㅉ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미국이 대신 싸워주는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새해 벽두부터 한미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예정됐던 한미 FTA 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미국이 타국의 국내법에 이토록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반응하는 건 이례적이다.이유는 명확하다. 이 법이 겉으로는 ‘가짜 뉴스 근절’을 내...
  2. 진실게임 격화.... 쿠팡, "국정원 직원 3명 만나…강에서 증거 건지라 말해" 쿠팡은 최근 발표한 개인정보유출의 자체 조사 결과와 발표해 국가정보원의 협조에 따른 것이라고 31일 거듭 주장했다.이재걸 쿠팡 법무 담당 부사장은 이날 국회 청문회에서 '국정원이 일방적으로 용의자를 접촉하라고 지시했느냐'는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질의에 "(국정원이) 12월 1일 처음 공문을 보내고, '국가..
  3. "이재명에게 보고됐다" 김현지의 음성, 그리고 피의자에게 돌아간 탄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들로부터 공천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당시 이재명 당 대표실에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으로 은폐되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확인됐다. 이수진 전 의원은 5일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김현지 당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당시 보좌관)과의 통화 내...
  4. 전두환이 무덤에서 기립박수 칠 '민주당의 독재론' 2026년 새해 벽두, 여의도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들려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국민은 돈만 벌게 해주면 독재도 환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연희동 어딘가에서 기립박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가 살아서 이 말을 들었다면 무릎을 치며 반겼을...
  5. [칼럼] 오죽했으면 노조가 나서서 "대형마트 규제 풀어달라" 외칠까 오죽했으면 노조가 나서서 "대형마트 규제 풀어달라" 외칠까정치인들에게 '반(反)기업 정서'만큼 달콤한 마약은 없다. 거대하고 탐욕스러워 보이는 '공룡(대기업)'을 사냥하여 마을 사람들(소상공인)에게 고기를 나눠주겠다는 서사는 얼마나 매혹적인가. 지지자들에게는 정의 구현이라는 '도파민'을, 정치인에게는 표심이..
  6. [종합]이혜훈 '갑질'에 민주당 '폭발'… 사퇴론 들불처럼 이재명 정부가 '국민 통합'과 '경제 전문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후보자의 과거 '12·3 내란' 옹호 전력에 이어 인턴 직원을 향한 충격적인 폭언 녹취가 공개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는 비토론이 쇄도하고 있다. "너 아이큐 ..
  7. [칼럼] 대통령의 자격 국가 지도자의 자격은 어디서 오는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이전에, ‘우리가 누구이고, 적이 누구인가’를 구분하는 명징한 인식에서 온다. 그런데 2026년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의 입에서 그 인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서 그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귀를 의심...
  8. 새미래민주당, 정당 최초 웹드라마 <강소의 기적, 새민상사> 제작 발표 새미래민주당(새민주)은 8일(목)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사 최초 정치풍자 웹드라마  제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일 오후 2시30분에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소극장 '필름포럼'에서 시즌1을 공개하는 시사회도 예정되어 있다.웹드라마에서 '새민상사 대표'로 분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번 시도를 "대한민국 ...
  9. 김병기 고발만 11건, 서울경찰청 통합 수사 착수…가족까지 수사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이 경찰 수사로 간다. 서울경찰청은 31일, 김 전 원내대표와 관련된 고발 사건 11건 중 10건을 공공범죄수사대에 모아 통합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민주당 내 도덕성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보좌진의 녹취록 등 구체적 증거가 쏟아지면서 사법 처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
  10. 베네수엘라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마차도' "자유의 시간 도래했다"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타격과 니콜라스 마두로(63) 대통령 부부 체포 조처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마차도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에 자유의 시간이 도래했다!"라며 "우리는 질서를 세우고, 정치범을 석방.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