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오른쪽)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의 발언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에 던지는 메시지가 예사롭지 않다. 그는 광복절이자 태평양전쟁 종전 80주년을 하루 앞두고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는 모두 기여해야 하며 집단방위 부담을 짊어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평화주의가 아닌 '힘을 통한 평화'가 답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핵심 이익 수호를 위해 아시아 동맹국들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콜비 전 차관의 발언은 단순한 원론적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특히 태평양전쟁의 교훈을 언급하며 "우리 군대는 핵심 이익에 대한 침략에 맞서 싸우고 방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며, 특히 아시아에서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중국의 팽창주의에 맞서 동맹국들이 적극적인 군사적 역할 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으로 읽힌다. 그는 또한 "이를 뒷받침할 산업 기반을 갖춰야 한다"며 군수산업의 중요성까지 덧붙였다.
콜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을 지냈으며,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시 미국의 대외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리더십 아래 우리가 회의에서 초집중하는 기준"이라는 언급은 차기 행정부에서 군사적 기여를 확대하지 않는 동맹국들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미국의 요구는 한국에게도 큰 숙제를 안겨준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동시에,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에 얼마나 보조를 맞출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해진 것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그간 '자주국방'과 '친중'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내며 한미동맹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선 후보 시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가 균형 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한국이 일본과 한 몸이 되는 것은 굴종 외교"라고 주장하며 한미일 삼각 공조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러한 이재명 대통령의 인식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강력한 동맹 기여 요구와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더 이상 '안보 무임승차'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과거처럼 모호한 입장을 취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반미 감정에 편승한 포퓰리즘적 주장을 계속한다면, 한미동맹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콜비 전 차관의 발언은 단순히 미국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안보와 외교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촉구하는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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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현명한 지도자가 있어도 불안할 상황에 이재명이라니
제발 누구든 극단적 위험으로 몰고 가지만 않았으면 하네요
아바이가카가 트럼프 가랑이 기고 싶어도 기회를 우ㅗㄴ천차단 당할 날자가 10일 남았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