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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냄새를 따라 움직이는 진보의 정의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11-05 10:42:08
  • 수정 2025-11-05 11:15:15

  • 성공한 기업엔 '규제'의 칼을, 망해가는 기업엔 '외면'의 무관심을
  • 타다의 눈물부터 이재명의 '엔비디아 숟가락 얹기'까지, 진보의 이중잣대를 해부한다.

최대 매출기록에도 이익율 1프로에 멈추고 있는 쿠팡 (연합뉴스TV)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명분 삼은 새벽배송 규제 논의가 다시 큰 논란 중심에 섰다. 성공한 기업의 발목을 잡는 익숙한 풍경, 진보가 ‘정의’라는 칼을 빼 드는 전형적인 무대다. 그 칼날에는 놀라울 만큼 일관된 알고리즘이 새겨져 있다. 첫째, 돈이 되고 잘 나가는 시장의 강자를 ‘악’으로 규정한다. 둘째, 그 악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약자’를 방패로 내세운다. 셋째, 파괴적인 규제를 관철시킨다. 넷째, 목표물이 경쟁력을 잃고 돈이 되지 않으면, 다른 먹잇감을 찾아 떠난다. 이 무한 루프 속에서 ‘약자’는 연극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소품일 뿐, 단 한 번도 연극의 주인공이었던 적은 없다.


대형마트 규제의 역사가 바로 그 증거다. ‘노동자 건강권’과 ‘재래시장 보호’라는 숭고한 깃발 아래, 그들은 잠들지 않던 대형마트의 24시간 영업을 막아 세웠고, 기어이 일요일의 셔터까지 내리게 했다. 마트는 ‘골목상권의 파괴자’라는 주홍글씨를 달아야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려 생존의 기로에 선 마트 노동자의 고용불안에 대해, 그 많던 염려는 다 어디로 갔는가. 홈플러스가 사모펀드에 팔려 회생절차를 밟는 동안, 그들의 건강권을 걱정하던 목소리는 단 한 번도 들리지 않았다. 그들의 정의는 철저히 시한부였다. 규제의 대상이 더는 매력적인 ‘강자’가 아닐 때, 정의의 유효기간도 끝나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의 예언을 하자. 지금 그들이 ‘노동 착취’의 상징으로 규정하며 공격하는 쿠팡도 머지않아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다. 몇 년 내로, 인간이 아닌 무인 드론과 로봇으로 새벽배송을 하는 첨단 해외기업이 등장해 쿠팡의 자리를 위협하는 날이 올 것이다. ‘노동권’이라는 규제의 명분조차 들이댈 수 없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 앞에서 쿠팡이 속수무책으로 밀려나기 시작할 때, 지금껏 쿠팡 기사들의 땀과 건강을 그토록 걱정하던 진보의 관심 또한 거짓말처럼 끊길 것이다. 주인공의 자리에서 밀려난, 망해가는 기업의 노동자에게는 아무도 정의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지 않기 때문이다. 민노총과 진보가 원래 그런 이들이다.


이 파괴적인 패턴은 대한민국 혁신의 역사 곳곳에 흉터처럼 남아있다. 우리는 이미 ‘타다’의 장례식에서 그 비극을 목도한 바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택시 기사의 생존권을 방패 삼아 혁신의 싹을 잘랐다. 그리고 4년 뒤, 사법부는 ‘타다’가 불법이 아니었다고 판결했다. 이는 그들의 입법이 법리적 정의의 실현이 아니라, 특정 이익 집단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폭력이었음을 사법부 스스로가 증명한 셈이다. ‘타다’가 사라진 도로에서 시민들이 택시 대란으로 고통받을 때, 그들은 침묵을 선택했다. 그들의 임무는 혁신의 파괴였지, 문제의 해결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칼날은 새로운 플랫폼에만 향하지 않았다. 성공의 정점에 선 모든 것을 단죄의 제단 위에 올렸다.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K-게임 산업이 대표적이다.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이라는, 누구도 감히 반박하기 힘든 성스러운 명분 아래 ‘게임 셧다운제’라는 족쇄를 채웠다. 게임은 마약과 동급의 사회악으로 매도되었고, 개발자들은 죄인이 되었다. 그러나 10년 만에 모바일 게임의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제도의 실효성 없음이 증명되고 규제가 폐지되자, 그 많던 청소년 보호론자들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들의 진정한 목적이 청소년 보호가 아니라, 돈 잘 버는 게임 산업에 ‘죄의 낙인’을 찍는 것 자체에 있었음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골목상권을 지킨다는 기치 아래 휘둘렀던 프랜차이즈 규제 역시 마찬가지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악’, 영세 자영업자를 ‘선’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은 단순하고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현실을 무시한 획일적인 규제는 기업의 성장을 위축시키고, 결국 소비자 편익의 감소로 이어졌다. 규제 열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 진짜 영세 자영업자들이 겪는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 그들이 어떤 근본적인 대안을 내놓았는가. 그들은 골목상권을 구원한 것이 아니라, 그저 또 하나의 ‘악마’를 설정하고 돌팔매질을 즐겼을 뿐이다.


이쯤 되면 우리는 이 모든 행태의 근원에 자리한 심리적 기제를 읽어낼 수 있다. 그것은 니체가 말한 ‘르상티망(Ressentiment)’, 즉 강자에 대한 약자의 원한과 시기심이 도덕으로 둔갑하는 현상이다. 스스로 가치를 창출할 능력이 부재하기에, 타인의 성공을 끌어내리는 행위를 도덕적 우위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정의’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창조의 언어가 아니라, 잘난 자를 파괴하는 저주의 언어에 가깝다.


이 논리적 파탄과 자기기만의 정점은, 최근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방한 행보를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의 반응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젠슨 황은 고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세대를 넘어 이어진 삼성과의 신뢰를 파트너십의 근간으로 언급했다. 이는 기업의 성공이 정치적 구호가 아닌, 수십 년의 비전과 헌신, 신뢰라는 자산 위에 세워지는 것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희대의 촌극이 벌어진다. 평생을 기업가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왔고, 얼마전 기어이 ‘노란봉투법’과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민주당 출신의 바로 그 이재명 대통령이 “나도 그 자리에 갔어야 했다”며 마치 자신이 칩셋 공급을 담보한 것처럼 공을 탐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이는 밭을 일구는 농부의 손발을 묶어놓고, 가을걷이 때 나타나 자신이 씨앗을 뿌린 양 행세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대한민국이라는 기업이 피땀으로 일궈낸 성과를 악마화하면서, 동시에 그 성과에 무임승차하려는 이 모순의 극치.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휘두르던 ‘정의’의 칼날이 얼마나 녹슬고 무뎌졌는지, 그 알고리즘이 완벽히 파산했음을 알리는 부고장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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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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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11 15:59:14

    자칭 진보라는 이익집단의 선동에 휘둘려 나라가 망하는 케이스의 본보기가 한국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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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07 05:55:48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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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06 13:44:44

    글 너무 잘 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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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cha2025-11-06 10:40:43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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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06 09:58:19

    기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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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rrp04712025-11-06 09:17:58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미약하나마 원고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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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06 06:55:15

    자칭 진보라는 자들의 민낯은 정말 추악하네요. 정말 지금까지 진짜 진보가 존재는 했던 것인지...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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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05 18:36:49

    진보라는 것들의 '악행의 역사'가 어마어마했군요
    '타다' 이슈가 어떤 거였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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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05 17:24:08

    해충 집단 같은 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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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ongong2025-11-05 14:52:29

    이 나라에 진짜 진보는 사라지고 없는듯요. 아니 애초에 있었는지 조차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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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05 14:27:17

    내 나라 기업 망하게 하고 외국 기업 살리는게 무슨 진보. 간첩질이지. 간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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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te2025-11-05 13:25:15

    진보라 부르짖는 자들의 선택적 정의 진짜 역겹습니다. 좋은칼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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