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제 시작된 검찰청 폐지 ... 위헌논란과 사법혼란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10-10 14:16:08

  • 36년 전에도 상식이었던 헌법 존중
  • 사법 리스크 덜려다 국가 시스템 마비시킬 셈인가

서울중앙지검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36년 전인 1989년 노태우 정부 시절, 헌법에 명시된 '합동참모의장'의 명칭을 '국방참모의장'으로 바꾸려는 국군조직법 개정 시도가 있었다. 군사정권의 연장선에 있던 정부였지만, 이 시도는 '위헌'이라는 지적에 부딪히자 곧바로 철회됐다. 헌법에 명시된 기관의 위상을 하위 법률로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국가 운영의 기본 원칙과 상식이 살아있던 것이다.


그랬던 상식이 36년이 흐른 2025년 대한민국 국회에서 짓밟히고 있다. 거대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총장’의 존재를 명시한 헌법 제89조를 무시한 채, 법률 개정으로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을 만들겠다며 입법 폭주에 나섰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도 지켜졌던 헌법 존중의 원칙을,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세력이 정면으로 무시하는 오만이다.


민주당의 법안이 위험한 본질은 ‘사법 대혼란’을 자초한다는 데 있다. 만약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들어서면, 법정에서는 즉시 기소의 주체 자격을 문제 삼을 것이다. 변호사들은 “헌법적 근거가 없는 기관이 제기한 기소는 무효”라며 모든 사건에서 위헌 소송을 제기할 것이 뻔하다. 재판은 본안 심리에 들어가기도 전에 기소의 효력을 따지는 소모적 논쟁으로 마비되고, 형사사법 시스템은 붕괴 수준의 혼란에 빠질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대법원은 이미 수사권 없는 기관의 증거 능력을 엄격히 제한하는 판결(2022도10256)을 내린 바 있다. 수사 권한의 범위를 이처럼 따지는 마당에, 조직의 존립 근거 자체가 위헌 논란에 휩싸인 공소청의 기소가 법적 효력을 온전히 인정받으리라 믿는다면 위험한 착각이다. 결국 이 혼란 속에서 웃는 것은 죄를 짓고도 법망을 빠져나갈 길을 찾게 된 범죄자들뿐이다.


민주당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가. 검찰개혁이라는 명분 뒤에 자신들의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려는 정치적 계산이 숨어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특정 인물들을 향한 검찰의 칼날을 무력화하기 위해 국가 시스템의 근간마저 흔들겠다는 것 아닌가. 이는 국익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사익(私益)을 위한 제도 파괴에 가깝다.


정치가 법치를 압살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파국으로 끝났다. 36년 전 정부도 멈춰 섰던 위험한 길이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헌법을 무시하는 입법 폭주를 멈춰야 한다. 검찰청 폐지는 개혁이 아니라 혼란과 마비를 불러올 ‘재앙의 문’을 여는 행위다. 우리에게 남은 건 단 1년의 유예기한이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0-11 01:56:06

    답답하네요 요즘 돌어가는  모든것들이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0-10 22:20:28

    국민들이 뽑아준 의석수 가지고 입법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거 아니고 이게 뭔지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honeycat2025-10-10 16:15:49

    민주라는 이름을 당에 내걸고 전두환노태우보다 더한 짓을 하고 있으니

  • 프로필이미지
    lrrp04712025-10-10 15:05:14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미약하지만 원고료 보냅니다.

  • 프로필이미지
    minte2025-10-10 15:01:48

    진짜 우리나라 어디로 가고있나요 범죄자가 유리한 법을 만들고 고치는 정부라니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0-10 14:57:25

    나라가 골로가는게 눈에 보이는데 아무것도 못한다는게 ...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10-10 14:44:10

    일반인들은 검사 만날 일도 검찰청 갈 일도 없는데 저걸 기어코 하는걸 보면.. 개인의 사법리스크가 국가의 리스크로 완성되어가고 있구나.. 합니다. 한숨만 나네요.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미국이 대신 싸워주는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새해 벽두부터 한미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예정됐던 한미 FTA 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미국이 타국의 국내법에 이토록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반응하는 건 이례적이다.이유는 명확하다. 이 법이 겉으로는 ‘가짜 뉴스 근절’을 내...
  2. 진실게임 격화.... 쿠팡, "국정원 직원 3명 만나…강에서 증거 건지라 말해" 쿠팡은 최근 발표한 개인정보유출의 자체 조사 결과와 발표해 국가정보원의 협조에 따른 것이라고 31일 거듭 주장했다.이재걸 쿠팡 법무 담당 부사장은 이날 국회 청문회에서 '국정원이 일방적으로 용의자를 접촉하라고 지시했느냐'는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질의에 "(국정원이) 12월 1일 처음 공문을 보내고, '국가..
  3. "이재명에게 보고됐다" 김현지의 음성, 그리고 피의자에게 돌아간 탄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들로부터 공천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당시 이재명 당 대표실에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으로 은폐되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확인됐다. 이수진 전 의원은 5일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김현지 당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당시 보좌관)과의 통화 내...
  4. 전두환이 무덤에서 기립박수 칠 '민주당의 독재론' 2026년 새해 벽두, 여의도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들려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국민은 돈만 벌게 해주면 독재도 환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연희동 어딘가에서 기립박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가 살아서 이 말을 들었다면 무릎을 치며 반겼을...
  5. [칼럼] 오죽했으면 노조가 나서서 "대형마트 규제 풀어달라" 외칠까 오죽했으면 노조가 나서서 "대형마트 규제 풀어달라" 외칠까정치인들에게 '반(反)기업 정서'만큼 달콤한 마약은 없다. 거대하고 탐욕스러워 보이는 '공룡(대기업)'을 사냥하여 마을 사람들(소상공인)에게 고기를 나눠주겠다는 서사는 얼마나 매혹적인가. 지지자들에게는 정의 구현이라는 '도파민'을, 정치인에게는 표심이..
  6. [칼럼] 대통령의 자격 국가 지도자의 자격은 어디서 오는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이전에, ‘우리가 누구이고, 적이 누구인가’를 구분하는 명징한 인식에서 온다. 그런데 2026년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의 입에서 그 인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서 그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귀를 의심...
  7. [종합]이혜훈 '갑질'에 민주당 '폭발'… 사퇴론 들불처럼 이재명 정부가 '국민 통합'과 '경제 전문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후보자의 과거 '12·3 내란' 옹호 전력에 이어 인턴 직원을 향한 충격적인 폭언 녹취가 공개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는 비토론이 쇄도하고 있다. "너 아이큐 ..
  8. 새미래민주당, 정당 최초 웹드라마 <강소의 기적, 새민상사> 제작 발표 새미래민주당(새민주)은 8일(목)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사 최초 정치풍자 웹드라마  제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일 오후 2시30분에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소극장 '필름포럼'에서 시즌1을 공개하는 시사회도 예정되어 있다.웹드라마에서 '새민상사 대표'로 분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번 시도를 "대한민국 ...
  9. [전병헌 기고] ‘셰셰 외교’의 함정 : 전략적 모호성인가, 전략적 굴종인가 정부는 ‘하나의 중국 존중’ 발언과 ‘적대적 두 국가론’ 수용 의혹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자초한 “중국에는 셰셰, 미국에는 땡큐”라는 이른바 ‘셰셰 외교’가 단순한 말장난을 넘어, 이제는 국정 운영의 실질 기조로 ..
  10. 김병기, 앞에선 "尹정권 경찰 장악" 비난, 뒤론 윤핵관 찾아가 읍소 김병기 의원이, 정작 자신의 가족 비리 앞에서는 그토록 비난하던 '윤핵관'에게 읍소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정황이 드러났다.낮에는 "검찰 독재, 경찰 장악 저지"를 외치며 투사를 연기하고, 밤에는 정권 실세와 '짬짜미'를 벌여 법망을 피해 나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이 나...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