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에서 백만장자 2400명이 빠져나갈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 중국, 인도에 이은 세계 4위 규모의 ‘부자 엑소더스’다. 이것은 단순한 이민이 아니다. 자산과 기회를 지키려는 ‘발로 하는 투표’이자,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부(富)의 탈출’이다.
이들이 등 돌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언제 터질지 모를 ‘부자 증세’ 폭탄, 기업 활동을 옥죄는 정치·사회적 분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바다 건너 영국은 올해 1만 6500명의 부자가 떠나며 ‘부자 유출국’ 세계 1위가 됐다. 비영구거주자 세금 특례를 폐지하자마자 벌어진 일이다. 세금 정책 하나 바꿨을 뿐인데 ‘금융 허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하물며 최고 60% 상속세율에 ‘노란봉투법’처럼 파업을 부추기는 법안까지 통과시킨 한국의 상황은 어떻겠는가.
그래픽 : 박주현 고국을 등지는 부의 엑소더스
시중에선 “이 나라에서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긴 글렀다”는 한탄이 나온 지 오래다. 평생 일군 기업을 물려주려다 세금 폭탄에 회사가 통째로 넘어가거나 외국 자본에 헐값 매각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비정상이 정상처럼 여겨지는 나라에서 누가 미래를 꿈꿀 수 있나.
정치권은 이 비상 경고음에 귀를 닫았다. 오히려 부자를 ‘악마’로 만들어 적개심을 부추겨 표를 얻는 데 혈안이다. 부자들이 떠나면 당장 세수에 구멍이 뚫린다. 고액 자산가 한두 명의 이탈이 수십, 수백억 원의 세금 증발을 의미한다. 이들은 시장을 떠받치는 큰손 투자자이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가다. 이들의 자본과 두뇌가 빠져나간 자리는 누가 메울 것인가.
한때 정치 게시판에선 현실을 비판하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조롱 섞인 말이 오갔다. 그저 말싸움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재명 정권이 들어선 지금은 그런 설전(舌戰)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말 대신 행동으로, 정말 ‘중이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 부담은 고스란히 중산층과 서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세수가 부족하면 정부가 가장 먼저 손대는 곳이 ‘유리 지갑’ 월급쟁이들의 주머니 아닌가. 부자 유출은 결국 모두의 파이를 줄이는 공멸(共滅)의 길이다.
언제까지 ‘부자 증오’라는 망국적 포퓰리즘에 국가의 미래를 저당 잡힐 것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을 당장 멈춰야 한다. 부와 자본이 등지고 떠나는 나라는 결코 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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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이재명은, 개딸은
국가 대재앙입니다.
마음이 너무 무겁네요..
이재명도 역겹지만 거기에 동조하고 지지하는 국민수준이 더 처참하다
나도 니가고 싶다. 돈 있으면 어디든. 재앙같은 이재명을 뽑는 국민수준. 여전히 높은 지지율. 부자를 악마화하면서 서민 코스프레하는 정치인 역겨워.
그들은 어디 나라로 갔나요?
능력되면 저도 떠나고 싶습니다
이놈의 정치핀 지긋지긋하네요
나도 여건이 된다면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