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설] 방구석만 파고드는 대통령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9-09 11:38:31
  • 수정 2025-09-09 11:39:36

국가적 위기, 외면받는 최전선

대통령이 강원도에서 네번째 타운홀 미팅을 열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동안, 대한민국은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제 전선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이 2025년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하며 사실상의 성장 정체를 예고했다. 이는 잠재성장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건설투자 부진과 통상 여건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외교 전선에서는 굴욕적인 한미관세협정이 타결되었다. 더욱이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 현장의 우리 국민 300여 명이 쇠사슬에 묶인 채 체포되는 치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신속한 대응을 자평했지만, 현지에서는 이미 단속 소문이 파다했음에도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이 세 가지 위기는 서로 맞물려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지만, 정작 위기 해결을 위한 최고지도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픽-가피우스


안방에서 벗어날 줄을 모르는 대통령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행보는 문제 해결보다는 지지층 결집과 이미지 관리를 위한 선거운동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는 타운홀 미팅(이라고 쓰고 팬미팅이라 읽는다), 깜짝 전통시장 방문, 끝을 모르는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과의 만남 등은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감의 정치가 구체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유가족들이 요구한 진상 규명을 위한 자료 공개 등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었지만, 원론적인 약속에 그쳤다. 이러한 소통 행보는 실질적인 내용 없이 형식에만 치우친다는 비판에 직면한다. 실제 한 타운홀 미팅에 대해 “지방정부의 전략 부재와 준비 부족이 드러난 자리”라는 혹평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대통령의 행보는 복잡하고 어려운 대외적 위기는 회피하고, 통제 가능하며 지지층에 소구하기 좋은 국내 정치 무대에만 집중하는 위험 회피적 태도로 비칠 수 있다.   


잘못된 우선순위, 비어있는 위기상황실

지금 대통령의 행보는 국가가 처한 현실과 심각한 괴리를 보인다. 경제가 0%대 성장으로 추락할 때 대통령은 지역 현안을 청취했고, 자동차 산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관세 협정이 타결될 때 전통시장을 찾았으며 ,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쇠사슬에 묶이는 치욕을 당할 때 국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위기 시 대통령의 첫 번째 의무는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 보호는 감성적 위로가 아닌, 위기를 돌파할 유능한 전략과 냉철한 실행력에서 나온다. 지금 국민이 목도하는 것은 환하게 조명이 켜진 타운홀 무대가 아니라, 정작 국가의 운명을 결정해야 할 위기상황실의 빈 의자다. 위기 속에서 가장 강력한 소통은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된다.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10 14:25:19

    괜히 방구석 여포겠어요
    할줄 아는거, 아는것도없으니.....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10 00:50:26

    능력이 없으니..딴짓만..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9-09 15:04:05

    해결할 능력도 없죠.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09 14:26:56

    예상된 수순이라 놀랍지도 않다가도 아직도 꿈 같고 평행세계 같고 그렇습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09 14:17:10

    그냥 못된 인간이기만 했으면 이렇게까지 싫지 않았을듯 회피형인간 진심 너무 싫어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honeycat2025-09-09 13:44:21

    이건 회피형이라고 할 수도 없고 뭐라고 해야 하는지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09 12:50:42

    공감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09 12:40:45

    성남 환풍구 사고 때도 회피로 일관하다
    스포트라이트만 챙겼던 위인
    시의적절한 꼭 필요한 사설
    오늘도 감사드려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09 12:30:10

    남탓하는 자리에만 나타나는 대통령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09 11:50:13

    지지율늪에 빠짐...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09 11:46:31

    주말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시장을 가는 대텅령;;;;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미국이 대신 싸워주는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새해 벽두부터 한미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예정됐던 한미 FTA 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미국이 타국의 국내법에 이토록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반응하는 건 이례적이다.이유는 명확하다. 이 법이 겉으로는 ‘가짜 뉴스 근절’을 내...
  2. 진실게임 격화.... 쿠팡, "국정원 직원 3명 만나…강에서 증거 건지라 말해" 쿠팡은 최근 발표한 개인정보유출의 자체 조사 결과와 발표해 국가정보원의 협조에 따른 것이라고 31일 거듭 주장했다.이재걸 쿠팡 법무 담당 부사장은 이날 국회 청문회에서 '국정원이 일방적으로 용의자를 접촉하라고 지시했느냐'는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질의에 "(국정원이) 12월 1일 처음 공문을 보내고, '국가..
  3. "이재명에게 보고됐다" 김현지의 음성, 그리고 피의자에게 돌아간 탄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들로부터 공천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당시 이재명 당 대표실에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으로 은폐되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확인됐다. 이수진 전 의원은 5일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김현지 당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당시 보좌관)과의 통화 내...
  4. 전두환이 무덤에서 기립박수 칠 '민주당의 독재론' 2026년 새해 벽두, 여의도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들려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국민은 돈만 벌게 해주면 독재도 환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연희동 어딘가에서 기립박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가 살아서 이 말을 들었다면 무릎을 치며 반겼을...
  5. [칼럼] 오죽했으면 노조가 나서서 "대형마트 규제 풀어달라" 외칠까 오죽했으면 노조가 나서서 "대형마트 규제 풀어달라" 외칠까정치인들에게 '반(反)기업 정서'만큼 달콤한 마약은 없다. 거대하고 탐욕스러워 보이는 '공룡(대기업)'을 사냥하여 마을 사람들(소상공인)에게 고기를 나눠주겠다는 서사는 얼마나 매혹적인가. 지지자들에게는 정의 구현이라는 '도파민'을, 정치인에게는 표심이..
  6. [종합]이혜훈 '갑질'에 민주당 '폭발'… 사퇴론 들불처럼 이재명 정부가 '국민 통합'과 '경제 전문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후보자의 과거 '12·3 내란' 옹호 전력에 이어 인턴 직원을 향한 충격적인 폭언 녹취가 공개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는 비토론이 쇄도하고 있다. "너 아이큐 ..
  7. [칼럼] 대통령의 자격 국가 지도자의 자격은 어디서 오는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이전에, ‘우리가 누구이고, 적이 누구인가’를 구분하는 명징한 인식에서 온다. 그런데 2026년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의 입에서 그 인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서 그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귀를 의심...
  8. 새미래민주당, 정당 최초 웹드라마 <강소의 기적, 새민상사> 제작 발표 새미래민주당(새민주)은 8일(목)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사 최초 정치풍자 웹드라마  제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일 오후 2시30분에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소극장 '필름포럼'에서 시즌1을 공개하는 시사회도 예정되어 있다.웹드라마에서 '새민상사 대표'로 분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번 시도를 "대한민국 ...
  9. 김병기 고발만 11건, 서울경찰청 통합 수사 착수…가족까지 수사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이 경찰 수사로 간다. 서울경찰청은 31일, 김 전 원내대표와 관련된 고발 사건 11건 중 10건을 공공범죄수사대에 모아 통합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민주당 내 도덕성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보좌진의 녹취록 등 구체적 증거가 쏟아지면서 사법 처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
  10. 베네수엘라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마차도' "자유의 시간 도래했다"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타격과 니콜라스 마두로(63) 대통령 부부 체포 조처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마차도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에 자유의 시간이 도래했다!"라며 "우리는 질서를 세우고, 정치범을 석방.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