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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사위 곽상언, "김어준에게 머리 조아리며 정치 안 한다", 왜?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9-09 09:19:48
  • 수정 2025-09-09 09:20:39

  • 盧 사위 곽상언, 김어준 겨냥 "머리 조아리며 정치할 생각 없다"
  • 이틀 연속 친여 성향 유튜버의 당내 영향력 확산 우려 표명



질의하는 곽상언 의원질의하는 곽상언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8일 김어준을 비롯한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의 당내 영향력 확대에 대해 직격했다.


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뉴스공장에 한 번도 출연하지 않은 의원은 65명에 불과했다'는 한 언론보도를 인용해 "그 65명 중 한명의 의원이 저 곽상언"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저는 그분들께 머리를 조아리며 정치할 생각이 없다"며 "'우리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어디인지 출처가 분명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종류의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언론사들이 정치권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공천에 관여하고 후보 결정에 개입했다"며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조선일보는 민주당의 경선에서 손을 떼라'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셨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도 뉴스공장이 민주당의 핵심 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소개하며 "유튜브 권력이 정치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해당 게시물에서 "특정인의 생각을 따르는 것이 '민주적 결정'이라고 한다"며 "오랫동안 제가 가진 정치적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한다"고 썼다.


곽 의원의 주장은 모두 타당하다. 그러나 민주당 진영의 모든 구성원은 그 타당한 말을 하지 못한다. 이례적인 이 공개 비판의 뿌리는 불과 두 달 전, 그가 겪었던 혹독한 경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검사 탄핵’ 기권 후 쏟아진 공격과 자진 사퇴


2024 7월, 곽 의원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검사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당론과 다른 선택을 했다. 그는 탄핵 대상 검사 4명 중 1명에 대해 “찬반을 판단할 충분한 근거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히며 기권표를 던졌다. 원칙에 기반한 그의 소신은 즉각 후폭풍을 맞았다.


친명계 강성 지지층 커뮤니티인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는 그를 향한 ‘좌표 찍기’가 시작됐다. 일부 지지자들은 “장인이 왜 부엉이바위에 올라갔는지 곱씹으라”는 등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까지 거론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팬덤의 거센 압박 속에서 그는 결국 원내부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 사건은 곽 의원에게 당내 팬덤 정치의 압력과 반지성적 공격성을 직접 체감하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관련기사]


1년 2개월의 침묵 끝에 그의 칼끝은 자신을 공격했던 팬덤 정치의 구심점, 김어준 씨를 향했다. 곽 의원은 김 씨의 영향력을 비판한 기사를 공유하며, 특정인의 생각이 당의 교리가 되는 현상을 지적했다. 


김어준 등의 유튜버들에게 굳이 굴종하지 않으려 했던 그의 소신은 검사탄핵 표결에서 겪은 '개딸들의 좌표찍기'에 더욱 굳어진 것으로 추론할 만 하다. 


김어준 비판, 더 원류를 찾아가면 등장하는 김진표


곽 의원의 이러한 저항은 과거에도 비슷한 형태로 나타난 바 있다. 2018년 8월,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김진표 당시 의원은 김어준 씨가 진행하던 TBS ‘뉴스공장’의 공정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당시 김진표 당대표 후보가 김어준을 직격하며 올린 온라인 홍보물 (팩트파인더 자료사진)

당시 김진표 후보 캠프는 ‘뉴스공장’이 경선 기간 동안 김 후보에게 비판적인 내용을 자주 내보내며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어준 씨가 방송에서 “김 후보가 출연을 거절했다”며 “출연을 원하면 캠프에 항의해달라”고 청취자들을 압박하자, 김진표 캠프는 성명을 통해 “사실을 호도하는 일방적 발언”이라고 맞받아쳤다.

특히 캠프는 “TBS는 팟캐스트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불공정하고 권력화된 언론은 사회적 공기가 아닌 흉기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공영방송의 중립성을 잃고 당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선언이었다.


원칙을 지키려다 팬덤의 공격을 받았던 곽상언 의원의 현재 저항은, 과거 김진표 전 의장의 소신과 겹쳐지며, 이는 2002년 조선일보를 향해 정면으로 맞섰던 노무현의 결기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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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9-09 21:00:20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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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9-09 20:16:12

    일단 응원하지만 지켜봐야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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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9-09 16:12:00

    일단 소신 발언은 응원.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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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inp72025-09-09 15:17:23

    곽이 이재명에게 머리를 조아릴 때 여초커뮤에서 사위자식 개자식이라고 욕하던 때도 있었는데... 흠 두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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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9-09 11:59:28

    확실한 노선을 정한 건가요?
    이재명에겐 잘 조아려지던 머리라
    앞으로의 행보는 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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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ongong2025-09-09 10:49:11

    지금 이 순간은 옳은 말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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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9-09 10:45:25

    심혈관 기사에 내 심혈관이 심쿵! 유익한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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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9-09 10:10:08

    기사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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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9-09 09:57:10

    곽상언이 진심인지는 지켜봐야겠네요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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