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박주현 미국은 3500억달러의 선금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새누리당."
몇 년 전, 우리는 이 흉측한 인터뷰를 냉소적 농담처럼 소비했다. 국가의 존망보다 진영논리가 앞설 수 있다는 위험성에 경종을 울리면서도, 그것이 결코 현실이 되리라고는 믿지 않았다. 우리에겐 '설마' 하는 상식의 마지노선이 있었다.
이제 그 마지노선은 무너졌다. 소름 끼치도록, 정확히 저 반대 진영 그 지지자들의 손에 의해 ‘가정’은 ‘현실’이 됐다. 이재명 정권은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몇 배나 큰 일본과 유럽연합(EU) 전체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60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미국에 상납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국민 1인당 1,360만 원씩을 강탈해가는 계약이다. 일본 국민 부담액의 대여섯배에 달하는, 노골적인 국부(國富)의 이전이다.
애초 “너무 잘된 협상이라 협정문도 필요 없다”며 국민을 기만했지만, 연이어 언론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믿기힘든 내용은 이렇다. 미국이 ‘3500억 달러 선금(先金)’이라는 백지수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버텼고, 선금이 해결이 돼야 관세문제를 협상할 수 있다는 주장에 결국 아무것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뒤돌아 서야 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자랑했던 15% 관세 인하는 신기루였고, 자동차에 여전히 부가되는 25%의 관세 폭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숨통을 조이고 있다. 심지어 “선금 입금이 늦어지면 관세율은 더 올릴 것”이라는 모욕적인 협박까지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그래픽 : 박주현 나라를 팔아먹어도 이재명과 민주당이라는 참혹한 현실이것이야말로 완벽한 ‘나라 팔아먹기’가 아닌가. 과거 우리가 분노했던 것은 ‘나라를 팔아먹을지도 모른다’는 상상 속의 우려였다. 허나 지금 애초에 불가능에 가까운, 국내 외환보유액과 맞먹는 ‘선금’을 못 내 나라의 주력 산업이 고사(枯死) 직전에 내몰리는 실재하는 국가적 치욕을 만들어냈다.
그런데도 열광한다. 이 참담한 현실 앞에서 “외교의 천재”라는 찬가가 울려 퍼진다.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서방국가중에 유일하게 중국의 전승절에 국회의장을 참여시키는 자극을 하면서 미국의 호의를 바라는 주제파악과 현실인식이 모두가 그야말로 엉망진창인 현실을 그 누구도 지적하지 않는다.
과거의 그 노인은 ‘가정’하에서 지지를 말했지만, 지금 이들은 나라가 팔려나가는 ‘현실’을 목도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무엇이 더 악랄하며, 무엇이 더 망국적인가. 이것은 상식과 이성의 완전한 붕괴이자, 국가보다 진영이 앞서는 집단적 광기다. 자신들의 지갑에서 1,360만 원씩을 빼앗아가겠다는 세력을 향해 환호하는 이들을, 과연 온전한 정신을 가진 국민이라 할 수 있는가.
언론과 지식인들의 침묵은 이제 비겁을 넘어 범죄적 공모 행위다. 이 명백한 재앙 앞에서 눈을 감는 것은 나라가 망하기를 바라는 것과 다름없다. ‘가정’이 ‘현실’이 된 이 절망적 순간에도 펜을 들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더 이상 지식인이 아니라 진영의 시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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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언론이 문젭니다. 입맛대로 편집하고 말장난하면서 찬양하니 외교가 잘 되는줄로만 알아요..
이걸 지적안하는 언론도 문제.. 유투브에 뇌를 맞진 무지성지지자도 문제..
이재명당이 되고 난 후 저들은 동의할 순 없어도 이해할 수는 있는 그런 마지노선을 넘어버렸어요.
나라 팔아먹어도 나만 살면 되지, 뭐 이 따위 생각하는 대텅과 대텅이 괜찮으면 다 오케이라는 개딸들. 큰일이에요.
4050 이면 경제적 기반도 있고 해서 관세 수출 일자리 감으로 알텐데도, 진영 가스라이팅에 심취되 일부러 모른척 하는 4050들은 정신착란자들 마자요. 지 생활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조금씩 짜증이나 낼런지 모르겠네요 ㅉㅉ
그니깐요.
사실을 이야기도 못하는 쪽도 공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