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국가예산 추이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728조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내놓았다. 코로나 시절을 제외하면 역대급으로 돈을 풀겠다는 선언이다. 재정을 투입해 성장을 이끌고, 늘어난 세수로 빚을 갚겠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언뜻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과연 이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인가, 아니면 실패가 증명된 과거로의 '퇴행'인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공용브리핑실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산안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더욱 기가 막힌다. AI, 신재생 에너지에 돈을 쏟아붓겠다고 한다. 그러나 국가 주도로 R&D 예산을 뿌려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태양광 보조금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운동권 카르텔’의 비리는 잊었는가. 특정 시민단체나 정체불명의 집단이 정권의 이념에 맞춰 사업을 벌이고 국가 보조금을 빼먹는 일이 반복될 것이란 건 상식 아닌가.
더 심각한 것은 노골적인 현금 살포와 몽상에 가까운 예산 편성이다. 인구 감소 지역에 월 15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지역 화폐 발행에 역대 최대 예산을 투입한다고 한다. 한 달에 15만 원을 더 준다고 젊은 부부가 인구 소멸 지역으로 이사가 아이를 낳고 살겠는가. 이는 저출산 해결책이 아니라, 그저 표를 의식한 매표 행위다. 여기에 언제 성사될지도 모르는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조(兆) 단위 대북 예산을 편성해놓는 지경이니, 나라의 돈을 허공에 뿌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정부는 성장을 통해 세수를 늘리겠다고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기업들은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 대기업 총수들은 미국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의 노란봉투법같은 반기업 정책과 강성 노조 리스크에 국내 투자는 위축되고, ‘탈(脫) 대한민국’을 고려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돈을 벌어 세금을 낼 주역들은 밖으로 내몰면서, 어디서 세수를 확보해 이 빚잔치를 감당하겠다는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앞뒤가 맞지 않는 자가당착이다.
4년 뒤 국가채무가 1800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빚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의 족쇄가 될 것이다. 지금 정부가 뿌리는 돈은 미래 세대의 주머니를 털어 쓰는 ‘가불’에 불과하다. 아르헨티나의 비극은 그 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눈앞의 인기만 좇았기 때문에 시작됐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빚 방석에 앉았네요. 맙소사.
그나저나 미국에 조공한 돈이 700조가 넘고, 예산도 700조가 넘고...
이총통이 벌려놓은 빚잔치를 무슨 수로 메우나요.
IMF 또 올 거 같아요.ㅠㅠㅠㅠㅠㅠ
저걸 보니 새삼 윤석열 정부가 고생했을 거라는 생각이...ㅋ
이총통은 빚 많아도 잘만 살더라, 기축통화국 어쩌고 하더니(그거 일본 보고 한 소리겠지. 얄팍한 지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음), 그때의 믿음을 현재 자신의 손으로 현실화 하는 모양임. 그 뻔한 수법이 들여다 보여서 한참 어이가 없어요. 저런 무식한 걸 대통령이라고 뽑아준 어리석은 국민이 대가 치러야지 어쩌겠나요. 근데 우리까지 생고생이 앞을...ㅠㅠ
지돈 아니라고 쓰고 싶은 데 막 쓰네요
그러게요. 자금 상황을 보면 적자재정의 국채발행 으로 채무비율만 팍팍 늘어나고 새수는 자꾸 드줄어들죠.
관세와 노란봉투법 우로 민간투자액이 박살날 텐데 어디서 성장이 나와 새금을 걷는다는 개소린지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