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물가 78% 상승 (서울=연합뉴스)
2025년 2분기, 대한민국 가계의 밥상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들어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 국민의 실질적인 먹거리 소비가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 압력에 결국 지갑을 닫고 식탁 위 지출부터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월평균 명목 지출은 42만 3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2.9%에 달했다. 물가 상승률이 명목 지출 증가율을 압도하며 실질 소비를 갉아먹은 것이다. 물가 변동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은 34만 1천 원으로, 오히려 1.0% 감소했다.
이러한 실질 지출액 규모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이며, 2016년 2분기(33만 원) 이후 9년 만의 최저치다. 가계의 실질 먹거리 지출은 작년 4분기 잠시 반등하는 듯했으나, 올해 1분기 증가율이 0.4%로 위축된 뒤 2분기 들어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하며 얼어붙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집밥과 외식 모두에서 소비 감소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2분기 가구의 실질 식사비(외식비) 지출은 1년 전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집밥 소비를 줄인 가계가 외식으로도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외식마저 부담스러울 만큼 고물가 압력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 모든 현상의 배경에는 5년 넘게 이어진 먹거리 고물가가 자리 잡고 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2020년 1분기부터 단 한 번도 전체 물가 상승률을 밑돈 적이 없다. 2020년 물가를 100으로 봤을 때, 올해 2분기 식료품 물가지수는 125.33으로 전체 물가지수(116.32)를 크게 상회했다. 장바구니에서 시작된 위기가 이제는 밥상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3분기 통계에선 전국민 소비쿠폰의 영향으로 물가상승의 압력이 가중되는 소위 '쿠폰 플레이션'의 영향까지 겹쳐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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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요샌 재래 시장도 비쌈. 선뜻 살 수가 없음
하지만 최저임금은 백원씩 올리구요
뭐 하나 살때마다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전지전능하신 이재명이 해결하겠지. 나라 팔아먹어도 박수치는데 물가 올라도 박수 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