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우리의 '혐중'은 감히 명함도 못 내미는 '혐한'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8-15 08:23:32
  • 수정 2025-08-15 08:35:43

  • '혐중'엔 한목소리 낸 대통령과 中대사,정말 '혐한'의 현실은 모르는 것인가

문득 궁금해졌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자국민의 반중(反中) 시위를 '혐오'라 낙인찍고 재발 방지를 지시하는 동안, 중국내 혐한의 현실은 어떨까하고 말이다. 예전에 가입해둔 위쳇이 생각나 중국내에 거주중인 지인에게 현황을 물어봤다. 


그를 통해 전해들은 혐한의 현 주소는 말그대로 가관이였다. 관영 매체들은 "한국은 문화 도둑"이라는 식의 날조 방송을 버젓이 내보내고 있다. 이 정도면 말그대로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다. 중국 대사는 우리 땅에서 우리에게 '혐중' 정서를 문제 삼는데, 정작 그들의 노골적인 혐한 도발과 날조는 괜찮다는 것인가. 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고,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진 : 시나닷컴 갈무리 한국박물관에 중국유학생이가면 한국인에게 교사역할을 하게 된다는 내용

중국의 오만함과 한국을 향한 경멸은 이제 임계점을 넘고 있다. 불과 며칠 전, 시나통신(新浪通信)과 같은 중국의 대표적 매체들은 "한국인들은 자국 박물관의 한자조차 읽지 못해 중국 유학생에게 배워야 한다"는 식의 기사를 주요 뉴스로 다루었다. 이는 단순한 해프닝 보도가 아니다. "너희 문화의 뿌리는 우리인데, 그 근본조차 잊어버린 한심한 민족"이라는 문화적 우월감과 조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고구려사를 빼앗으려는 '동북공정'과 김치, 한복을 자기 것이라 우기는 '문화 공정'의 연장선상에서, 한국의 정체성을 뿌리부터 흔들려는 교묘한 여론전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술 더 떠 허난위성TV 같은 지방 방송사에서는 "한국이 중국의 전통문화 130개를 훔쳐 유네스코에 등재했고, 중국 당국이 이의를 신청했다"는, 제정신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악의적인 가짜뉴스까지 전파를 탔다. 중국 당국이 뒤늦게 "사실이 아니다"라며 발뺌해 봤자 무슨 소용인가. 더 중요한 것은, 저런 황당무계한 날조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주요 방송사의 전파를 타고 중국 인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사회라는 점이다. 그 저변에 깔린 한국에 대한 뿌리 깊은 경멸과 적개심을 똑똑히 확인한 것이다.


사진 : 바이두 갈무리 혐한과 조롱이 기본적으로 깔린 기사를 찾는게 너무도 손쉽다.

게다가 블로그나 동영상플랫폼에서 노골적인 혐한활동을 하는 계정은 그 수를 세기 힘들 정도다.


바로 이 시각, 이런 능멸과 모함이 우리 땅을 향해 쏟아지는 동안 우리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가. 저들의 망동에 분노하고 외교적 항의를 하기는커녕, 오히려 우리 국민에게 재갈을 물리려 한다. 중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국격에 맞지 않는 혐오'라며 억눌렀다. 중국 대사의 '칭찬' 한마디가 그렇게도 달콤했는가. 우리가 우리의 자존심을 팔아넘긴 대가가 고작 저들의 조롱과 모함이란 말인가.


중국내 지인은 "우리가 굽히면 더 깔보는 게 저들의 본성인데, 스스로 머리를 조아려 멍석을 깔아준 꼴"이라 분개를 했다. 대통령의 이런 비굴한 자세가 중국의 오만함을 부추기고, 저들의 '혐한' 놀음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으니, 상대는 우리를 멸시해도 된다는 확신을 심어준 셈이다. 이게 바로 리더가 내다 버린 자존심이다. 


진정 존중하고, 고맙다는 얘기를 할 상대는 따로있다.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0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15 20:25:57

    이텅의 공식 국적은 한국 같은데, 이자의 행동과 사고는 오로지 한국을 망하게 하는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 같아 국적이 의심스럽다고 할까요. 아니면 말고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won6er2025-08-15 15:25:20

    요즘 중국에 관심을 가지니 유튜브에 중국을 까는 영상들이 자꾸 뜨는데 심한것도 있긴 하거든요. 근데 또 그러다 보니 우리를 혐오하고 속국 취급하는 영상도 꽤 있고 정치적 이유도 있는 건 알겠더라구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15 14:25:31

    공감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15 12:55:48

    ㅇ하 이런데도 굽실굽실하는 자가 대통령이라는 게 걱정이네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8-15 12:54:51

    대놓고 내정간섭하는데 말 한마디 못하는 정부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15 11:51:09

    구러네요.  요즘은 일본 극우 보다 중공 극좌의 혐한이 훨씬 쎈거 같네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15 11:48:28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자국을 지키지 못하는 이가 대통이라니 한숨만 나옵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15 11:12:04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혐중은 안하려고해도 그들이 혐오스러운 짓을 하니까 저절로 혐오스러워지는 것이구요.
    근데 그걸 하지마라 한다고해서 혐오스러운게 없어지냐구요. 형오스러운 짓을 하지마라!! 하는게 맞죠!
    아니 똥냄새가 나서 똥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냄새난다고 하지마라. 좋은 냄새로 받아들여라.' 한다고 그게 되냐구요. 아무데나 똥 싸지 마라. 씻고 다녀라 하는게 맞지!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15 10:43:28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woenfow932025-08-15 09:01:22

    전 세계 사람들이 다 혐오하는 중국과 친해져서 좋아질 게 많은가 중국이 우리에게 끼칠 해가 더 많은가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무조건 우리 손해임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이낙연 "피고인 대통령 만들려 법치 짓밟아"... 공무원 사찰 '전체주의' 맹비난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15일 현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정부의 75만 공무원 감찰 시도를 '전체주의'에 빗대고, "민주주의 붕괴"를 경고했다.이 고문은 "한국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허물어지려나"라고 반문하며 "피고인 대통령을 무죄로 만들려고 법치주의를 짓밟는 일은 이미 계속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3. 남욱 "내 재산 동결 안 풀면 고소"… 도둑의 오만은 법치의 죽음에서 자란다 검찰의 '항소 포기' 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대장동의 '키맨' 남욱이 입을 열었다. "동결된 자산을 풀어주지 않으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 도둑이 되려 파수꾼에게 '내 몫을 빨리 내놓지 않으면 혼쭐을 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다.법치(法治)와 법을 이용한 통치....
  4.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5.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6.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7.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