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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특사 : 하나같이 명분 없는 사면, 더러운 거래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8-07 21:19:37
  • 수정 2025-08-07 21:36:39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단행된 광복절 특별사면은 '국민 통합'이라는 최소한의 명분조차 갖추지 못한, 법치주의 파괴이자 정의를 짓밟은 폭거다. 사면 명단에 오른 인사들의 면면은 경악을 금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번에 사면 대상자가 된 인사들은 자신들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파렴치범들일 뿐이다. 


공정을 훼손한 파렴치범들에게 주어진 면죄부

조국 전 대표와 최강욱 전 의원의 사면은 대한민국 사회의 가장 민감한 역린인 '공정'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자녀 입시 비리, 허위 인턴 확인서 발급, 감찰 무마 등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수많은 청년과 학부모들에게 박탈감과 좌절감을 안겼다.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단죄된 이들에게 이렇게 서둘러 면죄부를 주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조롱이자,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만행이다.


조희연 전 교육감 역시 교육 수장으로서 인사권을 남용해 법을 어긴 죄가 있다. 아무리 따져봐도 그가 사면 명단에 오를 어떠한 명분도 발견할 수 없다. 또한 2천억 원대 횡령·배임으로 시장 질서를 교란한 최신원 전 회장까지 포함된 것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국민적 냉소를 재확인시켰을 뿐이다. 이번 사면은 성실하게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광복절 특사라는 명분하에 펼쳐진 추잡한 거래, 명분 없는 사면 (그래픽=가피우스)

불의한 '사면 거래'의 주역, 국민의힘 송언석

이번 사면의 가장 추악하고 경악스러운 단면은 여야 간의 노골적인 '거래'가 있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직접 특정 인사들의 사면을 청탁하는 문자를 보낸 것이 포착되었고, 그들이 그대로 명단에 포함되었다. 


야당이 제안한 사면 대상인 정찬민(뇌물수수 징역 7년), 홍문종(75억 횡령 징역 4년 6개월), 심학봉(거액 뇌물수수 징역 4년 3개월) 전 의원들은 하나같이 중대 부패 범죄로 중형을 선고받은 자들이다.

정부를 견제하고 법치를 수호해야 할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부패한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불의한 거래에 앞장섰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국민 배신 행위다. 또한, 조국 등 여권 인사들의 부당한 사면에 동조하는 대가로 자신들의 식구를 챙긴, 정치적 타락의 극치다.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의 정당성도, 스스로 정의와 공정을 말할 자격도 상실했다. 여야가 부패 정치인들을 서로 구해주며 법망을 빠져나가는 이 추악한 '사면카르텔'은 국민적 심판을 받아야 하며,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 불의한 거래를 주도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마땅하다. 

대체 이런 국민의힘이 앞으로 대여투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국민 전체는 물론 보수 지지자들 조차 송언석을 보면 사면 뒷거래부터 떠올릴 것이다. 이재명 정권을 신독재라고 비판하면서 뒤에서 몰래 거래하는 야당을 누가 지지할 것인가?


조국 사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압박'인가, '핑계'인가?

논란 많은 조국 전 대표를 전격 사면한 배경에는 친명과 친문,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을 것으로 추론된다.

퇴임 후에도 여권에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 전 대통령 혹은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조 전 대표의 구명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현 정부를 압박했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에 정경심 교수와 김경수 전 지사를 사면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친문 핵심 지지층에서 꾸준히 원망을 들어왔다. 집권 초기인 이재명 대통령은 지지층의 결집과 안정, 집권 정당성을 위해 친문 세력의 지원이 필요하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조국 사면으로 모아진 것이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조국 사면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예상했기에 방패막이로 문재인 대통령을 내세웠을 가능성도 있다. 조국 사면에 대한 국민적 비판을 나눠지고 결정적인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전임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진영 통합'이라는 명분을 핑계로 문재인 대통령의 참전을 원했을 수도 있다. 실질적으로는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고 당내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목적을 가지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문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모양새를 취하는 정치적 술수일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은 법과 원칙을 저버리고 정치적 야합과 이해관계에 따라 이루어진 최악의 사면이다. 이번 사면은 권력자들이 법을 어떻게 사유화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8월 15일은 광복 80주년이다. 이 나라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은 훗날 정치모리배들이 범죄자 사면 뒷거래에 당신들의 고귀한 명분을 팔 줄 상상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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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9 00:46:56

    후안무치의 극강을 달리는 이재명 정권. 제발 많은 국민들이 깨닫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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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8 16:39:01

    기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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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8 13:25:53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더러운 정부입니다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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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8 11:29:59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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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te2025-08-08 10:46:50

    민주당과 현정부에는 상식과 정의는 없네요 그들이 그렇게 부르짖었던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울것입니다." 다 멍멍이 소리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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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8 09:49:05

    이재명이 되고 싶었던 문재인. 문재인이 부러웠던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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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8 09:42:43

    문재인이라는 인물을 보고 온라인 입당을 하면서도 민주당의 작태에 의구심이 얼마나 들었던지 지금 생각해 보면 허망하다. 지금은 한가지 생각밖에 없다. 빨리 이 정권을 끝내자! 하루 하루가 지옥이다! 기사 내용 알차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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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8 09:28:00

    문재인은 후세 역사에 어떻게 씌워질 지 두렵지 않은가? 위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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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un3172025-08-08 09:20:19

    참 답답한 현실입니다. 야당도 그저 자신들 이익에만 미쳐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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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8 08:35:36

    정말 더럽네요.ㅠㅠ
    기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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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p772025-08-08 08:25:58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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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8 07:26:04

    에휴 이번 사면 씁쓸합니다. 어찌보면 사면시켜주려고 그 명분 만드려고 문전대통령 기사 흘린거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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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8 05:17:58

    더럽다 더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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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7 23:02:37

    국경일인 광복절에 자기 임명식을 하겠다는 자가 뭔 생각이 있을까요. 그저 청구서 해결할 수 있다면 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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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7 22:37:27

    여야 모두 추하다.
    광복절을 핑계삼는게 더 참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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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7 22:12:22

    어떻게 이렇게까지 최악의 여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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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7 22:04:48

    뭐하자는거야. 야당짓을 하라고 했더니 야합을 하네. 이래놓고 지지율 안 나온다고 징징거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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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ongong2025-08-07 21:37:54

    여기나 저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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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7 21:37:15

    나라꼴 어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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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7 21:34:14

    송언석 !!  문재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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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7 21:27:33

    과정을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외치던 양반이 조국 사면 외친다  지 딸 감빵갈까 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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