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윤석열 1심 무기징역…"국헌문란 목적 폭동"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6-02-19 17:51:16

  • 국회 마비 등 '목적' 내란죄 인정…"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
  • "무력 동원해 국회 제압하고자 비상계엄 선포…비난 가능성 크다"
  • "주도적 계획, 막대한 사회적비용 초래…반성 찾기 어려워" 질타



윤석열 '체포 방해' 등 1심 징역 5년윤석열 '체포 방해' 등 1심 징역 5년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 가운데 최고형인 사형은 모면했지만 내란 피고인 가운데 정점으로서 가장 높은 형량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이 맞는다고 인정했다.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헌법상 권한 행사로서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고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려우나, 그 목적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의 선포로도 할 수 없는 권한의 행사, 그것도 헌법이 설치한 기관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키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정한 권한 행사라는 명목을 내세워 실제로는 이를 통해 할 수 없는 실력행사를 하려는 것"이라며 이 경우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즉, 그 목적이 국회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사실관계의 가장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며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계엄을 선포했다는 게 실체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의 행위가 내란죄의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야당의 줄탄핵·예산삭감 등에 따른 국가 위기를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계엄이었기 때문에 국헌문란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명분과 목적을 혼동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가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바로잡고 싶어 했던 것은 그 정당성에 관한 판단을 별론(별도 논의)으로 하더라도 동기나 이유, 명분에 불과할 뿐"이라며 "이를 군을 국회에 보내는 등의 목적으로 볼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가 위기 상황 타개를 내걸었지만 이는 별도의 논의 대상으로 한다 치더라도, 결국 명분에 불과하며 본질은 국회 제압 등 헌법기관 기능 마비·저지를 위한 계엄이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내란죄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인정하며 이 사건 수사가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배척했다.

아울러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검찰은 공수처 송부 기록 외 다른 증거들을 종합해 기소한 것으로 보이고, 공수처가 수집한 증거를 다 빼더라도 피고인에 대해 유죄 판단을 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짚었다.


다만 검찰과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의 주장처럼 윤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하기 위해 1년 전인 2023년께부터 비상계엄 선포하고 국회를 제압할 의도로 내외적 여건을 조성했다는 공소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검팀은 기소 후 '노상원 수첩' 내용을 반영해 공소장을 변경하는 형태로 '준비 시기'를 앞당긴 바 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후 이뤄진 각종 조치를 보면 장기간 마음먹고 선포했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준비가 허술하고, 국회를 무력화시킬 계획 등에 관해 별다른 증거나 자료,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 대목과 관련된 증거인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대해선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은 실제 이뤄진 사실과 불일치하며 모양, 형상, 필기 형태, 내용 등이 조잡한 데다가 보관하고 있던 장소와 방법 등에 비춰봐도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 담겼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선고공판'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선고공판 (서울=연합뉴스) 

재판부는 구체적 형량을 정하는 양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켰다"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고, 피고인이 그 부분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기소된 이들에게 공통적인 양형사유로, 내란죄의 특수성을 내세웠다. 통상 어떤 법익 침해의 결과가 생길 때 처벌하는 상당수 죄와 달리 내란죄는 '위험범'이면서도 높은 법정형을 갖고 있다고 전제했다. 즉 어떤 결과가 실제로 생길 것을 필요로 하지 않고 그런 위험을 발생시키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엄중한 처벌을 받는 중죄라는 것이다.


또 이 사건으로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쳤고 수많은 인사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당사자와 가족 등이 어마어마한 아픔을 겪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정을 일반적인 양형사유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양형사유로, 윤 전 대통령의 경우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다수의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켜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에 별다른 사정없이 출석을 거부한 점도 거론했다.


다만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한 사정,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과 폭력을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던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고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으며 현재 65세에 비교적 고령인 점 등도 유리한 양형 요소로 언급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작년 1월 26일 구속기소됐다.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정치권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한 혐의도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죄가 인정돼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이밖에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총경)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노 전 사령관과 함께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 김용군 전 제3야전군(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과 정치인 체포조 운영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이낙연의 사자후 “이재명 방탄 위해 법치주의 유린… 韓 민주주의 벼랑 끝”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사법부 무력화'에 속도를 높이면서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유례없는 존망의 위기에 직면했다.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은 12일 SNS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법치주의 파괴가 본격화했다”고 규정하며, 집권 여당의 초법적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어제(11일) 추미애 위원...
  2. [충격] 헤헤 총리님...어? 텔레가 아니라 페북이네? 개망신 강득구 대통령의 당무개입을 만천하에 고발한 강득구2월 10일 강득구가 올린 페북 게시물은 정가에 다시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조민합당 정국에서 친명계의 압도적 승리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날벼락이 내린 것이다. 친명 강 의원은 뜬금 없는 페북글을 올려 홍익표 정무수석의 전언으로 이 대통령의 지선 후 조민합당 찬성 의견과 수임.
  3. [칼럼] 궤변에 답한다, 그 '정의'는 누구를 위한 비상구인가 법학자가 쓴 ‘재판소원이 위헌이라는 대법원에 묻고 싶은 다섯 가지’라는 글을 정독했다. 그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가 다시 심사하는 ‘재판소원’ 도입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현재 민주당과 진보 진영 법률가들이 추진하는 ‘사법 개혁’의 이론적 토대이기도 하다.법학...
  4. 부산시장선거 주진우 급부상… 30대·동부산권 지지 업고 태풍의 눈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부산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여권 내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현직 시장인 박형준 시장과 야권의 강자 전재수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가운데, 주 의원이 당내 중진인 김도읍 의원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며 '보수 진영 차기 대안'으로 입지...
  5. 김여정의 '칭찬' 받은 정동영... 안보 주권 헌납하는 이재명 정부의 굴욕 김여정의 '칭찬' 받은 정동영... 안보 주권 헌납하는 이재명 정부의 굴욕김여정 "정동영 공식 인정 높이 평가"... 대한민국 장관이 북한 '길들이기' 대상 전락9·19 군사합의 복원 카드 꺼내든 정동영, 우리 군 '눈' 가리며 대북 감시망 스스로 무력화이재명 대통령 "그럼 한판 뜰까요?" 무책임 발언 속 안보 기조는 결국 '...
  6. [에세이] 링 위에서 받은 '종합검진' 리포트 2월 14일이었다. 달력 위에는 연인들의 명절인 발렌타인데이와 조상에게 절을 올리는 설 연휴가 겹쳐 있었다. 세상은 달콤한 초콜릿의 향기와 눅진한 떡국 냄새 사이에서 서성였다. 그 소란스러운 명절의 한복판에서 나는 고양시 복싱 대회장 링 위에 서 있었다. 내 나이 쉰을 넘었다. 무제한급 출전자 중 가장 늙은 사내였다.30번째 경기. 링 .
  7. [칼럼] 육·해·공 사관학교 통합, '국방 혁신'인가 '군대 해체'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기어이 국방 교육의 근간에 손을 대겠다는 뜻을 밝혔다. 육군, 해군, 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명분은 그럴듯하다. “군별 이기주의를 타파하고 합동성을 강화해 체계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이 발표를 듣는 순간, 안보를 걱정하는 이들의 등골은 서늘해졌다. 이것은...
  8. [속보] 지귀연 재판부,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무기징역 선고
  9. ‘공소취소’라는 초법적 억지… ‘명청대전’ 뇌관 된 공취모의 ‘사법파괴’ ‘공소취소’라는 초법적 억지… ‘명청대전’ 뇌관 된 공취모의 ‘사법파괴’- 유시민도 “미쳤다” 독설… 친명계 내 ‘방탄 충성경쟁’ 점입가경 - 8건 재판 받는 대통령 위해 ‘헌법 유린’ 서슴지 않는 여당 의원들 - 국민의힘 “세계사적 망신, 입법권 동원한 사법 개입의 결정판”여.
  10. 윤석열 1심 무기징역…"국헌문란 목적 폭동"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 가운데 최고형인 사형은 모면했지만 내란 피고인 가운데 정점으로서 가장 높은 형량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재판부는 12&midd...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