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 가면 쓴 이재명식 관치 경제의 민낯
"해외 일정을 취소하고 오셨다면서요?" (이재명 대통령) "당연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지난 4일 청와대 영빈관. 이재명 대통령의 물음에 이재용 회장은 고개를 숙였다. 겉으로는 화기애애한 '원팀'의 모습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서슬 퍼런 권력의 위계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8개월, 대한민국 기업들은 정부가 벌여놓은 판의 뒷수습을 위해 불려 다니며 천문학적인 '청구서'를 강요받고 있다. '실용'을 표방했던 이재명 정부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동원 체제'를 구축하며 기업을 국정 운영의 현금인출기(ATM)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 입장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교 실패 비용은 기업 돈으로 메워라?… 450조 대미 투자 '강매'
이재명 정부는 최근 한미 관세 협상에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처참했다. 정부는 관세 인하를 명분으로 기업들에게 향후 10년간 450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약속시켰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정부에 빚을 졌다"고 토로할 만큼, 이는 철저히 기업의 희생을 담보로 한 '반쪽짜리 외교 승리'였다. 통상 관료는 배제되고 안보실이 주도한 협상 테이블에서 기업의 이익은 국가 안보라는 미명 하에 철저히 지워졌다.
규제 족쇄는 그대로인데… '지방 살리기' 짐까지 떠안은 기업들
더 심각한 것은 국내 상황이다.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로 기업의 손발을 묶어놓은 정부가, 이제는 지방 소멸을 막겠다며 300조 원의 투자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호랑이(대기업)가 살려면 풀밭(지방)이 있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생태계론'은 사실상 기업의 곳간을 털어 정부의 정책 실패를 덮겠다는 '약탈적 논리'에 다름없다. 기업을 동반자가 아닌 동원의 대상으로 보는 낡은 인식, 그리고 징벌적 과징금과 횡재세로 기업을 겁박하는 '공포 마케팅'이 계속되는 한,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경제 성장은 '성공한 동원'이 아닌 '시장 파괴'로 기록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업의 돈을 쥐어짜는 '관치'가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뛰게 만드는 '자유'다.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재벌해체하겠다고 큰소리 쳤던, 기업들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고는 사고 친거 수습하라고 당당히도 요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