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의 막후 실력자로 불리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를 '씨'라고 지칭해 파장이 일고 있다. 김씨는 지난 1월 29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해찬 전 총리 빈소 조문 상황을 설명하며 "대통령도 눈물을 흘렸지만, 김혜경… 부인 김혜경씨도 뚝뚝 흘렸다"고 발언했다. 이름 석 자를 먼저 언급한 뒤 잠시 뜸을 들이고, 공식 존칭인 '여사' 대신 '씨'를 굳이 선택해 사용한 대목은 단순한 말실수로 넘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어준 씨의 발언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 겸손은 힘들다 화면 갈무리)
이러한 호칭 격하는 김씨의 과거 행보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콘서트장에서 "형님"이라 부르며 친밀감과 존경을 표했었다. 반면, 현재 권력의 정점에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에게 하대나 다름없는 호칭을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여당 내 비주류 인사들조차 탄핵과 정권 교체가 확정된 이후에야 김건희 여사를 '씨'로 불렀던 전례를 감안하면, 임기 중인 영부인을 향한 김씨의 태도는 명백한 정치적 의도가 담긴 '선 긋기'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당대표 간의 권력 투쟁, 이른바 '명청(明靑) 전쟁'이 전면전으로 들어섰다는 신호탄으로 분석한다. 김씨가 정청래 대표, 조국 혁신당 대표와 연대하는 '정·조·준(정청래·조국·김어준) 연합'을 구축해 반명(反이재명) 전선에 합류했다는 것이다. 김씨가 김민석 국무총리의 요청을 일축하며 서울시장 후보군 여론조사를 강행해 갈등을 빚은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결국 "김혜경씨"라는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의 '절대 존엄' 체제에 균열을 내고, 차기 권력 재편 과정에서 자신의 지분을 극대화하려는 김어준의 치밀한 승부수라는 관측이다.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