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파격 발탁'… 정치권, '통합' 대 '배신' 격랑 속으로
2025년 12월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20년 만에 부활한 기획예산처의 초대 장관으로 보수 진영의 대표적 '경제통'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대통령실은 "진영을 넘어선 실용과 통합"을 강조했지만, 정치권은 "정체성을 훼손하는 인사"라는 비판과 "배신행위"라는 격앙된 반응이 뒤섞이며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실력 중심의 탕평" vs 野 "명백한 배신 행위"
대통령실은 이날 인선 발표에서 이혜훈 후보자에 대해 "정치적 색깔을 떠나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회복시킬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기획예산처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가장 강력하게 투영하던 부처였던 점을 감안하면, 야당 출신 인사를 그 수장에 앉힌 것은 이례적인 결단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후보자의 친정인 국민의힘은 즉각적으로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인사가 발표된 당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이 후보자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은 SNS를 통해 "탈당계조차 내지 않고 적진에 합류한 것은 정치적 도의를 넘어선 명백한 배신이자 일제 부역 행위와 다름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동훈 전 대표 또한 "2차 내란 특검을 외치면서 '계엄 옹호, 윤 어게인(Yoon Again)'을 외친 사람을 핵심 장관으로 쓰는 정권의 정체는 무엇인가"라며 이재명 정부의 자기부정을 꼬집었다.
민주당 내에서도 '술렁'… "통합" 옹호 속 "정체성 혼란" 우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대통령의 결단을 엄호하고 나섰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반발을 "과민 반응"이라고 일축했다. 조승래 사무총장 역시 "통합 의지에 제명으로 화답하는 것은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정체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계엄을 옹호하고 국헌 문란에 찬동했던 이들까지 통합의 대상이냐"며 반발했고, 윤준병 의원도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의 파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지난 2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대통령(윤석열) 석방"을 외쳤던 이력이 도마 위에 오르며 지지층 사이에서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준석 "자신감의 발로" vs 조국혁신당 "검증 필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과는 결이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는 정권 초기의 파격적인 확장 전략이자 자신감의 발로"라고 평가하며, 국민의힘을 향해 "탈영병의 목을 치고 배신자라 손가락질하는 닫힌 보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반면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과 진보 정당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고 내란을 옹호했던 발언들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고, 진보당은 "광장에 대한 배신"이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혜훈 "무거운 책임감… 적임자 기용 공감"
논란의 중심에 선 이혜훈 후보자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출범하는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적 색깔로 불이익을 주지 않고 적임자를 기용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침에 깊이 공감한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이재명 정부가 '경제 위기 극복'과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던진 승부수가 과연 꼬인 정국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아니면 거센 '정체성 논쟁' 속에 국정 동력을 약화시키는 자충수가 될지, 다가올 인사청문회에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경제 싹 망치고 앞에 내세울 허수아비 같은데..
....잘 될까요..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