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11-24 13:49:01
  • 수정 2025-11-24 13:52:22

  • 환율 1500원·친중 굴종·규제 폭주... 대통령만 모르는 진짜 계엄

이재명 대통령, 남아공 동포오찬간담회 인사말이재명 대통령, 남아공 동포오찬간담회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자백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착각하고 있다. 군대가 동원되고 탱크가 광화문을 점령해야만 계엄이 아니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자유를 국가가 마음대로 유린하고, 경제적 공포가 일상을 지배하며, 입을 틀어막는다면 그것이 곧 실질적인 계엄이다. 그런 기준에서 볼 때, 지금 대한민국은 헌정 사상 가장 교묘하고도 가혹한 '상시 계엄' 치하에 있다.


경제는 이미 국가 부도 위기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500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기업들은 환차손으로 비명을 지르고, 서민 경제는 파탄 직전이다. 이것이 '경제 계엄'이 아니면 무엇인가. 대통령이 해외에서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더욱 참담한 것은 국격과 주권의 붕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도심의 우리 문화유산에 버젓이 용변을 보고 난동을 부려도 공권력은 그들 앞에서 꿀 먹은 벙어리다. 반면, 자국민이 중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거나 그들의 만행을 지적하면 '혐오 조장'이라는 모호한 죄목을 씌워 최대 징역 5년에 처하겠다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외국인에게는 치외법권을 주고, 자국민에게는 재갈을 물리는 이 현실은 사법 주권을 포기한 '굴종의 계엄'이다. 내 나라 문화재가 배설물로 뒤덮여도 감옥 갈까 무서워 말 한마디 못 한다면, 그것이 식민지와 무엇이 다른가.


이 '조용한 계엄'의 압권은 국민의 일상을 파고드는 전체주의적 통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새벽 노동은 2급 발암물질"이라며 맞벌이 부부의 생명줄인 새벽배송을 금지하려 든다.


장관이 근거로 든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분류는 교대 근무의 생체 리듬 교란 위험을 관리하라는 권고이지, 산업 자체를 없애라는 주문이 아니다. 그의 궤변대로라면 밤을 새워 환자를 살리는 응급실 의사, 화재 현장의 소방관, 24시간 용광로를 지키는 제철소 근로자, 밤새 국민을 지키는 경찰관도 모두 '발암 행위'를 하는 범법자란 말인가. 왜 유독 소비자의 편익이 가장 높은 새벽배송만 콕 집어 문제 삼는가.


우리는 김 장관이 누구인지 똑똑히 기억한다. 그는 과거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국가보안법을 위반하며 체제를 부정했고, 김정일 사망 당시 조문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그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베푼 '무한한 관용' 덕분에 그 자리까지 올랐다. 그랬던 자가 권력을 잡더니, '불관용의 칼날'을 휘두르며 타인의 경제적 자유를 재단하고 있다. 자신이 누린 자유는 권리이고, 국민이 누리는 자유는 '발암물질'이란 말인가. 이것이야말로 '관용의 역설'이자 내로남불의 극치다.


어디 이뿐인가. 내 집을 사고팔 때도 관청의 허가를 받으라는 '토지거래허가제'는 사유재산권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잠자는 시간, 생필품의 주문 방식, 거주하는 곳까지 국가가 통제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 전체주의적 배급제 시스템이자 '생활 계엄'이다.


"밤에 물건 시키지 마라", "집 살 때 허락받아라", "중국 비판하면 감옥 보낸다." 다음은 무엇인가? 야간 통행금지인가?


지금 이재명 정부가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국가가 허락한 자유만 누리라"는 것이다. 군사독재 시절의 긴급조치와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 과거의 독재가 총칼로 위협했다면, 지금의 독재는 법과 규제라는 몽둥이로 국민의 손발을 묶고 있다.


대통령은 "계엄은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틀렸다. 당신이 통치하는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국민들은 숨 쉴 권리조차 국가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거대한 수용소로 바뀌어가는 공포를 느낀다. 탱크만 없을 뿐, 우리의 자유는 이미 이 '보이지 않는 계엄군'에게 짓밟힌 지 오래다. 대통령은 썰렁한 농담을 거두고, 즉시 귀국해 이 참담한 '민생 계엄'부터 해제하라.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scks2ek2025-11-27 15:06:51

    에휴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25 18:21:29

    윤석열의 계엄은 3시간만에 끝났지만 이재명의 내란은 아직도 진행 중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25 11:33:45

    개버러지새끼.가짜계염령에서 진짜계엄령으로 갈려고?
    쉽지않아.관타나모갈 준비나해.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25 08:07:30

    정말 우리나라는 품격이 넘치고 넘치는 대통을 가진 나라라 생각됩니다. ㅠㅠ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24 22:24:59

    정확한 비판입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24 20:56:12

    현시대를 명확하게 꼬집어주는 칼럼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24 18:07:14

    찐내란 주범은 이텅!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24 17:25:22

    이 글 전국민이 보게 허는 방법 없을까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lrrp04712025-11-24 17:12:44

    잘 읽었습니다. 원고료가 미약하여 죄송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24 16:01:29

    기록으로 남길 글이에요ㅠ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11-24 14:40:27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속에 아름다움만 있었으면 좋을텐데.. 그런 날이 오긴 오겠지요?

  • 프로필이미지
    nicetaz12025-11-24 14:26:57

    언제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미국이 대신 싸워주는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새해 벽두부터 한미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예정됐던 한미 FTA 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미국이 타국의 국내법에 이토록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반응하는 건 이례적이다.이유는 명확하다. 이 법이 겉으로는 ‘가짜 뉴스 근절’을 내...
  2. 진실게임 격화.... 쿠팡, "국정원 직원 3명 만나…강에서 증거 건지라 말해" 쿠팡은 최근 발표한 개인정보유출의 자체 조사 결과와 발표해 국가정보원의 협조에 따른 것이라고 31일 거듭 주장했다.이재걸 쿠팡 법무 담당 부사장은 이날 국회 청문회에서 '국정원이 일방적으로 용의자를 접촉하라고 지시했느냐'는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질의에 "(국정원이) 12월 1일 처음 공문을 보내고, '국가..
  3. "이재명에게 보고됐다" 김현지의 음성, 그리고 피의자에게 돌아간 탄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들로부터 공천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당시 이재명 당 대표실에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으로 은폐되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확인됐다. 이수진 전 의원은 5일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김현지 당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당시 보좌관)과의 통화 내...
  4. 전두환이 무덤에서 기립박수 칠 '민주당의 독재론' 2026년 새해 벽두, 여의도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들려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국민은 돈만 벌게 해주면 독재도 환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연희동 어딘가에서 기립박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가 살아서 이 말을 들었다면 무릎을 치며 반겼을...
  5. [칼럼] 오죽했으면 노조가 나서서 "대형마트 규제 풀어달라" 외칠까 오죽했으면 노조가 나서서 "대형마트 규제 풀어달라" 외칠까정치인들에게 '반(反)기업 정서'만큼 달콤한 마약은 없다. 거대하고 탐욕스러워 보이는 '공룡(대기업)'을 사냥하여 마을 사람들(소상공인)에게 고기를 나눠주겠다는 서사는 얼마나 매혹적인가. 지지자들에게는 정의 구현이라는 '도파민'을, 정치인에게는 표심이..
  6. [종합]이혜훈 '갑질'에 민주당 '폭발'… 사퇴론 들불처럼 이재명 정부가 '국민 통합'과 '경제 전문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후보자의 과거 '12·3 내란' 옹호 전력에 이어 인턴 직원을 향한 충격적인 폭언 녹취가 공개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는 비토론이 쇄도하고 있다. "너 아이큐 ..
  7. [칼럼] 대통령의 자격 국가 지도자의 자격은 어디서 오는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이전에, ‘우리가 누구이고, 적이 누구인가’를 구분하는 명징한 인식에서 온다. 그런데 2026년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의 입에서 그 인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서 그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귀를 의심...
  8. 새미래민주당, 정당 최초 웹드라마 <강소의 기적, 새민상사> 제작 발표 새미래민주당(새민주)은 8일(목)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사 최초 정치풍자 웹드라마  제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일 오후 2시30분에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소극장 '필름포럼'에서 시즌1을 공개하는 시사회도 예정되어 있다.웹드라마에서 '새민상사 대표'로 분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번 시도를 "대한민국 ...
  9. 김병기 고발만 11건, 서울경찰청 통합 수사 착수…가족까지 수사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이 경찰 수사로 간다. 서울경찰청은 31일, 김 전 원내대표와 관련된 고발 사건 11건 중 10건을 공공범죄수사대에 모아 통합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민주당 내 도덕성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보좌진의 녹취록 등 구체적 증거가 쏟아지면서 사법 처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
  10. [전병헌 기고] ‘셰셰 외교’의 함정 : 전략적 모호성인가, 전략적 굴종인가 정부는 ‘하나의 중국 존중’ 발언과 ‘적대적 두 국가론’ 수용 의혹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자초한 “중국에는 셰셰, 미국에는 땡큐”라는 이른바 ‘셰셰 외교’가 단순한 말장난을 넘어, 이제는 국정 운영의 실질 기조로 ..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