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 연합뉴스]
이것이 과연 대한민국 국익을 고민하는 자들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 이는 단순한 의견이나 전망이 아니다. 명백한 현실을 부정하고, 쓰라린 과거의 교훈을 외면하며, 국가를 나락으로 이끌려는 위험천만한 선동일 뿐이다. 이 허무맹랑한 헛소리를 깨부수는 것은 더 이상 논쟁의 영역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위한 의무다.
우선, 말장난이 통하지 않는 숫자의 영역부터 보자.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탐내는 가장 큰 시장은 어디인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의 한 해 '가계 최종 소비지출' 규모는 약 18조 달러에 달한다. 이 숫자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감조차 오지 않는 이들을 위해 덧붙인다. 그 뒤를 잇는 2위 중국(약 7조 달러), 3위 일본(약 3조 달러), 4위 독일(약 2.5조 달러), 5위 영국(약 2조 달러)의 소비력을 모조리 합쳐도 14.5조 달러에 불과하다. 게다가 EU전체를 합쳐도 미국 시장에 명함조차 못내민다. 전 세계 2, 3, 4, 5등을 다 합쳐도 미국 시장 하나를 당해내지 못한다는 이 냉혹한 현실이 바로 우리가 외교와 경제 정책을 세워야 할 출발점이다.
이런 '대체 불가능한' 시장을 포기하자고 주장하는 자들은, 그 대안으로 중국을 이야기한다. 제정신인가? 우리는 이미 '한한령(限韓令)'이라는 치욕적인 경제 보복을 통해 중국 시장의 본질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그들에게 시장이란 상호주의에 입각한 교역의 장이 아니라, 공산당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언제든 우리 기업의 목을 조를 수 있는 무기일 뿐이다. 한번 깨진 신뢰 위에서 무슨 정상적인 교류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심지어 이제 중국은 우리에게 실익마저 없는 시장이 되었다. 한때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흑자를 안기던 시장이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이제 우리는 중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돈을 벌어다 주기는커녕, 오히려 우리 국부를 가져가는 시장에 더 목을 매자는 것이 도대체 어느 나라를 위한 해법인가. 아프리카나 네팔 같은 나라들조차 그 폭압적인 외교를 견디지 못하고 등을 돌리는 것이 지금 중국의 현실이다. 전 세계가 '탈중국'을 외치며 위험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왜 우리만 그 함정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가려 하는가.
상황은 너무나도 명백하다. 한쪽에는 '18조 달러'라는 압도적인 규모와 '무역 흑자'라는 실리를 안겨주는 기회의 땅이 있다. 다른 한쪽에는 '무역 적자'라는 부담과 '한한령'이라는 배신의 기억을 안겨준 위험한 땅이 있다. 이 간단한 산수조차 못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주장은 의도적인 국익 훼손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역사의 증언은 냉혹하다. 자유 민주주의를 지향하지 않고 선진국 반열에 오르거나 그 지위를 유지한 국가는 단 한 개의 예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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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외교천재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 중국 한정 외교천재?
외교를 왜 외줄타기라고 하겠는가.
그만큼 민감하고 섬세하며 조심스러워야 할 일이라는 말 아니겠는가.
그래서 생각없이 마구 질러대서 성취할 수 잇는 게 무언데?
이 시국, 빚진 넘 옹위하느라 친중을 넘어 찐중을 획책하는 무리들이 매국노다.
중국에 빚진 게 아닌 이상 전 세계가 혐오하는 나라에 목맬 이유가 없죠
우리가 다 아는 그 유심 개딸들이 어디서 나왔을까
제발 정신 좀 차리자고 소리치고 싶다.
심각한 문제인데 제대로 다루는 언론이 여기밖에 없다니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무런 대안없이 선동만 일삼는 무책임한 족속들이 나라를 망치죠~
말로는 민생을 외치지만 정작 개인의 이익과 더불어범죄당의 득실만이 중요한 정부를 걸러내는 못한 대한민국 절반의 유권자들에게 분노를 느낀다
위험한 국익 훼손 행위를 언제까지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