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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재보궐 선거, 안방만 지킨 여.야, 완패한 조국당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10-17 10:59:40
  • 수정 2024-10-17 20:39:24


10·16 보궐선거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반전은 없었다. 


자리 뜨는 조국혁신당 지지자 (영광=연합뉴스)  

민주당이 한때 1위였던 부산금정을 놓친 이유 


부산금정에서 이겼다면 정권심판론의 깃발에 각이 서는 상황이었다. 조국혁신당의 일방적 양보를 강요해 무리한 단일화를 추진한 점이 야권의 가장 큰 패인이었다. 누구로 단일화해도 국힘 후보를 이기는 여론조사가 나왔는데, 결과가 더블스코어 패배라면 단일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단일화의 대상이 된 후보의 지지층이 인정하지 못하고 비토를 한 것이다. 아름답지 못한 단일화였고, 일방적 양보를 한 조국 대표는 자기당 지지층을 설득하지 못했다. 

이재명의 재판 출석으로 조국 대표에게 대리 유세를 부탁했는데, 조국 대표는 후보와 다니지 않고 따로 돌아다녔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그런 식의 유세는 지지로 보기 어렵다. 

김영배 의원은 과로사로 순직한 전임 구청장 때문에 벌어진 보궐선거에 대해 '국힘 원인제공, 혈세낭비'라는 초대형 실언을 해서 패인을 키웠다. 



부산 양보해도 영광만 이기면 된다 생각했던 조국  


부산에서 벌어진 양보가 영광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 10월 3일, 불리한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하며 대승적 양보를 했던 조국 대표. 그러나 양보와 관용은 언제나 강자의 몫이다. 약자가 하는 양보는 굴복으로 비춰지고 강자를 패권주의자로 만든다. 전혀 아름답지 않은 부산 금정의 단일화 이후, 엉뚱하게 영광에서 선전하던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영광의 유권자들이 '조국당을 민주당의 대체제'로 생각하다가 '보완재'로 생각하기 시작한 대목이다. 조국당이 민주당 보완재라면 민주당에 실망했던 유권자들이 굳이 찍어줄 이유가 뭐란 말인가? 이후 진보당 후보가 역으로 선전하기 시작하면서 한때 1위 였던 장현 후보는 지지율 3위로 내려가는 수모까지 겪게 된다. 


이로써 조국혁신당의 지역적 교두보 달성은 실패했으며,  이를 통해 차기 지선의 거점을 만들려는 목표는 좌절되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은 너무나 많고, 반짝이던 조국혁신당도 그 중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안방에만 집착했던 이재명  


조국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낸 이재명은 영광에 지원유세를 집중했다. 원래 영광에 집중해야 했던 조국은 이재명의 부탁으로 부산금정을 돌았다. 코미디의 한 장면 같았다. 이재명에게는 정권심판(부산금정)보다 더 급한 일이 있었다. 훗날 대권 라이벌이 될 지 모르는 조국의 싹을 호남에서 반드시 밟는 것이었다.  



부산금정을 윤석열 각세우기의 교두보로 삼은 한동훈   


만약 국민의힘이 부산금정에서 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친윤계들의 등쌀에 한동훈은 대표자리 지키기도 힘들게 될 것이라고 언론들은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국힘은 큰 표 차이로 부산금정을 지켰다. 한동훈은 선거 다음날 최고위에서 바로 김건희의 대외활동 중지를 촉구했다. 한동훈이 최고위에서 김건희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인기 없는 대통령을 공격하고 차별화해야 차기 주자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보궐 전의 한동훈은 그렇게 들이박을 힘이 부족했지만, 이제 윤-한갈등의 주도권은 시간이 흐를 수록 한동훈의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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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7 16:19:40

    남의당 선거결과 분석만 잘하면 뭐합니까?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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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kimapp2024-10-17 14:51:19

    막산당이 부산 금정에서 승리를 원했다면, 이재명과 조국이 선거지원유세 가지 말았어야 했다. 유권자들이 윤석열 욕하다가 감방가게 될 피고인들의 면상을 보고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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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7 14:48:54

    늘 당을 장악하고 경쟁자를 공격해 크던 이재명, 사실상 집회 나간 지지자들이 키워준거나 마찬가지인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조국. 이들은 여기까지가 한계가 아닐까요? 이들의 실체를 눈치채진 못해도 기대치가 있을텐데 이젠 좀 무너졌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이들의 좋은 먹이감이 되주는 윤석열도 얼른 힘 좀 빠져서 누가 먼저 가든 다른 이들도 같이 망하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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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7 14:08:27

    이재명과 조국은 이미 같은 부류
    국민들이 이제는 좀 알아주면 좋겠네요
    둘 다 감방 가면 속이 시원하겠네요
    그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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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4-10-17 12:33:11

    이재명과 조국의 민낯이 드러났고, 국힘  우세 지역 지지자는 국힘 후보를, 더민주 우세 지역 지지자는 더민주 후보를 뽑았구나.
    이변은 없었고 금정구에선 20% 격차가, 호남 두 곳은 압도적이지 않은 표차라는데 의미를 두고, 이재명은 정치력마저 개차반이구나 그냥 이렇게 생각했는데, 기자님의 분석 기사를 보며 눈이 확 트이는군요..
    정치, 선거라는 게 생물이라는 말 실감해요. 그 결과에 따른 의미도 상당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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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n23212024-10-17 12:27:40

    조국의 한철장사가 끝난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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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7 11:50:07

    이번 재보궐 요약: 윤석열 임기가 한참 있을때는 비록 이재명을 앞세워도 정권심판론이 어느정도 먹혔지만, 반환점을 돈 이상 정권심판론이 약해졌음은 물론 정권교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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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ame26782024-10-17 11:26:46

    전과 4범은 대권 후보 제거는 꼭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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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32024-10-17 11:11:07

    프레임메이커 파이팅

아페리레
웰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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