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배경 발언 파문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사의를 표명한 12일 밤, 현 정부(‘저쪽’)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 사건 등 ‘기소 문제’를 ‘지우려 한다’고 언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최근 노 대행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싼 법무부-검찰 간의 갈등이 현 정부의 사법 리스크 방어 시도와 직결되어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노만석 전 대행은 이날 밤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정권이 기소해 놨던 게 전부 다 현 정권 문제가 돼버리고, 현 검찰청에서는 저쪽에서 요구하는 것을 받아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저쪽에서 지우려고 하고 우리(검찰)는 지울 수 없는 상황이지 않나. 참 수시로 많이 부대껴왔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출근하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서울=연합뉴스)
정무적 판단 논란 끝 사퇴…이재명 사법 리스크와 충돌
노 전 대행의 ‘저쪽에서 지우려는 기소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노 전 대행은 지난 7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 포기를 결정했는데, 이는 법무부의‘신중히 판단하라’는 의견'을 참고한 정무적 판단이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사건은 이 대통령이 연루된 대표적인 사법 리스크로 꼽히며, 이 결정은 검찰 내부의 거센 비판과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의 표명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 개발 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등 여러 건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검찰 수사 및 기소 대상이 되어왔다. 노 전 대행의 발언은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압력을 가하거나 축소를 시도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4개월이 20년보다 길었다” 토로
노 전 대행은 사의 표명까지의 고심을 밝히며 “4개월 동안 차장을 했던 것이 20년 동안 검사생활한 것보다 더 길었고, 4일 동안 있었던 일이 4개월보다 더 길었다”고 토로했다.그는 짧은 직무대행 기간 동안 겪은 현 정권과의 ‘조율이 쉽지 않았던’ 갈등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홀가분해 시원섭섭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사실 제가 한 일이 비굴한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검찰을 지키기 위해 한 행동”이라고 강변하며 “제가 빠져줘야 (검찰 조직이) 빨리 정착 된다고 생각해서 빠져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자신의 항소 포기 결정과 사퇴가 검찰 조직을 지키기 위한 ‘희생’이었다는 뜻으로, 검찰의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현 정부의 압력 사이에서 고뇌했음을 시사한다.
노 전 대행의 퇴진으로 검찰은 총장 공백에 이어 ‘대행의 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아니 아까 기사보고 걱정될 정도였다니까요
어떻게 시다렸을지는 뻔한데 할 얘기가 있음 그냥 하지 차차 한다고 하니 걱정되더라구요
20년 동안 없는 듯이 검사 생활 했으면 사퇴하는 마당에 큰 용기라도 내보지 저렇게 심약한 사람이 어떻게 그동안 검사 노릇을 했을까 의아합니다
이 와중에 검사들 집단 항명했다고 검사 다 없애야 한다는 개딸 댓글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대장동이 처음부터 검찰의 조작이고 몸통은 윤석열이라고 믿는 댓글도 봤다
후배 검사들 위해 좀 더 강단있게 해 줄 수는 없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물론 요즘같은 시절에 정의감을 요구한다는게 어렵기는 하지요..
이런 상황을 만든 쪽이 제일 문제인데 해결하기가 참.. 그죠?
기사 잘 봤습니다.
좋은기사 늘 잘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