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양치기 소년' 된 정부, 팩트시트 없는 '세 번째 타결' 발표
  • 김남훈 기자
  • 등록 2025-11-09 22:07:49

  • 7월 31일 타결, 8월 26일 타결 이어 세 번째 '타결'
  • 핵잠 건조지 두고 엇갈린 한미 정상 발언
  • 반복되는 '선언', 흔들리는 '성과'

'양치기 소년' 된 정부, 팩트시트 없는 '세 번째 타결' 발표


'관세 타결', '완벽한 회담' 이어 또 구두 합의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담은 '공동 설명자료(JFS)' 발표가 2주 가까이 지연되면서 정부의 외교 성과 홍보가 공신력을 잃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31일 '관세 협상 타결'을 선언하고, 8월 26일 정상회담 직후에는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의 성공적 회담'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횟수로만 세 번째인 이번 '타결' 역시 기초적인 팩트시트조차 제시되지 못하면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미 트럼트 대통령에게 신라금관을 선물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국방장관 "금명간 나온다", 이유는 '미국 내 조율'

안규백 국방장관은 9일 KBS에 출연해 공동 설명자료가 "완성 단계에 다다랐고 금명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건조 문제가 새롭게 포함되면서 "미국 내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분야는 합의가 끝났지만, 안보 사안인 핵잠 협력 조항을 두고 문구 정리가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7월 31일 이재명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첫 번째 관세협상 타결 (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핵잠 건조지 두고 엇갈린 한미 정상 발언

그러나 단순한 문구 조율이 아닌, 핵잠 건조 방식을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 보인다. 안 장관은 '국내 건조가 합리적'이라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건조 장소로 미국의 '필리조선소'를 거론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대통령실은 "정상회담 기록을 보면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에서 짓는다'고 말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조율되지 않았음을 시인한 셈이다.


8월 26일 한미정상회담 직후 대통령실 브리핑, 두 번째 관세협상 타결(SBS뉴스화면 갈무리)


미국의 '핵확산 우려'가 진짜 변수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핵확산 방지 우려 역시 발표 지연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안 장관은 "방어형 잠수함"이라며 주변국 반발을 일축했지만, 미국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권한 확대 지지 문구를 설명자료에 담는 데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역시 "안보 분야에서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며 "회담에서 새로운 얘기들이 나와 이를 반영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밝혀, 정상회담 당시 완결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반복되는 '선언', 흔들리는 '성과'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양치기 소년"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지난주' 혹은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시점이 이미 지났다. 구체적인 결과물 없이 '경제·안보 복합 외교'의 성과만 반복적으로 홍보해 온 이재명 정부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11 12:24:51

    환율보면 답이 나오지요
    입만 열면 구라치는 사기 정부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10 22:42:38

    이 넘의 무능한 정부는 거짓말 아니면 지탱이 안 됨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11-10 13:50:36

    진실이라고는 1도 없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10 10:39:09

    좋은기사 잘읽었습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1-10 03:32:44

    기사 감사합니다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이낙연 "피고인 대통령 만들려 법치 짓밟아"... 공무원 사찰 '전체주의' 맹비난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15일 현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정부의 75만 공무원 감찰 시도를 '전체주의'에 빗대고, "민주주의 붕괴"를 경고했다.이 고문은 "한국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허물어지려나"라고 반문하며 "피고인 대통령을 무죄로 만들려고 법치주의를 짓밟는 일은 이미 계속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3. 남욱 "내 재산 동결 안 풀면 고소"… 도둑의 오만은 법치의 죽음에서 자란다 검찰의 '항소 포기' 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대장동의 '키맨' 남욱이 입을 열었다. "동결된 자산을 풀어주지 않으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 도둑이 되려 파수꾼에게 '내 몫을 빨리 내놓지 않으면 혼쭐을 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다.법치(法治)와 법을 이용한 통치....
  4.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5.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6.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7.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