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라호텔 [서울신라호텔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재명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본인이 주도했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두고 "외환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슷한 시기, APEC 행사를 이유로 신라호텔은 50일 뒤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던 예비부부에게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날렸다. 전혀 다른 두 사건처럼 보이지만, 실은 같은 뿌리에서 뻗어 나온 '비정상 국가'의 단면을 보여준다. 바로 국가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리고,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리더십의 민낯이다.
대통령의 '외환위기' 발언은 그야말로 유체이탈 화법의 극치다. 3500억 달러 투자도 성에 안차는지 더 많은 투자카드를 결정하고 미국과 한국의 언론앞에서 발표한 주체가 바로 이 대통령 자신이다. 귀국해서는 '성공적인 협상'이었다며 자화자찬까지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것이 나라를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본인이 직접 대한민국을 외환위기로 몰아넣는 협상을 하고 왔다는 자기고백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넘어, 국가 리더십의 근간인 '책임'과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다. 국제 사회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직접 나선 약속조차 스스로 부정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재정 현실을 무시한 공약을 남발하다 국가 부도를 맞았던 그리스 정치인들이 떠오른다. 그들 역시 위기가 닥치자 자신들의 책임을 외부 탓으로 돌리며 국민을 기만했다.
신라호텔의 결혼식 취소는 그 위선적인 행태에 기가 막힐 지경이다. 인구 절벽이 국가 존망의 문제라며 매일같이 언론에 대고 절박함을 호소하던 정권이 아닌가. 쇼를 좋아하는 정권이니만큼, 이번 사태를 청년들을 응원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었다. "국가 대사도 중요하지만, 인구 위기 극복의 최전선에 있는 한 쌍의 출발이 더 소중하다. 정부가 청년들의 결혼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장소를 옮기겠다"고 발표했다면 얼마나 극적인 메시지가 됐겠는가.
하지만 그들이 택한 것은 가장 손쉽고 폭력적인 전체주의적 방식이었다. 국가라는 장화발로 개인의 일생일대사를 짓밟는 길을 택했다. 이것만 봐도 그들이 외치는 '청년'과 '미래'가 얼마나 공허한 구호인지 드러난다. 시중에서는 "여기가 서울인지, 베이징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이 '성공 개최'를 명분으로 시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고 사유재산을 침해했던 것과 무엇이 다른가. 정작 이 대통령 아들은 철통 보안 속에서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나. 자기 자식의 경사는 국가적 중대사고, 보통 국민의 일생일대 행사는 국가를 위해 희생해도 좋은 부속품이란 말인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국민들이 나라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무지나 수준이 아니라 진짜 자기 일만 아니면 된다 또 그럴 일은 없을거다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거 솔직히 대부분이 알기까지 답이 없는듯요 우리는 늘 하던대로 목소리 내겠지만요
이런 일들이 별거 아닌 것 처럼 지나가는게 무섭네요
요새 돌아가는 꼴 보면 정말 정신이 이상해지는거 같습니다
이재명 지지율 나오는거 봐라. 조희대를 흔글어도 지지하는 국민수준. 이해를 못하니 이재명 같은 범죄자를 좋다고 뽑지. 사기ㄲ ㄴ한테 당하고도 또 사기 당하는 국민수준은 선한게 아님 그냥 멍청한거지. 개 돼지 취급을 슷.로 자처하는데 누가 사람 취급하냐
이재명 찍은 인간들만 댓가를 치루었으면 좋겠다. 이재명되도 베네수엘라 안 됐다는 무식한 글 보고 이재명이 되도 할 말이 없다. 무식한 인간이 더 많으면 망하는거지
맞습니다 국가가 저런 횡포를 저지르러면 더 큰 대의가 있어야 하는데 개인의 자유보다 더 큰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