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협상 초기 요구안에 대해 "동의했다면 탄핵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협상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는 동시에 얼마가 터프한 협상 상황이었는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이 발언은 정상회담 직후 정부가 내놓은 공식 평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강유정 대변인은 '합의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된 협상'이라며 역사적 성공을 자평했다.
잘 된 협상이라니 지지율을 올려줬던 국민은 혼란스럽다. 대통령의 말 대로라면 정부는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 불리한 협상을 '잘된 협상'으로 포장하여 국민을 기만한 것이 된다.
연합뉴스 TV 유튜브 화면 갈무리
스스로 만든 '탄핵의 덫', 향후 대미 협상의 족쇄
더 큰 문제는 대통령이 스스로 향후 대미 협상의 기준을 '탄핵'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이 대통령은 '미국의 불리한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곧 탄핵 사유가 될 수 있음을 공인했다. 이는 향후 모든 대미 협상에서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작용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협상 결과가 나오든, 야권과 비판 세력은 "탄핵을 언급했던 과거의 그 요구안보다 유리한가?"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대통령이 외교적 유연성을 발휘해 일부 양보하는 전략적 선택을 내릴 경우, 이는 곧 '탄핵감'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단 한 번의 인터뷰 발언으로,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적 입지를 스스로 좁히고 정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정치적 실책을 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종종 '자살'이나 '죽음'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극단적 전제를 만들고 대중을 설득하거나 선동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지난 8월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이 매우 힘든 상황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해 '탄핵'이라는 단어를 꺼내 든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자충수가 될 것이다. 과거에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내뱉은 말들이 위증교사나 허위사실 유포 등 법률적 리스크로 돌아왔고, 수많은 정치적 공격의 빌미가 되었던 경험을 본인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극단적 화법은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해치고 리더십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말장난 대마왕
성공한 협상이라고 지랄떨땐 언제고 ㅋ하여간 막산새끼 티를 낸다니까
막무가내 트럼프를 상대로,
기축통화국 미국을 상대로 협박을 하는 건가?
국가 수장이 이게 뭔 만용인지 기가 차다.
이번엔 또 어떤 설화로 타개하려고 할지. 언론이 비판을 접고 받아쓰기만 하니 원.
국민을 바보로 알고 아무말이나 내뱉는 중.
오~ 그러네요 ㅎ
이재명이 대통령인 걸 인정해 찢트레스를 줄이려고 하는데 하는 짓마다 진짜 분노를 유발합니다.
쉽지 않은 협상인것은 알지만
최상목이 했으면 더 잘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