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4일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가 민주주의, 경제, 대외관계 등 '3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 상황을 "우려했던 대로"라 규정하며,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국가 리스크로 전이되고 경제와 외교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등교하는 이낙연 상임고문 (2024년. 팩트파인더 자료사진)
사법 리스크가 국가 위기로
이 고문은 민주주의 위기의 핵심으로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붕괴를 지목했다. 그는 "대통령의 5개 재판이 모두 중지됐다"며 법원이 헌법 84조의 불소추특권을 이유로 기존 헌법 해석을 뒤집었다고 짚은 것이다. 그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과 위헌 논란이 있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등을 사법부 장악 시도로 규정하며 "이게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무관할까"라고 반문했다. 이 고문은 "개인리스크가 국가리스크로 번졌다"고 단언하며,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대통령 개인의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제 위기와 관련해 이 고문은 한미관세협상 난항으로 인한 철강, 자동차 수출 급감을 우선 지적했다. 특히 5,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은 내년도 총예산에 육박하는 과도한 부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 1인당 1,350만원 꼴"이라며, 투자금의 사용처와 수익 배분까지 미국이 결정하는 구조는 경제 주권의 심각한 침해라고 설명했다.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추가 구매 약속까지 더해져 국내 투자와 고용 여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산업이 이미 흔들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산업 대책보다 "'빚내서 돈뿌리기'가 두드러진다"고 비판하며, 국가부채 급증을 외면하는 재정 정책이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고문은 대외관계 위기의 본질로 한미동맹의 불안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한국에 대한 불신을 거칠게 표출한다"고 전하며, 정부가 정치적 불상사를 피하는 대가로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떠안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앞서 언급된 대미 투자 및 에너지 구매 약속을 의미하는 것으로, 동맹 관계가 상호 호혜가 아닌 일방적 비용 청구 관계로 변질되었음을 시사한다. 이 고문은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이 연대를 과시하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오히려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관성 없는 대외 정책 기조를 비판하며 "표변에 무능이 겹치면 최악"이라고 현 외교안보 라인을 직격했다.
이낙연 고문의 '3대 위기' 지적은 생전에 '민주주의, 민생경제, 남북관계의 3대 위기'를 거론하며 국가의 앞날을 우려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를 연상시킨다. 퇴임 후 사실상 직접적인 정치력을 행사할 수 없었던 김 전 대통령조차 '필요한 조언과 노력'을 다하겠다며 시대의 원로로서 마지막 책무를 강조했다.
이 고문 역시 국가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고민의 맥락은 김 전 대통령과 궤를 같이하지만, 그의 현재 처지는 다르다. 그의 경고는 단순한 조언이나 우려 표명에 머무르지 않는다. 정치적 미래가 열려 있는 야권의 지도자가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국민을 설득하여 새로운 흐름을 만들려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고문의 메시지는 원로의 우려를 넘어, 대안을 자처하는 현역 정치인의 활발하고 계산된 정치 행위로 해석해야 마땅하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전치인의 언어를 듣고 싶다. 정치적 논쟁을 하고 싶다. 제대로 된 정치인을 원한다
윤석열이 나라 망친다고 걱정하던 문. 내란 척결로 속 시원하겠어.
이낙연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나라 걱정하는 분은 이낙연 전 총리님뿐인 듯요. 감사합니다.
정치 참여에 한계를 느낄때마다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든든한 큰 어른의 존재가 절실했어요
다른분께 그 부분을 기대했지만 이낙연 총리님이 그 역할을 해주셔서 다행입니다
이 나라에 정치 원로들은 다 어디가셨나 이낙연고문님 말고는 말 한마디 하는 사람이 없네요.
정치인들에게서 내용 없는 악다구니 말고 이런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기사 잘 봤습니다
정말 저런 분을 두고...대시보드로 들어왔는데 좋네요.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