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하는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 (jtbc 유튜브 화면 갈무리)
국회 소통관 – 2024년 9월 4일
다음은 강미정 대변인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광장에서 함께 마음을 모아 주셨던 민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조국혁신당 대변인 강정입니다.
오늘은 검찰 개혁 공청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자리에 서는 대신, 참담한 현실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곳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정말 송구합니다.
당내 성추행 및 괴롭힘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달에 당을 떠났습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당의 신의'를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지난 9월 1일 제명되었습니다. 함께했던 운영위원 세 명도 징계를 받았습니다.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 유지 위반'이라는 이름의 징계를 받고 며칠 전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도 지금 이 순간 사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 비위 문제를 최초로 접수받고 당에 보고한 여성위원회 실무 담당 의원실 비서관은 당직자에게 폭행을 당했고, 사건은 검찰에 송치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침묵을 끊고 오늘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저는 검찰 개혁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바랐습니다. 거대한 권력에 맞서며 '저 하나 정의롭게 쓰이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마음으로 조국혁신당에 입당했습니다. 지난 1년 6개월, 여의도에서 보낸 이 시간은 제 인생 가장 뜨겁고 치열한 시간이었습니다.
'함께는 너무 길다'라는 슬로건을 목이 터져라 외쳤고, 검찰 독재의 조기 종식을 위해 온 마음과 영혼을 불태웠습니다. 제가 곧 조국혁신당인 것처럼 그 안에서 살고, 울고, 그리고 달렸습니다.
저는 아직도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검찰 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 그리고 정권 교체와 윤석열 탄핵 및 구속, 내란 종식이라는 경량 속에서도 그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길 위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그리고 괴롭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외면하거나 모른 척하던 시선들입니다.
처음에는 저 혼자 감내하면 될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언젠가는 가해자들이 부끄러움을 알 거라고 믿었습니다. 함께 엄혹한 시기를 견딘 동지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보다 더 어린 사회 초년생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도와달라'고, '손을 잡아달라'고,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던 성추행과 직장 괴롭힘 앞에서 그들의 삶이 쓰러져 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들의 손을 잡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그리고 인생의 선배로서 제가 져야 할 책임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습니다.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 기구 설치 요구는 한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가해가 쏟아졌습니다. "너 하나 때문에 열 명이 힘들다", "우리가 왜 네 눈치를 봐야 하냐" 등 여의도에 막 발을 들인 청년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말들이었습니다. 게다가 당무원과 일부 고위 당직자들은 SNS에서 피해자와 조력자들을 향해 '당을 흔드는 것들', '배은망덕한 것들', '종파주의자'라고 조롱했습니다. 문제 제기는 '옳은 척 포장된 싸움'으로 매도되었습니다.
사건이 접수된 지 다섯 달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당의 피해자 지원 대책은 그 어떤 것도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피해자 보호와 회복이 외면당하는 사이에 피해자들은 당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더는 기다릴 수 없음을, 그리고 떠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하게 된 이유입니다.
결과는 불공정했습니다. 피해자를 지키려 했던 이는 재심 청구 3주 만에 기각, 제명이 확정되었습니다. 반면 재심을 청구한 가해자는 60일을 꽉 채운 끝에 결국 제명이 확정되었습니다. 정의는 왜 이렇게 더디고, 불의는 왜 이렇게 신속합니까?
우리는 기다렸습니다. '815 사면'을 기다렸고, 사면 이후 당이 제자리를 찾고 바로 잡힐 날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깨닫습니다.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는 오늘 조국혁신당을 떠납니다. 광야에서 춥고 외로운 싸움을 하게 될지라도 멈추지 않겠습니다. 광야는 언젠가 광장이 될 것이고, 그곳에서 각자의 짐을 짊어진 동지들과 다시 만나 연대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국회 소통관에서 이렇게 목소리 낼 수 있는 이 자리에 선 저도 기득권입니다. '억울하다'는 말조차 못하고,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한 채 눈물 삼키며 먼저 당을 떠나야 했던 이들은 가지지 못했던 이 기회를 저는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대변인으로서, 소통관에서 얻는 특권을 통해 그들의 몫까지 말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려 합니다.
'돕지 못해 미안했다'고 말했던 이들, '불의와 손잡지 않겠다'며 작은 투쟁의 의미로 당과의 재계약을 거부하고 떠난 이들, 끝내 응어리진 가슴으로 사라져야 했던 가장 뜨거웠던 '파란 불꽃'들에게 당신들의 분노와 눈물, 헌신과 상처를 잊지 않겠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멋지게 해결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공감과 연대의 대가로 상처받고 모욕당한 많은 당원 동지들께도 위로와 감사를 전합니다. 우리가 함께 겪은 아픔이 헛되지 않기를, 오늘의 눈물이 내일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믿습니다.
대변인으로,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또 지역위원장으로 당원 동지들과 함께 흘린 눈물과 기다림을 꽃으로 피워내지 못해 참으로 아프지만 함께했던 모든 순간은 후회가 없습니다.
입당하며 다짐했던 약속이 있습니다. '주변의 작은 목소리를 잘 듣고 가장 크게 증폭시키겠다'고. 오늘의 이 목소리가 또 다른 침묵을 깨우는 시작이 되기를 간절하게 소망합니다.
조국혁신당은 떠나지만 우리 사회를 혁신하는 길은 결코 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끝까지 작은 목소리를 증폭시키겠습니다.
비 오는 밖에도, 국회 소통관에도, 그리고 장기 광장에도 함께 마음을 모아 발걸음해 주신 당원 동지들께 진심으로 다시 한번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끼리끼리라는 생각이 들 뿐. 더러운 것들.
아,조국
이름이 아깝다
하는 행동을 보면
개 구가 맞는데
. . . . .
그동안 해결하는 척 하더니 안에서 온갖 패악질을 다 하고 있었네요
그런데도 분위기 파악도 안 하고 sns글이나 쓰고 사진이나 찍는 조국
진짜 한심합니다
조국당 내 성추행 밑 괴롭힘 피해자들 모두 응원합니다 피해자들과 연대하신 모든 분들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역시 조국은 파국이 맞네요
역시 조국은 구리군
추잡한 조국과 이재명
위선과 가식의 조국혁신당!!!
범죄자가 군림하는 정당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