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참석한 박찬욱 감독과 '어쩔수가없다' 배우들 [로이터=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No Other Choice)'가 제82회 베네치아 영화제 공개 직후 서구 주요 매체로부터 만장일치 극찬을 이끌어냈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는 31일(현지시간) 기준, 17개 리뷰 전체가 긍정 평가를 매겨 신선도 100%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영국 BBC는 "황홀하게 재미있는 한국의 걸작은 올해의 '기생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별점 5점 만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올드보이', '아가씨' 등을 만든 거장의 신작이 경제적 불안을 다룬 '암울하면서도 웃긴' 코미디라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버금가는 세계적 히트작이 될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 역시 "통제된 혼돈을 보여주는 마스터클래스"라며 극찬 대열에 합류했다. 버라이어티는 박 감독이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영화감독일 수 있다는 증거"라며, 해고의 광기를 풍자한 블랙 코미디가 베니스 경쟁 부문을 빛냈다고 보도했다.
스크린데일리는 영화의 주제를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매체는 "극도로 재미있지만, 동시에 장기 실업자의 절망과 기업의 잔혹성에 대한 가슴 아픈 탐구"라고 평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을 잠식함에 따라 우리 모두가 주인공 '만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의 동시대성을 날카롭게 짚었다.
지난 29일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참석한 박찬욱 감독 [AP=연합뉴스]이러한 서구 평단의 열광적 반응은 단순히 영화의 미학적 성취를 넘어, 그 안에 담긴 '반기업적' 정서와 '자본주의 비판' 코드가 현재 글로벌 문화 엘리트들의 지적 코드와 정확히 공명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기생충'의 성공 이후 하나의 공식처럼 자리 잡은 '부유층 조롱'과 '체제 비판' 서사가 박찬욱이라는 거장의 세련된 연출을 통해 다시 한번 재현되자, 서구 비평가들이 '기대했던 바로 그 작품'이라며 환호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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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기사 잘 봤습니다.
극장에 가서 보고 싶네요
문화는 커지고 정치는 지하로 떨어지고. 문화를 즐기는 국민수준은 올라가고 정치엔 나라 팔아먹은 인간에게 박수치는 기이한 이중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