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軍 수뇌부 전원 교체, 이건 '개혁' 아닌 '안보 파괴'다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8-28 23:59:16

  • 터키 에르도안의 길 가려는가, '정권의 군대' 만들다간 적(敵)만 웃는다

국방부 청사 [연합뉴스]

새 정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명분으로 내주에 현역 4성 장군 7명 전원을 교체하는 군 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 전원이 한꺼번에 군복을 벗는 것은 창군 이래 초유의 일이다.


정권은 이번 인사를 '계엄의 뿌리를 뽑는 개혁'이라 말한다. 그러나 시중에서는 "이건 개혁이 아니라 군대 파괴 아닌가"라는 말이 나온다. 군 수뇌부를 통째로 들어내는 것이 과연 국가 안보를 위한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라 할 수 있는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계엄 연루자'들을 솎아내 군의 정치적 중립을 바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7명의 대장이 계엄에 직접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잠재적 부역자'로 낙인찍어 모조리 잘라내는 것은 다른 속내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첫째, 군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공포다. 현 집권 세력은 군 조직을 여전히 '구체제의 잔재'이자 자신들에게 칼을 겨눌 수 있는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간주한다. '우리 편'이 아닌 지휘부는 믿을 수 없으니, 아예 싹을 잘라내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채워 군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군을 국가의 군대가 아닌, 정권의 군대로 만들려는 위험한 발상이다.


둘째, 권력 장악을 위한 '충격 요법'이다. 군은 국가 조직 중 가장 상징성이 큰 집단이다. 이런 군의 수뇌부를 일거에 교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모든 공직 사회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군도 이렇게 하는데, 너희라고 별수 있겠는가"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이는 국정 장악력을 단기간에 극대화하려는 정치적 계산이다.


2016년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실패한 쿠데타를 빌미로 군 장성 수백 명을 포함해 수만 명을 숙청했던 역사를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에르도안은 '반역자 척결'을 외쳤지만, 그 결과는 군의 전투력 약화와 정권의 노골적인 친위대화였다.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이 그와 무엇이 다른가. 북한이 연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한반도 안보가 살얼음판을 걷는 지금, 스스로 지휘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과연 국익을 위한 리더의 결단인가.


결국 이번 인사는 '개혁'의 탈을 쓴 '정치 보복'이자 '친위 부대 양성'에 가깝다. 국가 안보라는 본질은 뒷전이고 오직 정권의 안위와 사익(私益)만이 앞선다. 리더십의 부재가 낳은 비극이다. 이런 식의 인사로 과연 군의 사기가 오르고 전투력이 강해지겠는가. 웃는 것은 북한뿐이다. 


TAG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9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30 00:30:29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손에 넣었으니 군 장악하고 독재자 되겠다는 건가??? 대한민국 구할 방법은 없나!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9 13:42:13

    나라 나락가는거 한순간이네요..이런게 진짜 쿠테타 아닌지..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8-29 12:42:32

    실시간으로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는걸 보고 있자니.. 답답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9 11:38:37

    나라 망가지는 거 정말 한 순간이다
    절대로 권력을 다시 가져서는 안돼는 더불어매국당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9 11:26:20

    허허. 언론 잡은 보람 있네. 언론에 나와도 내란척결로 사이다. 지지율 오를 일만 남았네. 안보를 위해 내란 척결. 문재인아 니가 그토록 원하는 내란 세력 척결 이재명이 한다. 내란타령 진영타령 개딸되니 효능감 미치지.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9 11:23:21

    방위가 장관을 하니 별꼴을 다본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9 08:39:05

    이제 ”정치 보복은 모~~올래 하는 겁니다“도
    아닌 대놓고 하네 보란듯이 나라를 무너뜨리려는(?) 심보까지 담아서 우리나라 정말 큰일이다! ㅠ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9 04:03:17

    말그대로 미친자들의 정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9 01:13:38

    각 분야마다 충성 인사만 앉히고 전문성 떨어져 수준 떨어져 나라 나락 가게 하는 미친 정권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미국이 대신 싸워주는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새해 벽두부터 한미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예정됐던 한미 FTA 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미국이 타국의 국내법에 이토록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반응하는 건 이례적이다.이유는 명확하다. 이 법이 겉으로는 ‘가짜 뉴스 근절’을 내...
  2. "이재명에게 보고됐다" 김현지의 음성, 그리고 피의자에게 돌아간 탄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들로부터 공천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당시 이재명 당 대표실에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으로 은폐되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확인됐다. 이수진 전 의원은 5일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김현지 당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당시 보좌관)과의 통화 내...
  3. 전두환이 무덤에서 기립박수 칠 '민주당의 독재론' 2026년 새해 벽두, 여의도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들려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국민은 돈만 벌게 해주면 독재도 환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연희동 어딘가에서 기립박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가 살아서 이 말을 들었다면 무릎을 치며 반겼을...
  4. [칼럼] 대통령의 자격 국가 지도자의 자격은 어디서 오는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이전에, ‘우리가 누구이고, 적이 누구인가’를 구분하는 명징한 인식에서 온다. 그런데 2026년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의 입에서 그 인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서 그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귀를 의심...
  5. [종합]이혜훈 '갑질'에 민주당 '폭발'… 사퇴론 들불처럼 이재명 정부가 '국민 통합'과 '경제 전문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후보자의 과거 '12·3 내란' 옹호 전력에 이어 인턴 직원을 향한 충격적인 폭언 녹취가 공개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는 비토론이 쇄도하고 있다. "너 아이큐 ..
  6. 새미래민주당, 정당 최초 웹드라마 <강소의 기적, 새민상사> 제작 발표 새미래민주당(새민주)은 8일(목)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사 최초 정치풍자 웹드라마  제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일 오후 2시30분에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소극장 '필름포럼'에서 시즌1을 공개하는 시사회도 예정되어 있다.웹드라마에서 '새민상사 대표'로 분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번 시도를 "대한민국 ...
  7. [단독] "평양 뚫었다"던 그 무인기… 알고보니 알리발 20만원짜리 '스티로폼' [단독분석] "평양 뚫었다"던 그 무인기… 알고보니 알리발 20만원짜리 '스티로폼'전문가 분석 결과 中 상용 드론 '스카이워커 타이탄 2160' 알리·RC샵서 누구나 구매 가능군용 아닌 '취미·레저용' "주권 침해"라며 내놓은 증거가 고작 '중국산 짝퉁 조립품'북한이 10일 "대한민국이 평양 상공을 유린했다"며 ..
  8. [전병헌 기고] ‘셰셰 외교’의 함정 : 전략적 모호성인가, 전략적 굴종인가 정부는 ‘하나의 중국 존중’ 발언과 ‘적대적 두 국가론’ 수용 의혹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자초한 “중국에는 셰셰, 미국에는 땡큐”라는 이른바 ‘셰셰 외교’가 단순한 말장난을 넘어, 이제는 국정 운영의 실질 기조로 ..
  9. 권력이라는 뇌질환: 의원님들의 ‘전두엽’은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원에게 보좌진은 그림자이자 가장 가까운 정책 파트너다. 보좌진은 의원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사무처에서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엄연한 공무원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의원들이 보좌진을 개인집사나 하인처럼 부리고 있다. 가족의 심부름을 시키고, 집의 프린터, 심지어 ‘변기 수리’를 지시하고 입에 담지 못할 폭언에...
  10. 김병기, 앞에선 "尹정권 경찰 장악" 비난, 뒤론 윤핵관 찾아가 읍소 김병기 의원이, 정작 자신의 가족 비리 앞에서는 그토록 비난하던 '윤핵관'에게 읍소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정황이 드러났다.낮에는 "검찰 독재, 경찰 장악 저지"를 외치며 투사를 연기하고, 밤에는 정권 실세와 '짬짜미'를 벌여 법망을 피해 나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이 나...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