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청사 [연합뉴스]
새 정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명분으로 내주에 현역 4성 장군 7명 전원을 교체하는 군 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 전원이 한꺼번에 군복을 벗는 것은 창군 이래 초유의 일이다.
정권은 이번 인사를 '계엄의 뿌리를 뽑는 개혁'이라 말한다. 그러나 시중에서는 "이건 개혁이 아니라 군대 파괴 아닌가"라는 말이 나온다. 군 수뇌부를 통째로 들어내는 것이 과연 국가 안보를 위한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라 할 수 있는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계엄 연루자'들을 솎아내 군의 정치적 중립을 바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7명의 대장이 계엄에 직접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잠재적 부역자'로 낙인찍어 모조리 잘라내는 것은 다른 속내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첫째, 군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공포다. 현 집권 세력은 군 조직을 여전히 '구체제의 잔재'이자 자신들에게 칼을 겨눌 수 있는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간주한다. '우리 편'이 아닌 지휘부는 믿을 수 없으니, 아예 싹을 잘라내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채워 군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군을 국가의 군대가 아닌, 정권의 군대로 만들려는 위험한 발상이다.
둘째, 권력 장악을 위한 '충격 요법'이다. 군은 국가 조직 중 가장 상징성이 큰 집단이다. 이런 군의 수뇌부를 일거에 교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모든 공직 사회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군도 이렇게 하는데, 너희라고 별수 있겠는가"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이는 국정 장악력을 단기간에 극대화하려는 정치적 계산이다.
2016년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실패한 쿠데타를 빌미로 군 장성 수백 명을 포함해 수만 명을 숙청했던 역사를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에르도안은 '반역자 척결'을 외쳤지만, 그 결과는 군의 전투력 약화와 정권의 노골적인 친위대화였다.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이 그와 무엇이 다른가. 북한이 연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한반도 안보가 살얼음판을 걷는 지금, 스스로 지휘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과연 국익을 위한 리더의 결단인가.
결국 이번 인사는 '개혁'의 탈을 쓴 '정치 보복'이자 '친위 부대 양성'에 가깝다. 국가 안보라는 본질은 뒷전이고 오직 정권의 안위와 사익(私益)만이 앞선다. 리더십의 부재가 낳은 비극이다. 이런 식의 인사로 과연 군의 사기가 오르고 전투력이 강해지겠는가. 웃는 것은 북한뿐이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9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손에 넣었으니 군 장악하고 독재자 되겠다는 건가??? 대한민국 구할 방법은 없나!
나라 나락가는거 한순간이네요..이런게 진짜 쿠테타 아닌지..
실시간으로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는걸 보고 있자니.. 답답합니다
나라 망가지는 거 정말 한 순간이다
절대로 권력을 다시 가져서는 안돼는 더불어매국당
허허. 언론 잡은 보람 있네. 언론에 나와도 내란척결로 사이다. 지지율 오를 일만 남았네. 안보를 위해 내란 척결. 문재인아 니가 그토록 원하는 내란 세력 척결 이재명이 한다. 내란타령 진영타령 개딸되니 효능감 미치지.
방위가 장관을 하니 별꼴을 다본다
이제 ”정치 보복은 모~~올래 하는 겁니다“도
아닌 대놓고 하네 보란듯이 나라를 무너뜨리려는(?) 심보까지 담아서 우리나라 정말 큰일이다! ㅠ
말그대로 미친자들의 정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각 분야마다 충성 인사만 앉히고 전문성 떨어져 수준 떨어져 나라 나락 가게 하는 미친 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