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전병헌, 한미정상회담 맹폭 "젤렌스키 굴욕 없었다고 명비어천가?"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8-27 10:33:37
  • 수정 2025-08-27 10:37:45

27일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직격을 쏟아부었다. 다음과 같이 전문을 소개한다. 


[펜과 칭송, 그리고 1500억 달러: 어색한 트럼프의 미소와 젤렌스키형 굴욕 모면이 성과라니, 또 다른 참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젤렌스키처럼 굴욕을 당할까, 참모들이 노심초사했다.”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한국 미군기지 압수수색, 숙청, 혁명” 같은 거친 말을 쏟아냈으니 그런 우려가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이 그런 걱정을 입 밖에 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충격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혈맹’이라는 나라의 정상 앞에서 젤렌스키식 봉변을 걱정해야 한다니, 국민의 자존심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젤렌스키식 봉변은 모면했다. 그런데도 이것을 두고 정상회담의 성과라며 ‘후한 점수’를 준다니, 참으로 역설적이다. 냉정히 보면, 그동안 호들갑스럽게 준비해 왔다던 한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것 아닌가.


안보실장, 외교장관을 비롯해 수많은 인사가 미국을 오가며 준비했다는데, 정작 트럼프가 한국의 상황을 심각하게 오해하도록 방치했다는 사실은 대미 외교라인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특히 강훈식 비서실장이 급히 방미해 ‘오해 해명’에 나섰다는 것도 외교의 기본조차 무너뜨린 것이다.


‘혈맹’이라던 한미 정상회담은 공항 영접부터 백악관 배웅까지, 전례 없는 초라한 의전으로 채워졌다. 공동 합의문조차 없는 결과를 두고 “합의문이 필요 없을 만큼 잘 됐다”는 해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수준이다.


경제적 대가 또한 참담하다. 지난번 3,500억 달러에 이어 이번엔 추가로 1,500억 달러를 퍼줬지만, 돌아온 것은 없다. 미국 측이 이익의 90%를 가져간다는 말뿐이다. 국민 1인당 1,360만 원 부담이라는 계산은 아득하기조차 하다. 자동차·철강·반도체에 대한 관세 혜택은 전무하고, 오히려 소고기·쌀 등 농축산물 개방 압력만 거세지고 있다. 방위비·국방비 문제는 아예 다음 과제로 미뤄졌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권은 이번 회담을 ‘명비어천가’로 포장한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했다. 미국 증시의 한국 관련 펀드는 줄줄이 하락했고, 코스피 역시 1% 가까이 떨어졌다. 대미 투자에 나선 조선·방산·원전 관련주, 현대차, 대한항공의 주가도 하락했다.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인출기)”이라 불렀다. 이번에도 방위비 문제는 ‘미완의 의제’로 남았다.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디테일이 모두 가려진 채, “굴욕을 면했다”는 것만이 성과라 포장됐다. 이는 또 다른 굴욕이자 국민 기만이다. 유럽 언론조차 트럼프와의 관계에서 “영혼을 팔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의 현실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더 황당한 장면은 따로 있다.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골프 라운딩을 위해 휴가지에서까지 연습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라운딩은커녕 의전 홀대였다. 취임 초기라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생경하고 불편한 장면의 연속이었다.


1,500억 달러를 바치고 돌아와 얻은 것이 젤렌스키식 굴욕의 모면뿐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참사이자 치욕이다. 그럼에도 미사여구로 칭송만 늘어놓는다면, 2차·3차 정상회담에서도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외교가 미국의 ‘머니 머신’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오늘의 굴욕은 내일의 재앙으로 되풀이될 것이다.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7 14:28:26

    5년뒤에 우리나라가  남아 있을지가 걱정이네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7 14:15:58

    사람 아니니 사람 취급 못받고 우리 국익만 해졌고...ㅠㅠ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7 11:11:57

    더불어공산당 수령은 사람 취급도 안 해주겠다로 보이더라고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7 10:59:59

    그러게 말입니다 ㅉㅉㅉ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7 10:59:41

    공감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8-27 10:35:14

    맞는 말씀입니다.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이낙연 "피고인 대통령 만들려 법치 짓밟아"... 공무원 사찰 '전체주의' 맹비난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15일 현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정부의 75만 공무원 감찰 시도를 '전체주의'에 빗대고, "민주주의 붕괴"를 경고했다.이 고문은 "한국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허물어지려나"라고 반문하며 "피고인 대통령을 무죄로 만들려고 법치주의를 짓밟는 일은 이미 계속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3. 남욱 "내 재산 동결 안 풀면 고소"… 도둑의 오만은 법치의 죽음에서 자란다 검찰의 '항소 포기' 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대장동의 '키맨' 남욱이 입을 열었다. "동결된 자산을 풀어주지 않으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 도둑이 되려 파수꾼에게 '내 몫을 빨리 내놓지 않으면 혼쭐을 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다.법치(法治)와 법을 이용한 통치....
  4.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5.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6.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7.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