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노란봉투법' 후폭풍… 산업계, "진짜 사장 나와라" 요구에 '패닉'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8-25 17:54:26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이 열리는가 (그래픽-가피우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4일 강행 처리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의 후폭풍이 산업계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법안 통과가 무섭게 하청 노조들이 원청 대기업을 향해 "진짜 사장이 교섭에 나서라"며 직접 대화를 요구하는 사례가 빗발치면서 현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법안 통과 직후 SNS에 "노동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역사적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은 즉각 "민주노총의 청부입법이자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악법"이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맞섰다.


재계 "기업 해외 탈출 가속화할 것" 강력 반발

이번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사용자의 범위를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넓힌 것이다. 이 모호한 규정이 계약 관계도 없는 하청 노조에게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과 파업의 길을 열어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불법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무력화한 조항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영계는 즉각 조직적 대응에 나섰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용자 범위를 모호하게 넓힌 것은 기업들에게 무한 책임을 지우는 것과 다름없다"며 "기업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하고 투자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조계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한 노동 전문 변호사는 "'지배·결정권'이라는 추상적 개념 탓에 향후 소송에서 엄청난 혼란이 예상된다"면서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조선·IT 가리지 않는 '원청 교섭' 요구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파장이 현실화하고 있다. 수백, 수천 개의 하청업체로 굴러가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핵심 산업부터 흔들린다.

삼성전자 협력사 이앤에스 노조는 통상임금 및 임금 체불 문제 해결을 원청인 삼성전자에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제철 하청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조는 국회 앞에서 "진짜 사장 현대제철은 비정규직과 교섭하라"며 직접 고용을 촉구했고, 1,900여 명 규모의 고소까지 예고했다.

네이버의 6개 자회사 노조 역시 원청인 네이버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본사 앞 집회를 열 계획이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이미 HD현대·한화오션 등 원청사에 공동 교섭을 촉구한 상태다. 전국택배노조도 "진짜 사장과 교섭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구는 임금을 넘어 고용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사 공사를 맡은 SK에코플랜트 협력사에서 해고된 노조원들로부터 부당해고 해결 요구를 받고 있다. 백화점·면세점 노조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원청이 직접 교섭에 나서 휴일 도입 문제 등을 해결하라고 주장한다.


건설·자동차 업계도 '시한폭탄'… "대응 불가" 호소

하청 구조가 복잡한 건설업계도 비상이다. 아직 구체적 사례는 없지만,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이 원청 대기업 시공사에 직접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하청업체에 노조가 없어도 근로자 대부분이 양대노총 소속이라 원청을 상대로 한 조직적 행동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단협이 한창인 자동차 업계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7년 만의 파업 돌입을 위한 찬반투표를 시작했고, 한국GM 노조는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법 자체가 모호해 대응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며 "최소한 사용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라도 내려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노란봉투법이 오히려 하청 생태계를 망가뜨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 당시 수백 곳의 협력사가 경영 위기를 호소했던 것처럼, 특정 하청업체의 파업이 다른 하청업체의 피해로 이어지는 연쇄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6 14:57:57

    민주노총 좋겠다. 파업 용역업체로 365일 파업 노동자로 살겠구나. 전기료 상승으로 많은 회사들이 안 그래도 해외 이전 하는데. 나라 팔아먹고 나라 곶간 털어 먹고. 나라 분쟁으로 권력 유지하네. 개딸들 춤 춰라. 4050이 제일 먼저 잘려 나가도 정신 못 차릴것 같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5 18:03:59

    공장이전 줄을 있겠네요 ㅉ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미국이 대신 싸워주는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새해 벽두부터 한미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예정됐던 한미 FTA 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미국이 타국의 국내법에 이토록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반응하는 건 이례적이다.이유는 명확하다. 이 법이 겉으로는 ‘가짜 뉴스 근절’을 내...
  2. "이재명에게 보고됐다" 김현지의 음성, 그리고 피의자에게 돌아간 탄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들로부터 공천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당시 이재명 당 대표실에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으로 은폐되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확인됐다. 이수진 전 의원은 5일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김현지 당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당시 보좌관)과의 통화 내...
  3. 전두환이 무덤에서 기립박수 칠 '민주당의 독재론' 2026년 새해 벽두, 여의도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들려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국민은 돈만 벌게 해주면 독재도 환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연희동 어딘가에서 기립박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가 살아서 이 말을 들었다면 무릎을 치며 반겼을...
  4. [칼럼] 대통령의 자격 국가 지도자의 자격은 어디서 오는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이전에, ‘우리가 누구이고, 적이 누구인가’를 구분하는 명징한 인식에서 온다. 그런데 2026년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의 입에서 그 인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서 그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귀를 의심...
  5. [종합]이혜훈 '갑질'에 민주당 '폭발'… 사퇴론 들불처럼 이재명 정부가 '국민 통합'과 '경제 전문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후보자의 과거 '12·3 내란' 옹호 전력에 이어 인턴 직원을 향한 충격적인 폭언 녹취가 공개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는 비토론이 쇄도하고 있다. "너 아이큐 ..
  6. 새미래민주당, 정당 최초 웹드라마 <강소의 기적, 새민상사> 제작 발표 새미래민주당(새민주)은 8일(목)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사 최초 정치풍자 웹드라마  제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일 오후 2시30분에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소극장 '필름포럼'에서 시즌1을 공개하는 시사회도 예정되어 있다.웹드라마에서 '새민상사 대표'로 분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번 시도를 "대한민국 ...
  7. [단독] "평양 뚫었다"던 그 무인기… 알고보니 알리발 20만원짜리 '스티로폼' [단독분석] "평양 뚫었다"던 그 무인기… 알고보니 알리발 20만원짜리 '스티로폼'전문가 분석 결과 中 상용 드론 '스카이워커 타이탄 2160' 알리·RC샵서 누구나 구매 가능군용 아닌 '취미·레저용' "주권 침해"라며 내놓은 증거가 고작 '중국산 짝퉁 조립품'북한이 10일 "대한민국이 평양 상공을 유린했다"며 ..
  8. [전병헌 기고] ‘셰셰 외교’의 함정 : 전략적 모호성인가, 전략적 굴종인가 정부는 ‘하나의 중국 존중’ 발언과 ‘적대적 두 국가론’ 수용 의혹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자초한 “중국에는 셰셰, 미국에는 땡큐”라는 이른바 ‘셰셰 외교’가 단순한 말장난을 넘어, 이제는 국정 운영의 실질 기조로 ..
  9. 권력이라는 뇌질환: 의원님들의 ‘전두엽’은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원에게 보좌진은 그림자이자 가장 가까운 정책 파트너다. 보좌진은 의원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사무처에서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엄연한 공무원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의원들이 보좌진을 개인집사나 하인처럼 부리고 있다. 가족의 심부름을 시키고, 집의 프린터, 심지어 ‘변기 수리’를 지시하고 입에 담지 못할 폭언에...
  10. 김병기, 앞에선 "尹정권 경찰 장악" 비난, 뒤론 윤핵관 찾아가 읍소 김병기 의원이, 정작 자신의 가족 비리 앞에서는 그토록 비난하던 '윤핵관'에게 읍소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정황이 드러났다.낮에는 "검찰 독재, 경찰 장악 저지"를 외치며 투사를 연기하고, 밤에는 정권 실세와 '짬짜미'를 벌여 법망을 피해 나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이 나...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