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꼬인 사람들이 하는 얘기.” 조국 전 대표가 자신을 향한 비판에 내놓은 답변이다. 이 짧은 문장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모든 것을 압축한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해명하거나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국민의 상식적인 질문에 ‘삐뚤어진 심성’이라는 딱지를 붙여 반송해버렸다. 이는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한 인간이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문제다. 그는 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있기에, 자신을 향한 의심을 이토록 손쉽게 ‘성격적 결함’으로 치부할 수 있는가.
이 오만한 태도의 근원을 알기 위해 우리는 신화 속으로 잠시 들어갈 필요가 있다. 거인 안테우스는 땅에 닿아야 힘을 얻었다. 정치의 세계에서 이 거대한 땅의 이름은 '민심(民心)'이다. 노련한 정치인은 이 땅의 중력을 거스르지 않지만, 조국은 마치 자신이 이 중력을 거스를 수 있다고 착각하는 서툰 마술사같다. 그는 민심이라는 땅의 무서움을 모르고, 허공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자신이 날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픽 : 박주현 어설픈 자신의 쇼가 아닌 속임수를 알아낸 관객이 꼬였다 말하는 조국
그가 보여준 된장찌개 쇼는 땅에 발을 붙이려는 경건한 의식이 아니었다. 관객의 눈을 잠시 속여 넘기려는 싸구려 마술 소품에 불과했다. 하지만 관객은 바보가 아니다. 마술사의 어설픈 손동작 뒤로, '고급 한우 식당'이라는 진실의 배경이 훤히 드러나자 객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진정으로 '짜친' 비극은 이 트릭이 들통난 뒤에 시작된다. 그는 자신의 서툰 손재주를 탓하는 대신, 마술의 원리를 알아챈 관객의 눈이 '꼬였다'고 비난한다.
자신의 잘못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인정하거나 사과한 적 없는 사람이, 이제는 국민을 훈계하고 가르치려 든다. 이는 단순한 오만이 아니다. 오만은 최소한 자신에 대한 과신이라도 있지만, 이것은 현실과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능력 자체가 결여된, 딱한 자기기만일 뿐이다.
가장 기만적인 것은, 그가 속이려 한 대상이 그의 비판자들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의 지지자들을 향해 공유되었던 사진. 양심에 손을 얹고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그는 왜 당신들에게 ‘투뿔 한우’ 사진이 아닌, 굳이 ‘된장찌개’ 영상을 공유했을까? 당신들은 한우 먹는 사진을 보면 위화감을 느끼고 돌아설 것이라는 게 그의 진짜 판단 아니었을까? 조국에게 당신들은 딱 그 정도 수준인 것이다.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조차 동지가 아닌, 된장찌개 이미지에 선동되는 대상으로 얕보고 있다.
자신의 입시비리에 대한 분노를 인턴 기회를 못받은 박탈감이란 말장난으로 피하려했듯, 이 분노는 된장찌개 한 그릇을 향한 것이 아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결코 사과할 줄 모르는 그 뻔뻔함, 반성은커녕 도리어 국민을 '속 꼬인 사람'으로 낙인찍는 그 태도에 대한 것이다. 민심이라는 거대한 땅의 힘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정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 그는 거인이 아니라, 그저 땅의 고마움을 잊고 지지자마저 기만하는 철부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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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테스트
사람이 이제는 모자라 보일 지경입니다
나는 완전 무결한 존재이니 실수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다. 민주 진영 범죄자들의 한결 같은 스탠스
된방찌개는 죄가 없습니다. 맛있습니다.
아이구 본인 잘못을 지적한다고 정치인이 국민을 저렇게 디스하다니 니가 독재 정권앞잡이네 그렇지았고서야 국민을 짓밟는 소리를 마구해대나
가재 붕어 개구리들은 그래도 해피하겠지???
이름이 아깝네요.
인턴 증명서든 임명장이든 위조했냐는 질문에 대답도 못하는 찌질이
갑질도 정신과에서 약 먹으면 낳는 병이레. 너도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 약 주면 잘 먹고
지지자에게 구차한 변명을 하게 하는 자가 무슨 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빨리 제 자리를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진보의 전형을 보여주는 조구기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무너진다는 그 잘못된 신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그 딸을 보니 집안내력이겠구나 싶다.
이재명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철면피 극 나르시스트죠.
뼛속 까지 남위에 있는 진짜 부르조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