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멸공페스티벌' [외교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주한중국대사관 앞 시위를 '혐오 시위'로 지목하며 재발 방지를 지시했다. 이틀 뒤인 14일, 신임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고위층이 중시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특정 국가 대사관 앞 시위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혐오'라 규정하고, 해당국 대사가 즉각 '칭찬'으로 화답하는 이 이례적인 광경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이자, 국가의 자존심을 스스로 꺾는 처사이다. 불과 2주 전, 민노총 등은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한국은 미국 용병이 아니다’, ‘미군은 점령군’이라는 구호까지 외치며 노골적인 반미(反美) 시위를 벌였다. 이 극단적인 반미 시위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런데 유독 중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만 '혐오'라는 꼬리표를 붙여 국가 권력이 직접 제지에 나서는 것은 특정 국가를 편드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것은 대통령의 발언이 일개 중국 대사의 '경고'에 대한 반응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반미시위와 같은 시기 싱하이밍 전 대사가 한국 정부에 "반중(反中) 극우 세력을 단속하라"고 직접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명백한 내정간섭이다. 주권 국가의 대통령이 외교관의 경고에 반응하여 자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책적 조치를 취했다면, 이는 외교적 굴종이다.
시중에서는 "미국 대사관 앞 반미 시위는 표현의 자유고, 중국 대사관 앞 반중 시위는 혐오 폭력인가"라는 냉소가 터져 나온다. 외교는 감정이나 이념이 아닌 국익과 현실의 힘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국익을 지키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이다.
중국의 눈치를 보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그 대가로 받은 '칭찬'에 만족한다면, 그런 리더십을 신뢰할 국민은 없다. 이번 사태는 대통령의 현실 인식과 리더십에 심각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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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일개 대사따위한테도 저렇게 쩔쩔매다니. 대텅이란 자가 대체 왜 저러죠?
우리나라 중국 속국 되어간다는 느낌.
두렵네요.
중국인을 진짜 깔보고 혐오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라 중국의 정치적 이념적 간섭을 경계하는 건데 그걸 혐중이라고 프레임에 가둬놓고 또 거기에 진짜 속는 사람들이 있으니 답답합니다
덕분에 우리까지 저들 아래에 있는 것 같네요
그러네요. 전임대사 에도 쎄쎄 현임대사 에도 쎄쎄
쎄쎄기 본능인 저그 가카 ㅉ
어쩌다 중한민국이 되었네ㅠㅠ
우리나라가 어쩌다 이지경까지 왔을까요ㅠㅠ
속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