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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당이 ‘윤어게인’ 딜레마에서 빠져나오는 방법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7-25 12:09:20
  • 수정 2025-07-25 13:54:15

  • ▶유튜버에 운전대 빼앗긴 더불어민주당, 극렬지지층에 여러 번 망해본 국민의힘
  • ▶양당, 같은 처지지만 본질이 달라.
  • ▶딜레마를 끝내는 방법, 윤어게인 깃발 내리고 이재명 심판 깃발 올려라

유튜버에 운전대 빼앗긴 더불어민주당 

한국 정치가 중병을 앓고 있다. 

정당이 극렬 지지층의 포로가 되어버리는 병이다. 

이 병은 여야를 가리지 않지만,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심하다. 

민주당은 이미 강성 지지층과 이들을 대변하는 유튜버들에게 당의 운전대를 빼앗겼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의 낙마는 배우자 재산 문제라는 표면적 이유가 있었지만, 그 본질은 ‘진보 스피커’들의 반대 여론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정 유튜버의 방송이 의제를 만들고, 대통령이 인사권 행사를 하기도 전에 링에서 끌어내리는 권력이 됐다.

이 거대한 생태계는 이제 당의 의사결정 구조 그 자체다. 


저들이 극렬지지층 통해 결집하니 우리도 그렇게 싸워야 한다? 이것이 윤어게인 딜레마 (그래픽-가피우스)

악순환 구조다. 

당내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당원의 지지가 필수다. 

이들은 당원 표의 비중을 끊임없이 높인다.

원내대표 선거도 당원에게 열어버렸다.

정치인들은 살기 위해 극렬 지지층을 향한 자극적인 언사를 쏟아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게 당내 권력을 쟁취하면, 본선에서 중도층과 합리적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이 괴리되면서, 당내 선거의 승리가 실전에서의 패배의 예고편이 되는 비극이 반복되는 것이다. 

사실, 국민의힘은 이 뼈아픈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미 극렬지지층에 망해본 국민의힘

‘윤어게인’ 딜레마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 당을 재기 불능의 상태로 몰아넣었던 ‘아스팔트 우파’ 현상. 

당이 중도층을 향한 확장을 포기하고 극단적 목소리에 기댔을 때 어떤 결과가 기다리는지, 21대 총선의 악몽이 생생하게 증언한다.


당시 황교안 대표 체제의 미래통합당은 장외투쟁에 당의 명운을 걸었다. 

태극기 부대 의 환호에 고무된 지도부는 국회 밖에서 선명성 경쟁에만 몰두했다. 

중도층은 등을 돌렸고 다수 국민에게 ‘정치 피로감’을 안겨주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황교안 대표가 사퇴했고, 당이 입은 내상은 깊었다. 


선거 이후 당 스스로 내놓은 패배 분석 보고서는 이 실패의 원인을 정확히 짚고 있다. 

핵심으로 지목된 것은 바로 ‘극우 유튜버와 강성 친박 지지층에 휘둘리는 당 운영’이었다. 

당이 우경화될수록 중도층의 표심은 멀어졌고, 결국 미래통합당보다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어 보였던 민주당으로 흡수되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똑같은 처지인데 왜 누군 승리하고 누군 패배했나

양당 모두 극렬 지지층에 휘둘림에도, 왜 지난 대선에서는 '하필 민주당'이 승리했는가.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우리도 강성 지지층에 의존해야 한다’는 위험한 자기합리화에 빠지려는 경향이 보인다. 

이는 현실을 '의도적으로' 오독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승리는 그들의 노선이 국민적 지지를 받아서가 아니라, 헌정사상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라는 특수 상황 때문이었다.

계엄 선포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3.6%가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도 응답자 중 80%가 이를 중대 범죄로 인식했다는 사실이다. 


‘윤어게인’이라는 막다른 골목

국민의힘이 처한 딜레마는 민주당 보다 더 위험하다. 

‘피장파장의 논리’에 기대어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이 ‘검찰개혁’이나 ‘언론개혁’과 같이, 비록 그 방식이 독선적이고 편향되었을지언정 표면적으로는 내세울만 한 가치를 내세우는 반면, 국민의힘의 친윤 강경파는 ‘윤어게인’이라는 지극히 비보편적이고 퇴행적인 가치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사람 한 명만 붙잡고 말을 건네보자.


- 윤어게인!

- 어쩌라구요? 어떻게요? 왜요?


‘윤어게인’은 정치 철학도, 이념도, 미래에 대한 청사진도, 국민이 마주한 문제에 대한 해법도 아닌 ‘인물 숭배’ 현상이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투쟁이다. 

배타적이고 파벌적 구호다. 

유권자에게 실패로 끝난 과거를 인정해달라고 투정 부리는 것이다. 

극소수의 맹목적 지지층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시장도 가질 수 없다.


딜레마를 끝내는 방법은 있다

진단이 명확하다면, 해법은 쉽다. 

국민의힘이 부활할 유일한 길은 과거의 망령과의 싸움을 멈추고, 현재의 이재명 정부를 상대로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 

당내 경쟁의 기준은 실패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의리가 아니라, 누가 더 유능하고 날카롭게 집권 세력의 독주와 무능을 견제하느냐가 되어야 한다. 

이는 당내 모든 계파가 동의할 수 있는 대의명분이며,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미심쩍다면 이재명 심판이라는 깃발을 전당대회에서 들어보라. 

모두의 환호를 받을 것이다.

윤어게인이라는 깃발을 들어보라. 둘로 나눠져 크게 싸울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미 수많은 공격 지점을 노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분열된 내부를 향한 총구를 거두고, 정부의 실정을 향해 일사불란하고 정책 중심적인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입법 독재’와 ‘행정 독재’에 맞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보루가 되어야 한다. 

사법부 장악을 위한 대법관 증원 시도, 방탄용 법안 남발 등  의회 권력을 이용한 ‘합법적 독재’ 시도에 대해 강력히 저항하며 헌법상 가치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경제 실정, 특히 부동산과 물가 문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가 추경으로 돈을 풀면서 물가를 걱정하는 모순적 행태를 꼬집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차는 징벌적 대출 규제 정책의 허구성을 박살내야 한다. 


국민의힘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실패한 개인을 위한 팬클럽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공당(公黨)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 보수 정치의 명운이 그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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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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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tweenbeyond2025-07-26 12:48:08

    국민의 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해법 제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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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7-25 20:40:59

    국힘을 볼 때 가장 답답한 면입니다. 야당이 존재하는 이유를 스스로 까먹고 가만히 있는게... 어디 싸움을 쪽수로만 하는지. 여전히 안전한 곳에서 풀 뜯어 먹고 있는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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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ongong2025-07-25 17:27:03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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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ree902025-07-25 15:02:40

    국민의힘 의원들도 중국영향력에 있나 봐요. 몇몇 의원 빼고는 생사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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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6er2025-07-25 14:18:11

    윤어게인은 이해도 안 가지만 윤석열과 미래의 친윤 보험 아니면 지금의 국힘이나 국힘의 어떤 세력에도 도움이 안되는데 뭐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이재명 대통령은 어쩔수 없고 얘네도 거기서 언젠간 권력이 무너질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란 생각인 듯. 직접 싸우려는 시도는 안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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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neycat2025-07-25 12:54:55

    요사이 국힘의 여러 세력들이 하는 짓을 바라보며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았는데 명쾌한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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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cetaz12025-07-25 12:21:11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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