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출국 1시간 전 '이메일 통보'…벼랑 끝 대미 외교, 안일함 도마 위
  • 김남훈 기자
  • 등록 2025-07-24 15:24:33

  • 미국, 출국 1시간전 취소 통보
  • 이메일로 통보하며 자세한 내용 언급없어

출국 1시간 전 '이메일 통보'…벼랑 끝 대미 외교, 안일함 도마 위


한미 간 주요 통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이 미국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돌연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출국을 불과 1시간여 앞둔 시점에 이메일 한 통으로 회담 취소를 알린 것으로, 정부의 안일한 대미 외교 라인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미 간 '2+2 통상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려던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굳은 표정으로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 실장은 24일 오전 10시 30분 항공편으로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해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 측은 현지 시각으로 전날 저녁, 한국 시각으로는 당일 오전 9시께 "내부 사정이 생겼다"는 짤막한 이메일을 보내 회담 연기를 통보했다. 다른 협상 대표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미 현지에 도착해 회담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이번 회담은 미국의 철강 관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 한국의 국익과 직결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다. 이처럼 중요한 회담을 앞두고 사전 조율 실패는 물론, 상대국의 '결례'에 가까운 일방적 통보조차 예측하지 못한 것은 외교 라인의 심각한 난맥상을 드러낸다는 비판이 거세다.


고위급 회담 일정이 이메일로, 그것도 실무자가 아닌 수석대표의 출국 직전에 취소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는 "미국 측 사정을 파악 중"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물밑 조율과 상황 관리에 실패했다는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는 동맹국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보이지 않은 미국의 태도와 더불어, 우리 정부의 안이한 상황 인식이 빚어낸 외교적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sep772025-07-25 09:06:25

    참담하다 참담해. 언능 끌어내립시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24 22:15:49

    와 진짜....너무 심각한데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wiinp72025-07-24 19:25:56

    이메일 취소 통보 때문인지  경제관련 유튜버들이 제2의 아엠에프가 온다며 공포심으로 조회수를 올리고 있네요.

  • 프로필이미지
    won6er2025-07-24 17:41:54

    노력도 별로 안한것 같고 여당의원들은 이상한 모임에나 나가고 했더만요
    근데 왜 만나줄거라 생각했는지가 더 당황스럽네요 ㅋ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7-24 17:27:55

    대놓고 무시하는데.. 굿즈 홍보나 하고 있으니... 에휴

  • 프로필이미지
    ko8ko2025-07-24 16:45:55

    불안불안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ytree902025-07-24 16:01:49

    이메일이라니... 전화도 아니고...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24 16:00:51

    짧은 이메일로 취소 통보했다는게 더 치욕적이네요.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3.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4.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5. 대통령의 '무지(無知)'가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적대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내뱉는 안보 관련 발언은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해외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인식은 가벼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는 50년간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었던 대북 방송을 "바보짓...
  6.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7.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국민연금 손대려는 정권, 그래놓고 청년더러 "속았다" 하는가 아침 출근길 지하철 풍경을 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붐비는 객차 안,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화면에 몰입해 고개를 끄덕이는 4050 중년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의 작은 화면 속에서는 어김없이 '그'가 등장한다. 더부룩한 수염에 특유의 건들거리는 말투, 김어준 씨다.그 화면 속에서 김어준 씨와 패널들은 혀를 차며 말...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