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재명 특사단의 굴욕적 외유. 낯뜨거운 '친명 패키지 관광'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7-20 12:27:15
  • 수정 2025-07-21 00:10:35

친명 세계 유람단의 자랑스러운 모험 (그래픽-가피우스)

런던의 찬밥, 추미애와 최민희  

새 정부의 출범을 알리는 대통령 특사 파견은 그 나라의 국격과 외교력의 첫 시험대다. 이재명 정부는 야심 차게 곳곳에 특사단을 보냈지만, 그중 영국에서 들려온 소식은 아주 민망한 수준이다. 

추미애 의원이 이끈 영국 특사단은 런던에서 조나선 파월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는 '체면치레용' 사진 한 장을 건진 뒤, 외교부의 차관보 급인 정무차관과 국방부 차관급인 국무상, 행정부가 아닌 입법부의 하원 부의장 등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대통령을 대리하는 특사가 상대국 2, 3선급 실무자들을 만나고 다닌 셈이니, 이걸 외교적 성과라고 포장하면 정말 낯이 뜨거워진다. 


조나선 파월 영국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난 대통령 특사단. 사진=외교부 제공 

영국이 특사단의 정치적 성향과 전문성을 꿰뚫어 보고 의도적으로 '선택적 홀대'를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보은 관광'이 우선?

영국에서의 외교 참사가 예견된 재앙이었던 이유는 특사단 명단에서부터 명확히 드러난다. 이번 특사단은 외교 전문가 그룹이라기보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도운 '친명계 공신들의 포상 휴가단'에 가까웠다.    


프랑스 특사단장은 대선 후원회장을 지낸 강금실 전 장관 , EU 특사단장은 선대위원장이었던 윤여준 전 장관 , 영국 특사단장은 명예 선대위원장이자 대통령과의 '동지적 관계'를 과시한 추미애 의원이 맡았다. 단원들 역시 당대표 비서실장 출신인 천준호 의원 , 캠프 미디어특보단장이었던 최민희 의원 등  친위대로 가득 채워졌다.


이들 다수는 외교와 무관한 경력을 가졌다. 추미애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출석률 0%라는 진기록을 세운 바 있고 , 최민희 의원의 (그나마) 전문 분야는 언론이다. 이런 '보은성 인사'는 외교를 국내 정치의 논공행상 도구로 전락시킨다. 전문성 없는 '캠프 동창회'가 벌이는 해외 유람에 국민의 세금과 국가의 자존심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낯뜨거운 '친명 패키지 관광'

국민은 고물가와 안보 위기 속에서 신음하는데, 어떤 이들은 국민 세금으로 '친명 세계 유람단'이라는 호화 패키지여행을 즐기고 있다. 이 여행의 티켓은 오직 대통령을 향한 충성심으로만 구매 가능한 모양이다. 유람단의 기착지 런던에서 우리 특사단이 받은 대우는, 한마디로 '굴욕'이었다. 국가안보보좌관과의 기념사진 촬영이 끝나자마자, 이들은 곧장 차관보급 주니어 장관들에게 '토스'되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이 코미디의 백미는 특사단의 인적 구성이다. 명단은 외교관 명부가 아니라 대선 캠프 공신록처럼 보인다. 선대위원장, 후원회장, 비서실장까지. 이제 대한민국 외교관의 자격 요건은 '캠프 경력'이 필수인 시대가 된 모양이다. 


'친명 세계 유람단'의 청구서는 단순히 예산 낭비로 끝나지 않는다. 그 대가는 앞으로 우리가 오랫동안 지불해야 할 국제적 신뢰의 추락과 국격의 손실이다. 부디 기념품이라도 두둑이 챙겨왔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의 자존심은 이미 런던 어딘가에 버려두고 온 듯하니 말이다.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21 00:52:53

    관광은 개인 돈으로 가라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20 17:05:19

    저들도 굴욕이란걸 느끼고왔어야할텐데 보통의 사상들이 아니니 그럴리없겠죠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wiinp72025-07-20 12:53:52

    정말 통탄할 노릇이네요. 저들은 굴욕감도 못 느낄 겁니다. 개딸들에게 보여 줄 사진만 필요할 뿐이죠.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20 12:53:25

    예견된 일!!!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20 12:43:15

    깊이 공감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alsquf242025-07-20 12:32:30

    애당초 포상 유람단이었던 것으로...
    가만히 있는 것만도 못한 외교,
    국격이 어디까지 추락할지 모를 일을 벌이고 있네요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3.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4.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5. 대통령의 '무지(無知)'가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적대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내뱉는 안보 관련 발언은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해외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인식은 가벼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는 50년간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었던 대북 방송을 "바보짓...
  6.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7.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국민연금 손대려는 정권, 그래놓고 청년더러 "속았다" 하는가 아침 출근길 지하철 풍경을 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붐비는 객차 안,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화면에 몰입해 고개를 끄덕이는 4050 중년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의 작은 화면 속에서는 어김없이 '그'가 등장한다. 더부룩한 수염에 특유의 건들거리는 말투, 김어준 씨다.그 화면 속에서 김어준 씨와 패널들은 혀를 차며 말...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