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동영의 멋대로 '9.19 복원' 제안? 위험천만한 발상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7-15 11:05:44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9.19 남북군사합의 선제적 복원' 구상은  위험천만한 제안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커녕 군사적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만 먼저 무장해제를 하자는 주장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일방적 복원, 상호주의 원칙의 파괴

외교의 기본은 상호주의다. 특히 수많은 약속을 파기해온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9.19 군사합의는 북한의 상습적인 위반으로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지 오래다. 북한은 합의 이후에도 서해 포 사격, GP 총격, 무인기 영공 침범 등 3,600여 회에 걸쳐 합의를 위반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합의 복원을 선언하는 것은 아무런 실익 없이 우리의 정찰 및 방어 능력을 스스로 제한하는 조치일 뿐이다. 이는 상대의 변화 없이 베푸는 선의가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망각한 것이다.


질의에 답변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트럼프 2기' 가능성 속 외교적 자충수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폐기된 안보 합의를 복원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이는 결코 담대한 평화 구상으로 해석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전략적으로 지극히 순진하며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줄 뿐이다. 

이는 미국이 막대한 비용과 자원을 투입해 유지하고 있는 연합 방위태세를 한국 스스로가 훼손하는 행위로 비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제안은 워싱턴 내에서 한국이 미국의 방위 공약에 ‘안보 무임승차’를 하면서 독자적이고 위험한 대북 정책을 추구한다는 고립주의자들의 주장에 강력한 근거를 제공하게 된다. 


정 후보자의 제안은 파국적인 연쇄 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 워싱턴이 한국의 신뢰성에 의문을 품게 되면,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며, 주한미군 감축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한국은 북한과의 신뢰할 수 있는 합의도,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도 모두 잃고 외톨이로 전락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 제안은 한미동맹을 당연한 공공재로 여기는 안일한 인식이다. 

동맹은, 끊임없는 조율과 공동의 가치 입증을 통해 유지되는 역동적인 관계라는 사실을 망각한 치명적인 실책이다.


이스라엘 사례가 경고하는 ‘안보 불감증’

지난해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평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얼마나 큰 안보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 명백한 사례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분리장벽과 아이언돔 등 방어 시스템을 믿었지만, 하마스는 그 이면에서 기습 공격을 준비했다. 9.19 군사합의는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으로 우리 군의 대북 감시정찰 능력을 심각하게 제약한다. 합의를 일방적으로 복원하는 것은 북한의 기습 도발 가능성에 눈을 감는 행위다. 이는 이스라엘의 정보 실패를 되풀이하고, 북한에게 남침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심각한 안보 불감증이다.


실효성 없는 공허한 정치적 선언

군사합의는 양측의 준수를 전제로 할 때만 의미가 있다. 북한의 호응과 검증 가능한 이행 조치 없이 한국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합의 복원을 선언하는 것은 실질적인 효력이 없는 공허한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 이는 북한의 위협 감소라는 실질적 효과는 전무한 채, 국내 정치용 메시지로만 소비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실성 없는 평화 구상이 아니라, 북한의 위협에 대한 확고한 억제력과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국방력 강화다.

TAG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16 12:04:36

    예전부터 앞 뒤 못가리는 건 여전하구나. 안목도 없어. 식견도 없어. 정치 하지 마라.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toto91052025-07-15 14:34:39

    이런게 통일부장관 후보자... 큰일입니다 안보문제가 너무 심각하네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15 12:26:58

    현재 중공의 경제 군사력이 급부상한 상태에서 북한하고만 비교 군사력을 따지는 것 어리석은 짓이다 중공은 5천년간 우리의 적이었다 과거 일본의 침략을 보듯이 주변국 모두는 우리의 적이다라고 봐야 한다. 우리의 힘이 약하면 북한이 아니더라도 중공 일본 어느나라도 우리를 침략할 것이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alsquf242025-07-15 11:13:38

    전의를 위하여 버전으로 말하면,
    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정도겠지요.
    얘들은 하나같이 국정도 왜 이리 가볍고 쉽기만 할까요?
    수습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수도 있을 것 같아
    불안불안 조마조마해요.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미국이 대신 싸워주는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새해 벽두부터 한미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예정됐던 한미 FTA 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미국이 타국의 국내법에 이토록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반응하는 건 이례적이다.이유는 명확하다. 이 법이 겉으로는 ‘가짜 뉴스 근절’을 내...
  2. "이재명에게 보고됐다" 김현지의 음성, 그리고 피의자에게 돌아간 탄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들로부터 공천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당시 이재명 당 대표실에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으로 은폐되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확인됐다. 이수진 전 의원은 5일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김현지 당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당시 보좌관)과의 통화 내...
  3. 전두환이 무덤에서 기립박수 칠 '민주당의 독재론' 2026년 새해 벽두, 여의도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들려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국민은 돈만 벌게 해주면 독재도 환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연희동 어딘가에서 기립박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가 살아서 이 말을 들었다면 무릎을 치며 반겼을...
  4. [칼럼] 대통령의 자격 국가 지도자의 자격은 어디서 오는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이전에, ‘우리가 누구이고, 적이 누구인가’를 구분하는 명징한 인식에서 온다. 그런데 2026년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의 입에서 그 인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서 그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귀를 의심...
  5. [종합]이혜훈 '갑질'에 민주당 '폭발'… 사퇴론 들불처럼 이재명 정부가 '국민 통합'과 '경제 전문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후보자의 과거 '12·3 내란' 옹호 전력에 이어 인턴 직원을 향한 충격적인 폭언 녹취가 공개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는 비토론이 쇄도하고 있다. "너 아이큐 ..
  6. 새미래민주당, 정당 최초 웹드라마 <강소의 기적, 새민상사> 제작 발표 새미래민주당(새민주)은 8일(목)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사 최초 정치풍자 웹드라마  제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일 오후 2시30분에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소극장 '필름포럼'에서 시즌1을 공개하는 시사회도 예정되어 있다.웹드라마에서 '새민상사 대표'로 분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번 시도를 "대한민국 ...
  7. [단독] "평양 뚫었다"던 그 무인기… 알고보니 알리발 20만원짜리 '스티로폼' [단독분석] "평양 뚫었다"던 그 무인기… 알고보니 알리발 20만원짜리 '스티로폼'전문가 분석 결과 中 상용 드론 '스카이워커 타이탄 2160' 알리·RC샵서 누구나 구매 가능군용 아닌 '취미·레저용' "주권 침해"라며 내놓은 증거가 고작 '중국산 짝퉁 조립품'북한이 10일 "대한민국이 평양 상공을 유린했다"며 ..
  8. [전병헌 기고] ‘셰셰 외교’의 함정 : 전략적 모호성인가, 전략적 굴종인가 정부는 ‘하나의 중국 존중’ 발언과 ‘적대적 두 국가론’ 수용 의혹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자초한 “중국에는 셰셰, 미국에는 땡큐”라는 이른바 ‘셰셰 외교’가 단순한 말장난을 넘어, 이제는 국정 운영의 실질 기조로 ..
  9. 권력이라는 뇌질환: 의원님들의 ‘전두엽’은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원에게 보좌진은 그림자이자 가장 가까운 정책 파트너다. 보좌진은 의원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사무처에서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엄연한 공무원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의원들이 보좌진을 개인집사나 하인처럼 부리고 있다. 가족의 심부름을 시키고, 집의 프린터, 심지어 ‘변기 수리’를 지시하고 입에 담지 못할 폭언에...
  10. 김병기, 앞에선 "尹정권 경찰 장악" 비난, 뒤론 윤핵관 찾아가 읍소 김병기 의원이, 정작 자신의 가족 비리 앞에서는 그토록 비난하던 '윤핵관'에게 읍소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정황이 드러났다.낮에는 "검찰 독재, 경찰 장악 저지"를 외치며 투사를 연기하고, 밤에는 정권 실세와 '짬짜미'를 벌여 법망을 피해 나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이 나...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