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개인정보 보호" 뒤에 숨은 청문회 회피…강선우 후보자, '갑질' 자료 제출 전면 거부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7-14 09:51:04
  • 수정 2025-08-05 04:07:29

  • 공직 검증 앞에서 ‘사생활 보호’ 방패 든 후보자…청문회 무력화 논란.

<사진: 질문 답하는 강선우 장관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씨가 ‘보좌진 갑질’ 의혹과 관련된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를 대부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들었지만, 인사 검증의 핵심 쟁점인 의혹 해소에 사실상 ‘입을 닫은’ 셈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제기된 문제 제기에 강 후보자는 형식적 답변과 자료 미제출로 일관하며 인사청문회를 형해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회는 국민권익위원회에 강 후보자 본인 및 배우자·직계존비속에 대한 부조리 피신고 내역, 진정서·탄원서 수리 현황 등을 요청했으나, 권익위는 "후보자 측이 개인정보 제공에 미동의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후보자 관련 민원 접수·조사 내역을 제출하지 못했다. 이유는 같다. 강 후보자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범수 의원(국민의힘)은 “기본 중의 기본 자료조차 거부하는 후보자는 자질 이전에 태도의 문제가 있다”며 “명백한 청문회 방해”라고 일갈했다. 특히 그는 강 후보자가 “자료 제출에 최선을 다했다”는 답변으로 개인정보 미동의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국민 앞에 떳떳하지 못한 인사임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인사청문회의 쟁점 중 하나인 ‘갑질 의혹’은 단순한 사생활의 영역이 아니다.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태도, 리더십의 윤리성을 따지는 핵심 사안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 알 권리와 국회의 검증 책임은 정당한 것이다. 그러나 강 후보자는 반복적으로 "사생활 보호"를 내세우며 정당한 검증을 차단하고 있다.


야권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는 단순한 사적인 정보가 아니라 공적 업무 중 발생한 민원과 부조리 신고 관련 정보로,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들이 접수한 기록이다. 이를 개인의 사생활로 포장해 숨긴다면, 향후 고위 공직자 검증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야당은 "강 후보자의 일관된 회피는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이며, 이는 청문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강 후보자는 과거에도 보좌진과의 갈등, 인사문제 등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어, 이번 의혹이 단순한 정치공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면 대응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분 뒤에 숨은 회피 전략. 그 결과 국민은 여전히 ‘알지 못하는 장관 후보자’를 두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minte2025-07-14 11:22:32

    국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저럴까요?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7-14 10:56:12

    선을 넘긴 정부라 내각도 선이라는게 없군요.

  • 프로필이미지
    won6er2025-07-14 10:46:47

    김건희 몰카는 신나서 부추기던 인간들이 사생활 보호 ㅋㅋㅋ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3.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4.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5. 대통령의 '무지(無知)'가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적대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내뱉는 안보 관련 발언은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해외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인식은 가벼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는 50년간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었던 대북 방송을 "바보짓...
  6.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7.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국민연금 손대려는 정권, 그래놓고 청년더러 "속았다" 하는가 아침 출근길 지하철 풍경을 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붐비는 객차 안,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화면에 몰입해 고개를 끄덕이는 4050 중년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의 작은 화면 속에서는 어김없이 '그'가 등장한다. 더부룩한 수염에 특유의 건들거리는 말투, 김어준 씨다.그 화면 속에서 김어준 씨와 패널들은 혀를 차며 말...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