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동영, 동생 사업은 '영농형' 아니라 괜찮아.. 뭐가 괜찮냐?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6-30 10:19:14

정동영, '투 트랙' 태양광 법안 발의…가족회사·개인농지 동시 수혜 의혹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의 태양광 사업체에 막대한 혜택을 줄 수 있는 법안과, 본인 소유 농지의 가치를 직접 높일 수 있는 법안을 각각 공동 발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정 후보자 측은 동생의 사업이 '영농형'이 아니므로 관련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가족의 사업체와 개인 자산을 동시에 겨냥한 '투 트랙' 입법 활동이라는 핵심을 외면한 축소 해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트랙 1: '농지법 개정안'…개인 소유 농지에 직접 혜택

정동영 후보자는 지난 2024년 12월, 동료 의원들과 함께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법안은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에 지목 변경 등 복잡한 절차 없이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정 후보자 본인과 부인 민혜경 씨가 총 1,570㎡(약 475평)의 농지를 직접 소유하고 있으며, 부인 민 씨는 '농업경영체'로 정식 등록된 법적 '농업인'이라는 점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정 후보자 부부는 자신들의 개인 자산인 농지를 활용해 곧바로 태양광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는 가족 사업체와는 별개로 개인 자산의 가치를 직접 높이는 명백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


트랙 2: '영농형 태양광 법안'…가족 회사엔 '날개'

정 후보자는 지난 3월,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 특별법안'에도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법안은 현행 최대 8년인 농지 태양광 사업 허가 기간을 23년 이상으로 대폭 연장하고, 각종 인허가와 금융 지원까지 포괄적으로 돕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서울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는 정 후보자의 아내와 두 아들이 운영했던 태양광 법인 '빛나라에너지'와, 동생 정진흥 씨가 운영하는 태양광 사업체에 직접적인 혜택이 될 수 있다. 설령 동생 사업이 현재 '영농형'이 아니더라도, 법안 통과 시 간단한 시설 보강만으로 '영농형'으로 전환해 23년 이상의 장기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농형이 아니라 관련 없다'는 해명이 설득력을 잃는 대목이다.

또 한가지, 해당 법안은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에 관한 컨설팅 사업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명시한 조항이 있다. 동생 정진흥 씨가 운영하는 현재 태양광 사업체가 컨설팅 업체로 나선다면 가족 사업에 컨설팅을 하며 '정동영 가족'은 2중, 3중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축소 해명' 논란…이해충돌 본질 가려

결론적으로 정 후보자의 입법은, 하나의 법안(농지법 개정안)으로는 개인 소유 농지의 가치를 높이고, 다른 법안(영농형 태양광 법안)으로는 가족 사업체의 장기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이중의 혜택' 을 준다.


이러한 '투 트랙' 입법 추진 사실을 앞에 두고 "영농형이 아니라서 무관하다"는 해명은, 여러 의혹 중 하나에 대해서만 단편적으로 답변하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축소 논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공직자의 입법 활동이 사적 이해관계와 명백하게 얽혀 있다는 의혹에 대해 정 후보자의 책임 있는 소명이 요구된다.

TAG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sep772025-06-30 13:12:22

    썩은오렌지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이낙연 "피고인 대통령 만들려 법치 짓밟아"... 공무원 사찰 '전체주의' 맹비난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이 15일 현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정부의 75만 공무원 감찰 시도를 '전체주의'에 빗대고, "민주주의 붕괴"를 경고했다.이 고문은 "한국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허물어지려나"라고 반문하며 "피고인 대통령을 무죄로 만들려고 법치주의를 짓밟는 일은 이미 계속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3. 남욱 "내 재산 동결 안 풀면 고소"… 도둑의 오만은 법치의 죽음에서 자란다 검찰의 '항소 포기' 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대장동의 '키맨' 남욱이 입을 열었다. "동결된 자산을 풀어주지 않으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 도둑이 되려 파수꾼에게 '내 몫을 빨리 내놓지 않으면 혼쭐을 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다.법치(法治)와 법을 이용한 통치....
  4.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5.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6.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7.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