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거리가 다시 피로 물들었다. 히잡을 불태우며 자유를 외치는 여성들을 향해 신정(神政) 정권은 실탄을 겨눴다. 1980년 광주를 연상케 하는 국가 폭력이 21세기 이란에서 재현되고 있다.
국제사회가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는 가운데, 유독 한국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만이 기이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새미래민주당 김양정 수석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이란 시민들의 희생 앞에 입을 닫고 있다"며 "진짜 진보는 국가가 아니라 사람 편에 서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마두로는 '수호 대상', 이란 여성은 '남의 일'?
민주당의 침묵이 더욱 비판받는 이유는 불과 열흘 전 보여준 행보와의 극명한 대비 때문이다.
지난 1월 6일, 민주당 소속 의원 68명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체포 작전을 비판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당시 이들은 "주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을 거론하며 사실상 독재자 마두로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정작 하메네이 신정 독재 치하에서 죽어가는 이란 여성들의 인권 유린 사태에 대해서는 논평 한 줄 내지 않고 있다. '반미' 코드가 일치하는 마두로 정권에는 동지애를 보이고, 친미 성향이 강한 이란 시위대나 서방 세계가 주목하는 인권 이슈에는 고개를 돌리는 모양새다. 전형적인 '선택적 정의'다.
"반미 구호에 취해 민중 고통 외면… 위선"
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미국의 제국주의를 비판한다면, 하메네이의 종교 독재도 똑같이 비판하는 것이 옳다"고 꼬집었다. 또한 "제국주의 반대를 외치면서 정작 이란 민중의 삶과 죽음에 눈감는 태도는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민주당 내 주류인 586 운동권 세력이 과거 80년대부터 견지해 온 'NL(민족해방)적 세계관'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들의 시각에서 인권은 보편적 가치가 아닌, 진영 논리에 따라 선별적으로 적용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광주의 유산, 누가 계승하나
새미래민주당은 이란 정권의 유혈 진압을 규탄하며 '#prayforiran' 해시태그 운동을 제안했다. "80년 광주가 혼자가 아니었듯, 이란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입버릇처럼 '광주 정신'을 말한다. 그러나 정작 광주의 시민들처럼 총칼 앞에 선 이란 시민들을 외면하고 있다. 독재자의 편에 설 것인가, 사람의 편에 설 것인가. 민주당이 답할 차례다.
지난 12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반정부 시위 [로이터=연합뉴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더불어당에서 민주라는 글자를 떼버려야 해요. 정말 역겨운 자들! 기사 감사합니다.
민주당이 민주공화국의 정당인지도 모를 지경입니다.
쟤들의 정치에서 사리사욕, 부정부패, 내로남불 빼면 남는 게 있을까 싶네요
민주당의 선택적 정의 정말 역겨워요
멀쩡하고 상식적인 목소리 내는건 새미래민주당뿐이네요
많이들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꼭 우리당이 제안해서가 아니라 단체로 목소리 내는게 더 효과가 좋으니까요
김양정 대변인님 논평도 꼭 읽어보시길
이란 사태에 까지 진영을 내세우는 민주당 부류들이 해외에도 많다는 팩트파인더 기사를 보고 참담한 기분입니다
옳고 그름조차 진영 안에서만 존재한다는 게 어이없을 뿐이죠
#prayfor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