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사위원장, 국회 법사위 서울구치소 현장검증 모두발언 (서울=연합뉴스)
결국 ‘속옷’이란 단어가 정치의 무대에 올랐다. 전직 대통령의 구치소 생활을 CCTV로 들여다본 집권당 의원들이 작심하고 꺼내든 단어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 단어가 정치적으로는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 법 집행의 정당성 논쟁 대신, 한 인간의 수치심을 자극해 조롱거리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너무도 노골적이다. 참으로 기묘한 기시감이다. 출처 불명의 ‘논두렁 시계’ 한마디로 전직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그 시절의 그림자가 섬뜩하게 겹쳐진다.
언제는 ‘사법 포르노’의 피해자라며 피를 토하던 이들이 민주당 아니었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검찰이 피의사실과 무관한 사생활을 언론에 흘리며 망신 주는 행태를 그들은 ‘인격 살인’이라며 맹비난했다. 그런데 십수 년이 흘러 권력을 잡은 그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특검을 칼처럼 휘두르며 똑같은 방식으로 전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속옷’ 운운하는 것이 ‘논두렁 시계’와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진영만 바뀌었을 뿐, 상대를 굴복시키려 법이 아닌 ‘모욕’을 무기로 삼는 저열한 방식은 그대로다.
이것은 법치가 아니다. 법의 탈을 쓴 정치 보복의 사유화다. 체포영장 집행의 핵심은 절차의 정당성과 피의자의 저항 여부다. 그가 속옷 차림이었는지는 사안의 본질과 티끌만큼도 관련이 없다. 그런데도 굳이 ‘속옷’을 콕 집어 세상에 외치는 것은, 이 수사의 목적이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윤석열 망신 주기’에 있음을 자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치가 법을 완전히 집어삼키는 순간이다.
“결국 그들이 그토록 비판하던 짓을 똑같이 하는가”라는 탄식이 나온다. 한쪽이 당하면, 훗날 권력을 잡은 다른 쪽이 반드시 더한 방식으로 되갚아주는 것이 우리 정치의 비극적 공식이 되고 말았다. 민주당은 지금 당장의 정치적 이득에 취해 있을지 모른다. 전직 대통령을 조롱거리로 만들며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것이 남는 장사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휘두르는 ‘모욕의 칼’은 반드시 피를 묻혀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그들이 쌓아 올리는 증오와 분열의 에너지는 이 나라의 사법 시스템 전체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재앙을 부를 뿐이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윤석열 너무 싫어하고 잘못한거
많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아니죠
저급하고 속물적인 것들
언플로 망해라 특히
재명이 누나라는 추매
니가 인간인가 싶다
너무 저열해요
저 악귀들 제대로 부메랑 쳐맞기를 기도합니다
이야 뇌가 윤어게인이랑 동기화가 됐네 ㅋㅋ 빨리 국힘이랑 합당이나 해라 다음은 느그들이겠네
5년뒤 이상황이 딱 그대로 거꾸로 발현 가능성이 짜증나고 또 짜증 나요 ㅉ
모욕을 주지 않아도 있는 죄만으로도 충분할텐데 저러는거 보면.. 그냥 그 수준인거겠죠.
윤을 단죄하려면 윤이 저지른 잘못만으로 처벌해도 될 것을 저렇게 치졸하게 하면 뭐가 좋나?
뒷감당 어떻게 하려고 저러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