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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변호사의 구형과 양형감 (김성훈 변호사)
  • 김성훈 변호사
  • 등록 2024-10-10 20:50:09
  • 수정 2024-10-11 08:30:59

  • ▶ 검사가 기소를 할때는 이미 유죄심증을 굳힌 단계
  • ▶ 재판부는 검사와 변호인의 구형에 구속되지 않아
  • ▶ 변호사 입장에서 양형감은 '판결문'이 쉽게 써지는 방향


서우법률사무소 대표 김성훈 변호사


사회적 이슈가 되는 형사사건에 있어 마지막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지는 검사의 구형에 관심의 집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도 결심공판까지 진행한 후 검사의 구형에 충격을 받아 새삼 변호인을 교체하려는 생각으로 상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변호사로서 이러한 현상은 여전히 이물감이 느껴진다.

 

‘구형(求刑)’이란 ‘형벌을 구한다’는 의미이다. 재판부에 피고인을 처벌해 달라고 요청한다는 의미이다. 피고인에 대한 검사의 ‘기소’ 자체가 구형을 전제로 한다. 처벌해 달라는 취지로 재판에 회부한 것을 ‘기소’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의 업무는 크게 수사와 재판으로 구분하고 통상 수사검사는 수사에 전념하고 기소 이후에는 공판검사가 공소유지를 담당한다. 수사검사가 직접 공판에 참여하는 것은 예외에 속한다.

 

수사검사가 수사를 마치고 수사기록을 정리해 기소를 할 때는 이미 유죄의 심증을 형성한 상태이다. 유죄를 전제로 한 자신의 의견을 공판카드에 기재해 기소절차를 거친다. 구형량도 마찬가지다. 이미 기소할 당시 검사의 구형량은 정해져 있다. 공판검사의 재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를 담당하지 않은 공판검사가 수사검사의 구형량에 손을 대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즉, 검사의 구형량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마련된 수사검사의 주관적 의견이라는 것이다. 수사검사가 심혈을 기울인 사건을 기소할 때 가졌을 자기만족적 마음이 이 구형량에 담긴다. 

 

형사법의 처벌규정은 대부분 선택형이다. 주로 벌금과 자유형의 선택형이 많다. 이 선택형의 기로에서 검사는 당연히 자유형으로 손을 뻗게 된다. 낮은 벌금형이 선고될 범죄라도 징역형 구형을 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것이 검사의 마음이자 재량이다. 변호인으로서는 ‘그러려니’ 하게 되는 것이 검사의 구형이다. 의뢰인들에게도 구형 전에 안내를 한다. 검사의 구형을 듣지 말라고. 

 

어차피 검사의 구형은 재판부를 구속하지 않는다. 구형보다 높은 선고형도 종종 있다. 형사판결문 훈련을 할 때도 검사의 구형을 전제하지 않는다. 구형은 검사의 희망사항이다. 재판부의 양정은 형법과 형사소송법, 대법원 양형기준을 참작해 독자적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예상형량을 가늠함에 있어서도 사건의 성격과 증거관계 기타 양형요소를 재료로 합리적 추론을 할 문제이지 검찰 구형을 잣대로 삼을 필요는 없다. 이는 아래와 같은 변호인의 구형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구형은 검사만 하는 것이 아니다. 검사의 구형이 끝나면 변호인의 구형이 이루어진다. 변호인은 검사와 정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우선 유죄구형과 무죄구형이 있다. 무죄를 다투는 사건은 처음부터 무죄구형을 전제로 변론방향을 잡는다. 검사가 기소시 유죄구형을 전제로 하듯 변호인도 무죄구형을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무죄를 다투지 않는 경우는 유죄구형을 하는데 이때는 검사와 극명하게 다른 방향이 되는 것이다. 선택형에 있어서는 자유형이 아닌 벌금 선택의 구형을(선고유예 구형 포함), 높은 자유형의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집행유예 구형을 한다. 문제가 심각한 경우 낮은 실형을 구형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검사 뿐 아니라 변호인도 구형을 한다. 검사의 구형은 '그러려니' 하자. (그래픽=가피우스AI)

재판부 입장에서는 검사의 높은 구형과 변호인의 낮은 구형을 의견으로 들을 뿐 이에 구속되지 않고 재판부 고유의 양정절차를 밟는다. 검사나 변호인의 구형은 그 성격이 각자 역할에 따른 ‘희망사항’의 의미로 보면 된다. 차이라면 검사의 구형은 당사자와 대중의 관심을 받는데 변호사의 구형은 그렇지 않다는 정도이다.

 

구형과 별도로 이른바 ‘양형감’이라는 것이 있는데, 재판을 진행한 후 나름 합리적으로 가늠해 보는 양형의 정도이다. 재판부의 선고형이 대략 이 정도 선이겠다 하는 감을 말한다. 검사는 그 양형감을 넘어서는 구형을, 변호인은 그 보다 낮은 구형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대략적인 윤곽이 어느 정도는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때로는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내가 맡은 사건 중 상담결과 무죄주장을 할 만한 사건은 아니고 동종전과가 있어 높은 자유형이 예상되는 사건이 있었다. 나는 최대한 양형사유를 정리해 제출하며 집행유예 구형을 하였다. 낮은 징역형은 피할 수 없어 보였다. 검사는 양형감 기준 2~3배에 해당하는 구형을 하였다. 그런데 선고형은 벌금형이었다. 자유형을 전제로 밀당 했던 쌍방의 구형이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선택형은 재판부 재량이 큰 부분이라 성향에 따라 이런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무죄를 예측함에 있어 했던 훈련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판결문을 써보는 것이다. 판결문 작성은 일정한 형식과 기준이 있다. 그냥 쓰고 싶은 말을 쓰는 것이 아니라 주장과 항변, 증거관계의 나열방식과 결론에 이르는 일정한 문장형식이 있다. 이러한 틀에 따라 유죄의 판결문과 무죄의 판결문을 작성해 보면 더 자연스럽게 구성이 되는 쪽이 있다. 억지논리를 펴야만 도달하는 결론은 그것이 합리적이지 않고, 자의적 판단이 개입되었다는 신호로 보기도 한다.

 

이재명에 대한 재판들이 무르익어 가는 계절이다. 결말을 앞두고 있는 현재 적어도 내 수준에서 공선법 위반과 위증교사죄 사건에 대한 ‘무죄’판결문은 써지지 않는다. 궤변을 나열하지 않고는 피고인의 주장을 판결이유에 설시하기 어렵다. 피고인조차 매끄럽게 구성 못한 논리를 재판부가 판결이유로 마감질을 하는것도 한계가 있다. 반면 유죄판결은 물 흐르듯 써진다. 우리나라 형사재판에 있어 평균 수준의 평이한 판결문이 어렵지 않게 만들어진다. 

 

관심사는 양형이다. 위증교사죄나 선거법위반죄 모두 선택형이이므로 재판부가 자유형과 벌금 중 어느것을 선택할지에 따라 예상형량은 달라진다. 자유형을 선택하면 집행유예 선고가 될 것이고, 벌금형을 선택하면 위증교사는 천만원 전후, 공선법은 오백만원 전후가 내 예상이다. 통상 두 범죄 모두 자유형 보다 벌금형 선택의 가능성이 높은 범죄지만, 유죄가 인정될 경우 재판 과정에서 보였던 피고인의 태도와 궤변은 부메랑이 되어 양형의 큰 악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선택형을 앞에 두고 재판부의 고심도 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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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4 00:18:53

    오 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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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3 22:06:09

    김변님 기고 자주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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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3 20:45:55

    오오 김변님 사진 멋있는거로 바꿔주셨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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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2 14:21:52

    역쉬 김변님 해설을 들어야 균형이 잡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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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1 22:11:31

    우리 김변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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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nahghim2024-10-11 11:24:21

    무엇이 되건 피선거권이나 영구박탈하면 허니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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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1 11:16:17

    글 잘 봤습니다. 근데 편집장님한테 사진 항의 좀 하시는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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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1 09:18:06

    특별기고 잘 읽었습니다.
    자주 읽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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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kimapp2024-10-11 09:16:48

    이해도 쉽고 도움이 됩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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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1 06:38:42

    오랜만에 보는 김변님 글 보고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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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1 01:26:27

    앞으로 법률관련 이런글 좋아요
    김변님글은 항상 좋아요!
    또 어디선가 열일하고계신줄로 압니다
    화이팅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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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alswnekd_012024-10-10 22:55:00

    든든한 김변님,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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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4-10-10 22:29:12

    술술 읽히는 기고문 잘 보았습니다. 처음 알게 된 사실이 많네요.^^
    이재명의 경우, 말씀하신 예상 양형이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지만,
    글 전체를 이해하고 보니 매우 합리적인 양형이겠구나, 싶습니다.
    벌금형 말고 자유형을 선택해 주시기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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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0 21:54:56

    와!
    고맙습니다~^^
    이해가 쏙쏙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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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0 21:53:12

    김변님 좋은 글 감사드리고 프레임메이커 첫 기고를 환영합니다! 그리고 편집장님 사진 잘나온걸로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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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0 21:49:12

    이해하기 쉽게 설명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뵙고 글도 남길수 있어서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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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0 21:40:48

    김변님, 반갑습니다. 깔끔한 글 감사드립니다. 저는 김변님의 객관적인 입장보다는 중형 선고를 그느대합니다. 두 재판 모두 개전의 정이 없고, 재판을 임하는 피고인의 작태가 중형의 이유입니다. 제발 제가 맞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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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0 21:40:24

    후 감상!
    근데 김변님 왜 어안렌즈로 찍은사진을ㅋㅋㅋㅋ 더 멋지게 나온거로 올려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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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0 21:26:25

    기고 잘읽었습니다.
    검사와판사,변호사의 심리를 너무 잘설명해주셔서
    재판정에서의 모습과 과정을 이해가 잘됐습니다.
    알기쉽게 설명해주시는 김변님 특유의 글 오랜만에 보니 너무 반갑네요.
    가끔 기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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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0 21:12:44

    김변님 기고 잘 읽었습니다  이재명 선고가 11월에 2개나 예정되어있으니 프레임메이커 고정 기자로서 활동하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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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0 21:01:48

    자유형을 선택하면 집행유예 선고가 될 것이고, 벌금형을 선택하면 위증교사는 천만원 전후, 공선법은 오백만원 전후가 내 예상이다.

    지난하게 끌어온것에 비하면 너무 낮은게 아닌가 싶은데 더 이상 지연될 일이나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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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0 21:01:08

    김변님 기고문 정독하며 읽었습니다.
    자주 좋은 글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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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10 20:59:51

    매끄러운 기고문.. 술술 읽힙니다.
    이재명 측은 검사 구형에 발작하지 말고 변호사의 구형을 하면 될 것을..
    궤변의 향연도 어차피 다가올 선고 앞에서 다 무너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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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ooj2024-10-10 20:57:47

    울 김변님께 일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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