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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한동훈 "지구당 YES", 전병헌·오세훈 "지구당 No!" 이유가 뭘까?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09-10 15:08:48
  • 수정 2024-09-11 12:54:20




정치부패를 만드는 공장, 지구당으로 돌아가려는 정치권 graphic = gapius




이재명과 한동훈의 지구당 부활 입맞춤 


'지역당 부활 토론회'에 모인 양당 (서울=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당 부활과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인사를 하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4.9.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구당 부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두 대표는 각각의 명분을 내세우며 지구당 부활이 정치개혁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지구당 폐지가 지역에서의 정당 활동을 위축시키고 유권자의 정당 참여를 제한하며, 현역 의원과 원외 위원장의 형평성 문제 등 부작용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구당 부활은 지역 풀뿌리 정치를 활성화하고, 유권자와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대표는 "정치 신인과 청년, 원외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과 (기존 의원들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현장에서 민심과 밀착된 정치를 하기 위해 지역당을 부활하는 게 정치개혁"이며, "지구당 부활이 정치의 새 장을 열고 정치 신인 육성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두 대표는 지구당 부활이 정치개혁과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 정치 신인과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 정치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세훈법의 오세훈은 지구당 부활 못 참지 


오세훈 서울시장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세훈법'을 통해 정당 지구당 폐지를 주도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구당 부활 논의에 거듭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오 시장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여야 대표가 함께 추진하려고 하는 지구당 부활은 어떤 명분을 붙이더라도 돈정치와 제왕적 대표제를 강화한다"며 "정치개혁에 어긋나는 명백한 퇴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제왕적 당 대표 시스템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한국 정치의 정쟁성과 후진성에서 벗어나 미국식의 원내정당 시스템으로 변화해 보자는 기획이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구당 부활 뼈때리는 전병헌  


10일 새민주당의 전병헌 대표는 빛고을 선언식에서 지구당 부활에 대해 "지구당 부활은 거대 양당이 골목정치까지 장악하겠다는 탐욕'이라며 "20년 전 김대중 대통령이 최초로 지구당을 없애겠다 공언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결국 없앤 것이 '돈먹는 하마' 지구당"이었다며 "국회의원끼리 돈봉투를 주고 받는 등 그때보다 정치상황이 더 나빠졌는데 왜 지구당을 부활하겠다는 것이냐"며 질타했다.


그는 또 "지구당 부활은 사심이 공익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광주전남 시민들께서 새민주와 함께 지구당 부활 반대 저항운동을 펼쳐나가자" 호소했다. 




대체 지구당이 뭐야?


지구당은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사무실을 두고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정당의 지역 하부 조직으로, 2002년 대선 당시 '차떼기'로 불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계기로 돈정치의 상징으로 표적이 되었다.

중앙당은 지구당에 돈을 내리며, 지구당은 스스로 후원회를 열 수 있다. 


오 시장은 정치 개혁을 내건 오세훈법으로 지구당 폐지 논의를 이끌었고 2004년 정당법과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지구당은 사라졌다.



지구당이 부활되면?


오세훈이 말했 듯 "돈정치와 제왕적 대표제를 강화"하는 것이며 전병헌이 말했 듯 "지역에서는 정치인간 골목싸움이 더 강해지고 돈 많고 권력과 가까운 후보만 살아남게" 되는 것이다. 


지구당은 현 지역위원장에게 막대한 돈과 권력을 안겨준다. 또한 지역위원장만이 선거에서 후원회를 열어 돈을 걷을 수 있다. 내린 돈도, 걷은 돈도 결국은 충성하거나 돈 준 사람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는 부패구조로 갈 수 밖에 없다. 

정치신인은 소외되고 6선, 7선 의원만이 득세하게 될 것이다. 지역위원장이 가진 권력은 그대로 당대표를 위해 복무하게 되어 제왕적 당대표를 만들게 된다.

정치에 혁신은 사라지고 신인, 청년, 여성, 전문가 등의 자리는 사라진다. 



이재명과 한동훈은 왜 지구당을 부활시키려 하나?


이재명은 원내 원외 단 한 명의 배신자도 허용치 않겠다는 의지라 볼 수 있다. 사법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당권을 강화해 숨 조차 편히 못쉬는 독재정당을 만들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동훈은 당 장악력이 한참 약하다. 당내 기반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포석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내부 반대 목소리가 있던데?


홍준표 : "돈정치와 제왕적 대표제를 강화"하며, "정치개혁에 어긋나는 명백한 퇴보"



나경원 : 지구당 부활은 "정치개혁의 후퇴"라며, "정치 부패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



안철수 : "정치 신인들에게 불리한 제도"라며, "정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비판



이들의 공통점은 친한파가 아닌 비한파라는 것이다. 그동안 누구나 당권을 강화하고 싶었지만 차마 하지 못한 일을 한동훈이 사익을 위해 해치우려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자연스러운 입장이다.



제3지대에 특히 불리하지 않나?


당연히 제3지대에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개혁신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어디에서도 반대목소리가 보이지 않는다. 소수정당이 인물과 자원부족으로 제한된 의제에 밖에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점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해도 너무하다. 


이들은 앞으로도 지역구 선거를 뛸 생각 없이 비례득표에만 관심이 있는 만년 비례정당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돈으로 무장한 1,2당 후보와 무엇으로 맞서 싸우겠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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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11 10:26:06

    프레임메이커가 있으니 각종 이슈에 대해 더 빨리 포인트를 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한동훈 이재명이 만나서 이런 짓이나 꾸미고 있었군요 역시 이들도 심정적으론 원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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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10 21:47:17

    한찢연대가 불러올 정치의 퇴행에 한숨만 나옵니다. 그러나 국민이 저 구린 속을 짐작하지 못할까요? 전대표 중심으로 꾸준히 반대목소리를 내고 싸워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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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10 19:27:30

    이재명은 원래 저 모양이고 속 꺼먼거 다 보이지만 한동훈 정치신인은 저 정도 밖에 못한다는게 역시 한동훈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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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10 19:17:22

    유익한 기사 감사드립니다. 프레임메이커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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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10 18:31:07

    이재명 때문에 우리나라 정치는 퇴보하고 있다
    후진국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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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ovenylee2024-09-10 18:29:52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도 지구당에 반대했습니다. 단지 해당 기사가 포털 메인 등에 나오지 않은 것 뿐이죠.

    개혁신당: https://www.ob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43464
    조국혁신당: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4090300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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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10 17:17:00

    도대체 저 양당은 어디까지 정치를 끌어내리려 하는걸까요. 빨리 새미래가 힘을 얻게되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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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12342024-09-10 16:49:50

    지역연계와 관계없이 공천 친명 통일 의원진출로 개별적인 특징이 없는 하나로 통일. 공천학살로 지역구에서 연계가 약해진 것을 지구당으로 채우려는 건가? 아니면 국회 시끄러움으로 지방으로 확산 시키기 위함인지? 여야단합은 노골적이야. 선거전 위성정당으로 문제점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제3당 대한 것도 단합으로 무력화.
    국힘당이 반대를 해야 하는데, 슬그머니 민주당과 한 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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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10 15:50:14

    민주당을 쑥대밭을 만든것도 모자라 이제는 대한민국 정치를 엉망으로 만들려고 작정했네요!! 그럼에도 정치를 후퇴하는 방향으로 가는 이유는 이재명 본인의 독재화를 강화함이기도 하지만, "뭘해도 이재명이 옳다"라고 개딸들을 철저히 세뇌화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이거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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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4-09-10 15:28:34

    그 잡음, 문제 많던 지구당을 다시 부활시키겟다는 건,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겠지요? 지금도 양당 정치의 폐단과 정치 과몰입 지지자들 때문에 정혐이 깊어지는데, 지역 지구당 알력 싸움 소식까지 뉴스 지면에 오르내린다면 정치를 외면하는 시민들이 더 많이 질 것도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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