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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반국가세력 vs 계엄령 준비.. 역겨운 퇴행정치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08-22 16:17:28
  • 수정 2024-11-24 10:04:12


"우리 사회 내부에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 혼란과 분열을 차단하고 전 국민의 항전 의지 높일 방법 적극 강구해야 한다"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이라는 워딩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들은 우리의 앞날을 가로막는 반자유·반통일 세력"이라는 표현을, 2023년 6월 28일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는 "왜곡된 역사의식과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이 북한 공산집단의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것을 돕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본인에 반대하는 세력을 명확히 특정하지 않고 그야말로 광역도발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민생을 외면하고 철지난 이념 논쟁이나 벌이는 지지율 30%미만의 대통령에 맞서려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들을 '반정부 세력'이라 부르지 '반국가 세력'이라 부르지 않는다. 

'반국가세력'과 '반정부세력'은 완전히 다르다. 


'반국가세력'은 국가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세력이며, '반정부세력'은 특정 행정부를 비판하는 세력이다. 윤석열도 한 때는 반정부세력이었던 것이다. 

어감은 군부독재 잔존세력 냄새가 나서 안 좋지만 가치중립적으로 넘어갈 수 있다.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고 있는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들을 '반 국가세력'으로 몰아가려는 정치적 언행은 프랑스 루이 14세처럼 '짐이 곧 국가'라는 가소로운 소리다.


반국가세력이 없겠는가? 대한민국에 반국가세력은 넘친다. 

아예 대놓고 영업을 하는 친북(親北) 성향 매체 ‘자주시보’만 둘러봐도 북한 군사력 찬양과 김정은 위원장 칭송 정도는 쉽게 볼 수 있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가 창간에 참여한 인터넷 매체는 "인민에 대한 열렬한 사랑과 숭고한 위민헌신의 정신을 천품으로 지니신 김정은총비서님"이라고 적은 글 등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임무는 틈만 나면 반 국가단체 운운하는 협박이 아니라 이들을 부지런히 적발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데 있다. 

말로 간첩 잡을 것 같으면 대체 대통령은 왜 한 것인가? 태극기 들고 광화문에 집회를 다녔어야 했을 일이다. 


이렇게 적대자들에게 '반국가 단체' 도발을 할 때 가장 좋아할 사람들은? 그렇다. 바로 더불어민주당이다. 이들은 요즘 친 민주당 유튜버들, 언론과 함께 살 판이 났다. 


윤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이나 군 정보기관 요직에 대통령 출신 고등학교 인물들을 배치해 군을 장악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려는 한다던가, 친위 쿠데타설이 나온다며 맞불을 놓는다. 

괜히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없다면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는 그들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입니다."라며 나팔을 불고 있고 김용민 의원은 지난해 12월 "계엄 선포권도 대통령의 굉장히 중요한 권한인데 수틀리면 할 수 있다…."며 계엄 저지선을 확보를 위해 총선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이고 민주당이고 실컷 싸워라. 하지만 제발 어디 무인도 같은 곳에 가서 끝장을 내 한 쪽만 돌아오기 바란다. 철지난 색깔론과 틈만 나면 꺼내 쓰는 계엄령 협박에 국민들 눈과 귀가 썩는다. 


사진 출처 : 트위터리안 가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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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rumi2024-08-26 02:01:31

    윤갑희 해설위원님의 일갈에 속이 시원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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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bteap2024-08-24 11:21:44

    만생은 개나 줘버리고 한다는 짓들이 진짜 한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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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de07242024-08-23 09:44:57

    아주 지긋지긋합니다. 꿈이라면 어서 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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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lektro2024-08-22 22:31:03

    양쪽 모두 제정신이 아닌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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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ryrun2024-08-22 18:08:15

    지긋지긋하게 무능한 자들이 권력을 양분하여 국민살림 팽개쳐두고 있습니다. 색깔론에 계엄령 협박 외에 이들은 할 수 있는 일이 없나 봅니다.

아페리레
웰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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