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박주현 언론에 목줄을 채우려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3개월간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반론보도 등을 신청한 건수가 이틀에 한 번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중 39%는 언론중재위의 판단을 받기도 전에 기각되거나, 민주당 스스로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39%의 기각·철회율. 이 숫자는 그들의 민낯을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증거다. 이길 생각이 없는 싸움,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싸움을 끊임없이 걸어오는 행태는 법적 권리 행사가 아니라, 거리의 무뢰배가 툭,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시비 걸기와 무엇이 다른가. 그들의 목표는 승소가 아니다. 언론사를 피곤하게 만들고, 기자 개인을 위축시키고, 눈에 보이지 않는 족쇄를 채워 비판의 펜을 스스로 꺾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지리멸렬한 행태의 본질이다.
그들은 언론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대신, 수십 장의 서류 뭉치를 안겨주는 방식을 택했다. 훨씬 세련되고 합법적인 압박이다. 굳이 법철학의 고상한 말을 빌려 '위축 효과'라 점잖게 부를 필요도 없다. 이건 그냥 '다음은 네 차례'라고 귓가에 속삭이는, 가장 비열한 형태의 협박이다. 이 소음 속에서 기자들은 자기검열이라는 내면의 감옥에 갇힌다. 권력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단어 하나를 지우고, 의혹의 핵심을 파고드는 대신 변두리를 맴도는 안전한 길을 택하게 된다.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할 언론이, 권력의 눈치나 살피는 애완견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불과 몇 년 전, 그들은 야당의 투사였다. 언론 자유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민주주의의 파수꾼인 양 행세했다. 권력의 비판 언론 탄압을 독재라 부르짖던 그 목소리는 다 어디로 갔는가. 권력이라는 절대 반지를 손가락에 끼우자마자, 그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견디지 못하는 골룸이 되어버렸다. 자신들이 휘두르는 칼날은 '정의'고, 남들이 드는 칼날은 '탄압'이라는 이 편리한 이분법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좀먹는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다.
이 소음 전쟁의 끝은 정해져 있다. 몇몇 기사는 정정될 것이고, 몇몇은 기각될 것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죽어 나가는 것들이다. 진실을 파헤치려는 용기, 권력을 감시하려는 의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시민들의 귀를 멀게 하는 이 거대한 소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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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전두환 때도 언론은 살아있었다는데.. 전두환보다 더 무섭다는건지..
자기네들이 하는 독재는 착한 독재죠. 남한테 독재를 당하기는 싫고 자기네들이 직접 하고 싶어서 반대하며 싸워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돕니다.
진짜 진짜 진~~~짜
이재명 민주당 대~~~애단하지 말입니다.
뭐든지 집어삼키겠다는 포식 본능
짐승 무리이지 인간들이겠습니까?
민주당의 도 넘는 악행이 가장 문제이지만 계속된 목줄 채우기에 당하고만 있다는 것도 한심해 보입니다. 차라리 그 손을 물어버리면 될 것을. 이빨을 드러내어 물고 늘어지면 될 것을. 제아무리 사악한 것들이라도 지 손에 피나는데 지금처럼 목줄 채우기를 쉽게 시도할 수 있을까 싶어요.
저것들은 독재 본성을 타고난 것 같아요.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