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회의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한민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바로 이 9월, 국제 외교 무대의 한복판에서 동맹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불과 얼마 전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명확히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두 국가 해법’ 지지를 불쑥 외치며 워싱턴의 뒤통수를 친 데 이어, 이번엔 유엔에서 ‘연타석 반미(反美) 행보’가 터져 나온 것이다.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논의를 이끌어야 할 의장국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가 한목소리로 규탄하는 이란 제재 결의안에 어이없게도 ‘기권’표를 던졌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 표결이 차지훈 신임 유엔 대사가 뉴욕에 부임한 지 단 하루 만에 맞닥뜨린 첫 번째 공식 임무였다는 사실이다. 좌장(座長) 역할을 해야 할 나라가 스스로 대열에서 이탈하고, 이란 대사가 만족스러운 듯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장면은 길 잃은 대한민국 외교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참담한 결정을 내린 차지훈 대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것 외에 외교 경력이라곤 전무한 인물이다. 그가 과거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다”, “국가보안법은 통일의 걸림돌”이라며 북한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해 온 행적을 보면, ‘북한 대변인’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조금도 지나치지 않다. 안보리 의장국이라는 막중한 책임감보다 대통령과의 사적 인연과 낡은 이념이 앞섰으니, 이런 결정이 나온 것 아닌가.
지금 대한민국 내각과 대통령실을 보면, 전문성이나 경륜은 인선 기준이 아닌 듯하다. 시중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고위직이 되려면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는 갖춰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첫째는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해 준 ‘호위 변호사’ 출신이거나, 둘째는 반미(反美) 운동권 경력을 가졌거나, 셋째는 친북(親北)·친중(親中) 성향을 확실히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지훈 대사는 첫째와 셋째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 경우다.
당정 최고위를 비롯한 외교안보 라인은 ‘반미 어벤져스’라 불릴 만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과거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을 업적 삼아 정계에 진출한 인물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역시 미국 대사관 담을 넘었던 전력이 정계의 발판이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과거 “북한의 핵 개발은 미국의 적대 정책에 맞선 자위권적 조치”라는 식의 망언으로 북한의 논리를 복사해 붙였던 인물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한미 FTA는 경제 주권을 파는 매국 행위”라며 폐기를 주장하고, “북한은 주적이 아니다”라며 故 김정일 조문까지 시도했던 강성 노조 간부 출신이다.
‘셰셰’ 대통령 아래 친중·친북 인사로 가득 찬 정부가 대미(對美) 협상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기대 자체가 비현실적인 것 아닌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무능력에 부패하기까지.
매국노들
이게 다 멍청한 윤석열 때문임. 이재명 재판 줄줄이 받게 했어야 했는데
나라를 X통에 처넣는 이텅 정부.
부카니스탄 내각이네
언제적 반미냐구요
글로벌 시대, 21세기,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먹고 살아가야할 시민이
완장 찬 정치꾼들의 선동에 언제까지 놀아날 거냐구요.
우중 길들이기 선동이 아찔한 정국, 답답합니다.
걱정이 언제까지......
걱정이 아예 없기는 불가능하겠지만 어지간해야지.
집권 100일이 100년 보다 지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