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가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규모 체포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하며, 이번 사태를 이재명 정부의 '외교 참사'로 규정했다.
전 대표는 입장문에서 "700조 보따리 들고 갔더니, 쇠사슬 채워 돌아왔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라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는 "'역대급 성과'라던 정상회담의 달콤한 샴페인 거품이 채 마르기도 전, 불과 11일 만에 참담한 현실을 마주했다"고 지적하며, 7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선물 보따리'를 들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것은 "자부심이 아니라 차가운 감옥과 쇠사슬에 묶인 우리 국민들의 모습"이라고 개탄했다. 전 대표는 정부를 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 기업의 숨통을 지키는 외교를 보여주기식 '아부 외교'로 대체한 것인가"라는 국민적 의구심에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고위원회의중인 전병헌 대표 (팩트파인더 자료사진)
특히 현대차 공장 앞에서 헬기까지 동원된 이민 단속은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 현장이 더는 안전 지대가 아님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고작 며칠짜리 '단기 상용 비자' 하나에 불안에 떨며 일하도록 방치한 정부의 무능이 낳은 결과"라며, "'선물'은 바쳤지만, 정작 받아야 할 국민의 안전과 권익은 챙기지 못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대표는 "동맹국이라 믿었던 이로부터 뒤통수까지 맞는 외교를 하고도, '유감' 한마디로 끝낼 일인지 국민은 묻고 있다"며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질타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자화자찬하며 받은 빨강 마가 모자와 사진 앨범을 자랑한 지 일주일도 안 되어 현지 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차가운 쇠고랑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정부가 실상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봉변 면피'에 얻은 것이 무엇인지 700조원의 대가와 결과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이실직고해야 한다"며, "공동회견도, 공동 성명도, 공동 합의문 어느 것도 없는 깜깜이 백지 외교의 내막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을 버린 외교,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새미래민주당 김양정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체포 사태가 "'경고탄 없는' 폭발처럼 터졌다"고 표현하며, 300여 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마치 승전국의 전쟁포로처럼 연행되고 열악하기로 악명높은 시설에 구금되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준 국제적 위기 장면"이자, "미국의 이민법 원칙을 외면한 기업 관행과, 여러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하고 방치한 우리 정부의 직무유기가 겹쳐 만들어낸 외교적 참사"라고 분석했다.
김양정 새미래민주당 수석 대변인 (팩트파인더 자료사진)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는 반응을 볼 때, "한국 정부가 이미 미국의 신뢰 대상에서 벗어난 것은 아닌가 하는 심각성이 읽힌다"고 우려했다. 김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가 한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대대적으로 자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가혹한 법 집행이 감행된 것은 "국민에게 애써 숨겨야 했을 ’정상회담의 진실‘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을 들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지아주 한국인 대규모 체포 사건은 단순한 비자 문제로 치부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외교적, 정치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주도한 이번 단속은 군용 차량과 헬기까지 동원된 전례 없는 규모와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체포된 한국인들이 손발에 쇠사슬이 묶인 채 열악한 구금 시설에 수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 침해 논란까지 불거졌다. 미국 정부는 불법 체류 및 취업 비자 위반을 이유로 들었으나, 체포된 이들 중 상당수가 유효한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고, 그간 관행적으로 용인되어 온 단기 비자 활용에 대한 이례적인 강경 조치라는 점에서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선 미국의 불만 표출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단속에 대해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언급하며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에도 불구하고 특혜는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은, 한미 간 경제 현안 및 한국의 대중국 정책, 국내 정치 상황 등에 대한 미국의 불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외신들도 한결같이 충격적인 사건에 경악했다.
WP는 '이민단속으로 한미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제목의 기사로 "지난 4일에 있었던 근로자 475명의 체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서 이뤄진 가장 큰 규모의 현장 단속 작전"이라며 한미가 관세 및 투자를 놓고 수개월간 껄끄러운 협상을 한 이후 이번 단속이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WP는 "한미 양자 관계는 현재도 진행 중인 관세 협상으로 민감한 국면에 놓여 있다"면서 미국이 관세를 인하하는 대가로 한국이 미국에 3천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는 점이 협상의 주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WP는 "현대·LG와 같은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이런 투자 추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이민 단속은 한국 기업과 정부 당국자들에게 미국 내 사업 운영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진단했다.
WP는 "한국은 미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긴밀한 안보 동맹 중 하나지만, 관세 협상 속에서 긴장이 유지됐다"면서 "미국과 한국 당국자들은 여전히 무역 합의의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인 구금된 미국 이민 당국 시설 내부 (워싱턴=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체포는 한국 정부 당국자와 현대차를 당황하게 했다"면서 한국 정부가 가까운 동맹이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WSJ은 현대차가 지난 3일 '미국 내 월간 판매량이 8월에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호실적을 발표할 당시에 미 당국이 이미 수색영장을 확보하고 있었다고도 전했다.
WSJ은 이번 단속은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에서 한국계 커뮤니티를 상대로 하는 사업체들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식 바비큐 식당에서 일하는 민 응우옌은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그와 식당 주인 모두 한국인은 아니지만 현대차에서 손님들이 이 식당을 대거 방문해왔다고 말했다.
미 이민당국은 4일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단속을 벌여 475명을 체포했다. 이 중 한국인이 30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한국 정부는 구금된 이들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영사 면담을 시작했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1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이걸 다시 수습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긴할까요
외교 안보 경제 다 무너지네요
참담하네요..
변방 사또가 왕노릇하려니 이 사단이 나는 거지
지금 정부 계속집권하면 큰일나요
대체 트럼프 만나서 제대로 대화한 것 맞나요? 참담하네요.
미국에서 앞서 경고를 하지 않았을까요?
대통령은 뭐하고 있는지 한심합니다
안팎으로 나라꼴이 말이 아닌데 태통이란 자는 영화나 보고 있는 한심한 꼬라지입니다. 나라 망하게 하는게 그자의 진심인 것같아서 불안합니다.
지금 이 사태에 도대체 대통령은 뭐하는건지...
우린 충격과 공포인데 이텅텅은 극장 가서 하하호호. 깊은 분노가 치밀어요.
국격이 이렇게 쉽게 추락하다니
1찍한 분들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옳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