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직격을 쏟아부었다. 다음과 같이 전문을 소개한다.
[펜과 칭송, 그리고 1500억 달러: 어색한 트럼프의 미소와 젤렌스키형 굴욕 모면이 성과라니, 또 다른 참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젤렌스키처럼 굴욕을 당할까, 참모들이 노심초사했다.”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한국 미군기지 압수수색, 숙청, 혁명” 같은 거친 말을 쏟아냈으니 그런 우려가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이 그런 걱정을 입 밖에 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충격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혈맹’이라는 나라의 정상 앞에서 젤렌스키식 봉변을 걱정해야 한다니, 국민의 자존심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젤렌스키식 봉변은 모면했다. 그런데도 이것을 두고 정상회담의 성과라며 ‘후한 점수’를 준다니, 참으로 역설적이다. 냉정히 보면, 그동안 호들갑스럽게 준비해 왔다던 한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것 아닌가.
안보실장, 외교장관을 비롯해 수많은 인사가 미국을 오가며 준비했다는데, 정작 트럼프가 한국의 상황을 심각하게 오해하도록 방치했다는 사실은 대미 외교라인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특히 강훈식 비서실장이 급히 방미해 ‘오해 해명’에 나섰다는 것도 외교의 기본조차 무너뜨린 것이다.
‘혈맹’이라던 한미 정상회담은 공항 영접부터 백악관 배웅까지, 전례 없는 초라한 의전으로 채워졌다. 공동 합의문조차 없는 결과를 두고 “합의문이 필요 없을 만큼 잘 됐다”는 해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수준이다.
경제적 대가 또한 참담하다. 지난번 3,500억 달러에 이어 이번엔 추가로 1,500억 달러를 퍼줬지만, 돌아온 것은 없다. 미국 측이 이익의 90%를 가져간다는 말뿐이다. 국민 1인당 1,360만 원 부담이라는 계산은 아득하기조차 하다. 자동차·철강·반도체에 대한 관세 혜택은 전무하고, 오히려 소고기·쌀 등 농축산물 개방 압력만 거세지고 있다. 방위비·국방비 문제는 아예 다음 과제로 미뤄졌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권은 이번 회담을 ‘명비어천가’로 포장한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했다. 미국 증시의 한국 관련 펀드는 줄줄이 하락했고, 코스피 역시 1% 가까이 떨어졌다. 대미 투자에 나선 조선·방산·원전 관련주, 현대차, 대한항공의 주가도 하락했다.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인출기)”이라 불렀다. 이번에도 방위비 문제는 ‘미완의 의제’로 남았다.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디테일이 모두 가려진 채, “굴욕을 면했다”는 것만이 성과라 포장됐다. 이는 또 다른 굴욕이자 국민 기만이다. 유럽 언론조차 트럼프와의 관계에서 “영혼을 팔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의 현실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더 황당한 장면은 따로 있다.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골프 라운딩을 위해 휴가지에서까지 연습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라운딩은커녕 의전 홀대였다. 취임 초기라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생경하고 불편한 장면의 연속이었다.
1,500억 달러를 바치고 돌아와 얻은 것이 젤렌스키식 굴욕의 모면뿐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참사이자 치욕이다. 그럼에도 미사여구로 칭송만 늘어놓는다면, 2차·3차 정상회담에서도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외교가 미국의 ‘머니 머신’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오늘의 굴욕은 내일의 재앙으로 되풀이될 것이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5년뒤에 우리나라가 남아 있을지가 걱정이네요
사람 아니니 사람 취급 못받고 우리 국익만 해졌고...ㅠㅠ
더불어공산당 수령은 사람 취급도 안 해주겠다로 보이더라고
그러게 말입니다 ㅉㅉㅉ
공감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